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관광

와흘리 본향당 당굿

바다오리~ 2009. 2. 9. 01:05

봉개동에서 중산간 도로를 따라 송당으로 가다보면

와흘리라고 나온다

그곳에는 제주도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팽나무가 있다

그곳이 와흘리 본향당이다

지나가다 보면 팽나무 둘레에 오방색이 둘러쳐있어 몇번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언제 당제를 지내는지 궁금했었는데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어 그냥 지나쳤었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발간한 "한국의 마을신앙"이라는 책을 보았고

그책에 제주도의 마을 6곳이 나오는데 마침 그중에 와흘리가 나왔다

후에 마을 사무소로 전화를 해서 정확한 날짜와 시간등을 알았지만

다른 일정이 생겨 참석을 못하고

마침 올해는 일요일이어서 현장에서 직접 보았다

전날 입춘굿놀이 구경하느라 하루종일 찬바람을 맞아 몸이 시원찮아서

새벽에 가려던 계획은 취소하고 아침 10시에 현장에 도착하였다

주변 도로는 온통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한국방송에서는 다큐를 찍는지 이동식 설치카메라까지 현장에 와있다

대충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서 현장 스케치도 하고

심방들의 굿판을 구경하였다

어제 입춘굿놀이 현장에서 본 그 심방들이다

책을 보니 칠머리당보존회에 활동하는 심방들이라고 한다

수심방 1명에 소미4명이 한팀을 이루고 하는데

그 수심방이 원래는 남편이었는데 남편이 작고하여 그 뒤를 이어 18년째 당을 매고 있다고 한다

어제 오늘 이틀간 굿판을 자세히 살펴 본 소감은

굿판은 하나의 종합예술이라 할 만하다

사람들의 복을 빌어주는 것이 심방들의 역할이겠지만

그 과정이 춤과 노래, 사설로 이루어진 연극과 뮤지컬을 합친 종합예술과 흡사하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는 우리 속담처럼

굿은 보는 것이다

놀이가 발달하지 않은 옛날 굿판처럼 즐거운 놀이는 없지 않았을까

굿판이 끝나면 맛있는 제물을 나눠먹는 즐거움까지

새해를 맞이해서 한번 신명나게 놀아보고 소처럼 열심히 일해보자는 것이 아닐까

굿을 미신으로 치부하여 몰아낼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님들의 삶의 지혜가 깃든 소중한 자산으로 전승시켜 보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집집마다 정성껏 준비한 제물들

            얼마전 촛불로 인해 불탄 흔적 - 그래서인지 오방색으로 둘러치지 않았다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는 심방들

               이분이 이곳 당을 매고 있는 수심방이시다 - 관상으로 보면 장군감이다

 

 

                        덕담으로 흥을 돋워 구경꾼들과 같이 춤을 추는 대목 

 

 

                                                          수심방과 소미

 (가운데 있는 분은 수발을 들고, 징, 북, 그릇을 치는 심방들은 돌아가면서 한대목을 맡는다)

 

                      아침 8시쯤에 시작해서 오후 3시는 지나야 끝난다고 한다

                           10시쯤에 도착해서 1시쯤에 나왔다

                       내년에는 하루종일 구경을 해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