여행/제주도관광

블란지펜션은 어디로 사라졌나?

바다오리~ 2013. 1. 20. 22:18

한때 주말 안방을 달구었던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드라마 내용이 제주도 사람들얘기여서

대부분을 제주도에서 촬영하고

 

특히 주인공 가족들이 펜션을 하면서 사는 집

세트장을 실제 집으로 건축하여 관심을 모았다

세트장하면 으레 앞은 온전하고 뒤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거나

멀리서 보면 벽인데 다가가 보면 합판으로 얼기설기

이런 세트장과 달리

지중해풍의 멋진 2층집과 또 다른 2층집

그리고 제주도 전통 초가집 한동으로 구성된 진짜 집이었다

 

당초에 촬영이 끝나면

펜션으로 운영을 할 것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세트장이 위치한 송악산이 한때 제주도 최고의 개발 광풍이 불었던

제주도에서 제일 골치아픈 땅이었던 곳인 관계로

여전히 얽힌 실타래가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펜션으로 운영한다던 계획과 달리

사람들 출입을 통제하고

그냥 먼 발치에서 보고 지나가는 그림에 불과했었다

그래도 TV를 통해 전국민들이 보아온 터라

사람들이 많이 찾았고

그저 배경 사진을 찍는 것에도 만족하던 곳이었다

 

오늘 모슬포에서 점심을 먹고 넘어노는 길에 그곳에 우연히 들렀다가

황량한 발판을 보고는 실감이 나질 않았다

집이 있어야 할 자리가 다시 원래의 목초지로 변했다

토지주인과 건물과 마찰이 있으면 헐리는 것 또한 운명이겠지만

그보다 황당한 것은

상당한 면적을 차지한 2층집 두채가 사라졌는데

어떻게 흔적이 없다는 것인가

건물을 지을려면 콘크리트로 토대를 만들었을 터

어떻게 그 흔적이 없이 목초지로 원상 복구가 되고

지금 현장을 보면 언제 거기에 건물이 있었던가 의심을 할 정도다

환경을 생각해서 원상회복을 잘 했다기 보다는

 

역시나 그 건물 또한 애초에 세트장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오직 드라마를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목적을 쟁취하는 방송국과 외주기획사의.....

당초부터 드라마 종영후 펜션 운영은 없었던게 아닐까

오로지 드라마 촬영만 하고 보자는.....

그렇지 않고서야 정상적인 건물이 어떻게 흔적도 없이 원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지

 

요즘 제주도를 보면 참 아쉽다

제주도 동쪽 곶자왈지대에 대규모로 들어선 "태왕사신기"세트장

여기는 원래 드라마 이후 운영을 목적으로 진짜 제대로 지었는데

경기침체와 한류열풍이 미지근해 결국 자금부족으로 문 닫았다

대규모의 건물들로 이루어진 세트장이다 보니

여기는 건설할 때 보다 철거공사가 더 크게 벌어졌었다

 

그리고 최근들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박물관, 미술관, 관광시설등등

과연 이게 제주도와 어울리는가를 의심케 하는 시설들

입장료는 무조건 만원이상을 받고

얼마나 이들이 지속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행정당국의 관심이 아쉽다

 

 

2010년 9월의 모습

 

 

2013년 1월 현재의 모습

 

 

2010년 9월의 모습

 

 

2013년 1월 현재의 모습

 

 

한라산, 산방산과 어우러진 이 모습, 이제는 사진으로만 남는다

사라진 건물 때문에 더욱 황량하고 초라해진 모습이 더욱 가슴 아프다

차라리 하지 않았으면

지금처럼 황량하지는 않았을 것을

겨우 드라마 촬영을 위해 자연을 사람들 마음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