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관광

지니의 뒤뜰에 커피 나리다 - 한림 귀덕의 작은 카페

바다오리~ 2013. 5. 26. 03:23

요즘 제주에는 카페열풍이 분다

제주해안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카페들이 성업중이다

올레길을 걷는 도보 여행자들에게 잠시 휴식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차를 타고 여행지를 둘러보는 이들에게도 잠깐의 휴식이 되기도 한다

카페는 그냥 차를 마시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휴식 또는 점검을 위한 좋은 공간이기도 하다

 

요즘 제주에 생기는 카페들중에는 다양한 형태의 것들이 많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들이

제주사람들이 살던 집을 그대로 개조해서 꾸민 집들이다

더러는 감귤창고 같은 창고들을 개조해서 카페로 꾸미기도 하고

아니면 시골의 주택을 개조해서 카페로 꾸미기도 한다

초창기에는 대부분 도시형 건물을 지어서 카페로 운영했지만

요즘은 운치도 있고 비용도 덜드는 현지 주택을 개조한 카페들이 대세를 이룬다

 

오늘 소개할 카페는 이제 갓 개업한 새내기로

해안가로 부터는 떨어진 마을 안쪽에 위치한 조용한 카페다

호젓하게 거닐면서

때로는 올레길을 걷다가 잠시 경로에서 내려와 들를만한 곳이다

미술을 전공한 주인장이 집의 본래 모습을 유지하면서 예쁘게 꾸민 곳이다

도시로 떠난 주인을 대신해서 홀로 남았던 쓸쓸한 집

그 집에 새로 생명을 불어넣고 활기를 찾아 주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화책 중 하나인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그 집 이야기"처럼

세월이 흘러도 집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지만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이 떠나면서 집은 활기를 잃고 초라해진다

집은 무생물이지만 사람의 온기를 받아서 생명을 얻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집도 사람이 사라지면 집은 금새 무너진다

 

찾아가는 길 :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오크라 옆집

제주올레 15코스 : 성노동농산물집하장 삼거리에서 바다방향으로 600미터 내려가면

                         (한림에서 출발한 올레 15코스의 한 5키로 지점)

찾기쉬운 표시 : 마을안 큰 나무 두그루

 

 

 

들어가는 입구 구석진 공간에 긴의자를 배치해서 죽은 공간을 살렸다

잠시 쉬고 싶으면 그냥 앉아도 되고, 아니면 보기만 해도 여유가 생긴다

 

 

손님을 맞이하는 물 - 얼음에 허브잎을 띄워 얼렸다

물을 부으면 얼음이 동동 떠오르고 시간이 흐르면 허브잎은 얼음에서 해방되어 지유를 찾아

물 바가지에 버드나무 잎을 띄워주던 옛날 고전이 생각난다

 

 

커피와 함께 나온 쿠키

 

 

금귤(낑강)허니브래드 - 올레꾼들에게는 걷는 중에 잠시 요기거리로 좋을 듯하다

 

 

탁자 - 집에 달려있던 창틀이다

창틀과 나무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서 이렇게 훌륭하게 탁자로 재생되었다

의자만 주문해서 꾸미고 탁자는 전부 이렇게 폐자재를 재활용

 

 

자세히 보면 의자는 다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탁자는 전부 단순한 네발 탁자로 통일

다리세우고 그 위에 창틀 얹고 뚝딱하면 완성되는 단순한 디자인의 탁자

볼수록 매력있다

다리기둥도 자세히 보면 어떤 것들은 나무에 좀 쓴 흔적이 그대로다

 

 

방처럼 꾸민 공간의 벽도 창틀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다

이 집은 완전한 한옥은 아니지만

한옥의 형태로 지어진 집이다

대들보에 올리는 상량문도 있다

그냥 허투루 지은 집이 아니고 형식을 갖춘 집이다

상량문에 쓰인 연도는 1935년이라고 한다

앞으로 2년후면 이 집은 지어진지 80년이 되는 것이다

 

 

주방을 보면 작은 규모의 카페임을 알 수 있다

작으면 그만큼 주인장과 손님의 사이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점도 있고

자연스럽게 슬로푸드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오가는 손님을 다 치루지 못할 정도로 작지는 않다

 

 

 

유기농 샐러드의 원료가 되는 텃밭

대략 200여평의 대지에 들어선 집이라

마당이 넉넉하다 못해 운동장이다

그런 마당의 뒷쪽을 텃밭이 차지한다

텃밭 너무 멋지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두 그루의 나무

여름이면 넉넉한 그림자를 만들어 주어

동네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역시 동네사람들이 예부터 오가는 그곳에 자연스럽게 카페가 생긴 모양이다

 

 

공사전의 이런 모습

 

 

 

 

 

북쪽으로 난 뒷뜰 - 여름에는 이곳에 의자를 내고 야외테라스로 쓰면 시원할 듯 하다

오가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무면서

 

 

남쪽으로 난 앞마당, 마당 한쪽 담벼락 너머에는 멀구슬나무가 형기를 품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