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여행 넷째날 - 국립중앙박물관
은진이 외갓집이 있는 인천으로 향했다
동대구역에서 9시25분 출발하는 기차로 서울로 향했다
최고시속 300키로를 주파하는 고속열차 덕분에 11시10분쯤 서울역에 도착했다
고속열차 속도만큼 우리사회도 성장을 했지만
역시 고속열차가 지나간 자리처럼 우리의 삶은 웬지 공허해 보인다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정작 무엇이 있었는지 모르는 것처럼
하여간 빠르니까 시간은 절약된다
서울역 지하로 내려와 물품보관소에 가방을 넣어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박물관으로 향했다
인천으로 가기전에 오후내내 박물관을 구석구석 다 볼 것이다
개관당시 겨울에 서울출장을 와서 시간이 없어 잠깐 돌아보았기 때문에 오늘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왔다
12시쯤 박물관에 도착하니 벌써 지하철역에서 부터 사람들이 많다
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 학교에서 단체로 온 아이들
이래저래 사람들이 많다
무더운 날씨를 피해 시원한 내부로 모두들 빠르게 들어간다
일단 우리는 사람들을 피해 조용히 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연대순이 아닌 역순으로 현재에서 과거로 여행을 시작하였다
한가지 단점은 역사를 자세히 모르는 아이한테는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중앙통로를 기준으로 좌우로 2개씩 3개층으로 이루어진 구획 중
입구 오른쪽 신라이전까지 오는데 2시간이 걸렸다
점심먹고 다시 최고오래된 역사시기를 둘러보고 나갔다가 더워서 다시 들어왔다
이집트 특별전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입장이 어려워서
다시 시원한 음료수 한잔 마시고 차마고도 특별전을 돌아보고
중앙통로 대리석 의자에 앉아 쉬었다
박물관 크고 볼게 많아 좋지만 건장한 성인도 다 보기에는 지치고 힘든규모다
아이들이나 노약자에게는 상당히 힘들어 보인다
중간 중간 휴식공간이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충분히 쉬고 4시쯤 이집트 미이라 특별전에 입장해서 한시간 가량 보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줄서서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음성안내기를 통해 설명을 다 들으려 해도 밀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어쩔수 없이 자리를 떠야 된다
참 아쉬운 특별전이다
이런류의 특별전은 예전에는 코엑스와 같은 공간에서 했는데
아마도 박물관이 확장되면서 비용을 줄이고 박물관도 관람객 증대를 위해 서로 합작한 느낌이 든다
아무튼 좋은 시도로 보이나 공간을 좀더 확보했으면 좋겠다
결국 부족한 것은 도록을 구입해서 내용을 보강했다
방학특집이라 여러가지 이벤트성 행사로 도록값이 다른 것에 비해 좀 비싸보이지만 어쩔 수 없이 구입했다
멀리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면에는 이촌동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이라는 책을 보았다
은별이가 학교에서 빌려온 책인데
이용재라는 저자는 건축설계를 하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만두고 현재는 자유롭게 택시를 몰면서
딸아이랑 주말에 건축여행을 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일을 한다고 한다
그 책에 박물관 건축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설계자는 부석사 안양루에 걸터앉아 멀리 산하를 내려다 보는 느낌을 이곳에 표현했다고 한다
아마도 뒤로는 남산을, 앞으로는 한강을 보면서 사람들이 쉬어가라고 했을텐데
다행히 남산은 용산기지 덕분이라고 해야하기에는 좀 껄끄럽지만 어쨌든 남아있고
한강은 이미 아파트에 묻혀 버려 보는이를 답답하게 한다
중앙박물관이 경복궁안 이상한 탑속에 있을때부터 보았지만 이 도자기는 오늘 처음 보았다
도대체 누가 사용한 것일까
정말 궁금하다, 술주전자에 자물쇠를 채워둘 정도면
조선시대에도 지금처럼 가짜양주가 있었을까
참으로 대단한 아이디어다, 지금도 이렇게 하면 재밌을테데 왜 안할까?
밋밋한 백자에 휙 휘돌아 나가는 선
손잡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끈처럼 보이기도 하는 선
단순하면서도 너무 멋있는 디자인이다
지금도 이런 디자인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역시나 박물관 기념품 진열대에 모조품이 자리를 잡고있다
술이 아까워서 마실 수 있을까 싶다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방 하나를 따로 차지하고 있어서 여유있게 돌아본다
박물관이 커져서 제일 맘에 드는 것이 이곳이 아닐까
가까이서 이렇게 자세히, 그것도 360도로 돌아가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어두운 실내를 감안해서 감도를 3200으로 해서 겨우 찍었다
요즘 아이들 소풍갈때 쓰는 도시락을 이미 조선시대에 이렇게 사용하다니
이거 다시 생활소품으로 환생해야 한다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로 된 주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