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광장 한켠에 정원이 들어섰다가 오늘 철거되었다
서울로 7017개장을 기념해 만든 환경설치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래 계획보다 빨리 철거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워낙 논란이 많아서 가슴 아프다
현장을 지키는 안내 자원봉사자는 비가와도 신발에서 악취가 나지 않는데
기자들이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쓴다고 하소연이다
아마도 이곳이 주로 태극기집회를 하던 장소였고
대체로 극우단체들이 이곳을 집회장소로 많이 활용하는 공간이어서
집회장소를 확보하기위해 여론을 조성하는 느낌이 든다
서울역이 신역사로 옮기면서
구역사 앞 광장은 사실 죽은 공간이 되었다
서울로7017개장을 하면서 사실상 죽어 있었던 서울역광장을
슈즈트리 조형물로 자연스럽게 서울로7017과 연결하는 공간으로 연출했는데
참 아쉽다
수많은 운동화에 심겨진 싹들이 자라서 꽃을 피웠으면 더 좋았을 것을
환경을 생각하고
소비 만능주의를 돌아보는 참 좋은 설치미술 작품을
냄새난다는 선입견으로 몰아내는 비이성의 상태를
냄새난다고 하는 사람들
과연 그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일까
서울역을 지나는 유동인구 중 슈즈트리가 설치되었던 구역사앞 광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지하도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노숙자들때문에 그곳은 사용하지 않는다
작품이 전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는
성숙한 시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환경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빚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쉽게 쓰고 버리는 운동화
그냥 버리지 말고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나도 우리 텃밭에 슈즈트리는 아니지만 운동화 화분 만들거다
냄새난다고 시비걸면 코에 걸어주마~~~~~~~
슈즈트리를 기획한 작가는 황지해
정원을 디자인하는 작가로 해우소라는 작품으로 영국 정원박람회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분이다
옛날 한옥집의 한켠에 마련된 뒷간
그것을 테마로 만든 정원으로 영구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었다
정원을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하는~~~~~
무심코 버려지는 도시의 쓰레기들
소비가 만능이 아니고
그 쓰레기 속에서도 또 다른 삶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시 텃밭의 경계선을 버려진 운동화에 꽃을 심어 만들면 얼마나 이쁠까~~
그냥 쓰고 버리지말고 또 다른 쓰임새를 찾아보면 쓰레기도 덜 나오고
리사이클의 시대에서 업사이클로 진화하는 시대에
이런 작품이 논란만 주고 사라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오래도록 두고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운동화가 본래의 모습을 버리고 자연으로 동화되어 가는 것을 아이들이 본다면
정말 좋은 환경교육의 장이 될 텐데
강우규 의사 동상
슈즈트리 덕분에 알게 되었다. 역사속에 나오던 그 분을 이제야 동상으로 뵙는다
여기를 지나갈 일이 없으니까, 동상이 있는 줄도 몰랐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새로 부임하는 총독에게 폭탄을 던졌던 애국지사
작가는 강우규 의사의 동상 아래에 "우단동자"를 심었다고 한다
우단동자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다"
작가의 세심함이 묻어나는 작품을 한심하게 바라보다니
아이들에게 좋은 역사교육의 현장이 될 뻔 했는데 다시 잊혀지게 만든다
슈즈트리 사라진 이곳은 다시 적막한 공간이 될 수 밖에 없다
길 건너편 연세세브란스 빌딩앞에서 바라본 슈즈트리
서울역 한켠에 위치한 저 공간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아니다
그나마 서울로7017이 만들어지면서 고가도로로 올라가는 회전식 계단이 생겨서
일부 다니기는 하겠지만
서울역을 찾는 사람들은 거의 저곳을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 공간을 설치미술 작품으로 배치해서
사람들이 찾도록 만든다면 참 좋을텐데
여러모로 아쉽다!!!!!!!!!!!!!!!!! 철거라니!!!!!!!!!!!!!!!!!!!!!!!!!!
그래도 다행스럽게 지난 27일 현장을 방문해 기록으로 남겼다
지난 20일 개장식이 열렸던 날에는 회의 마치고 저녁에 갔지만
축구경기 응원무대 때문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27일 현장에서
안내자로부터 철거된다는 소리를 듣고서 황당했었는데
결국 오늘 철거되는 신문기사를 읽으니 더욱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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