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이후 새시대 플랫폼은 무엇인가
5월 23일 아침에 일어나 뉴스속보를 보고 멍해졌던 기억
그로부터 한동안 괜시리 짜증나고 열불나던 시간
이제 어느정도 진정이 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기
신문에서 서평을 보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바로 책을 주문하고
12일 책을 받고나서 아침저녁 출퇴근 버스안에서
사무실에서 집에서 짬짬이 시간을 내어
오랫만에 가열차게 책을 읽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제 어렴풋이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았다
사회 변혁을 위해서는 권영길 표를 조금이라도 늘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표를 보탰다
사람들은 사표를 만들지 말고 동참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 집권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세력의 결집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당선되고 탄핵을 받으면서 노무현을 다시 보았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들리는 소리는 지지보다는 비판이 앞선다
사무실 동료들도 노무현을 싫어한다
자기들이 노무현 때문에 피해를 본 것도 없는데
그러던 것이 서귀포혁신도시 건설이 확정되면서 더 커졌다
세금이 너무 부과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에 대한 분노
그때는 그들이 왜 그러는지 몰랐다
이책을 읽으면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원칙대로 세금을 물린결과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불러온것을
우리같은 월급쟁이들은 카드 열심히 긁어야 연말정산에 한푼이라도 환급 받지만
그것이 자영업자에게는 얼마나 큰 눈물인지
결국 그 사이에 낀 고민......
기득권을 가진 대기업은 한푼도 내놓지 않고
결국은 피자 한조각으로 서로 나누어야 하는 서글픈 현실을
저자는 노무현에게 진 빚을 일부라도 갚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같은 심정이 아닐까 싶다
노무현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퇴임후 그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우리역사에서 퇴임한 대통령의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던
한 사람의 인간적 고민을 알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빚이 아닐까 싶다
"나는 바보 노무현과 바보 전태일의 이미지가 자꾸 겹쳐 보인다. 대단한 진정성과 실천력을 가진 전태일에게
노동법과 노동자가 사람답게 사는 길을 가르쳐 줄 대학생 친구가 없었듯이, 탁월한 진정성과 실천력을 가진
노무현에게도 국가 경영 안목을 확 깨쳐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지식사회와 범진보는
전태일과 노무현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가면 진보, 개혁, 민주를 부르짖던 사람들은 모순이나 부조리에만 유달리 예민한, 분노와 고집이 센
사람들로 대중적으로 각인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역사의 주도권은 반역의 시대에도 제도권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라, 일찍 출세하여 편안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쥐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돌아보면 1980년대 우리의 가슴과 머리를 휘저은 진보적 사상, 이론체계는 과학적으로도 엉성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인문학적 깊이랄까, 영적인 깊이가 없었다. 성경, 불경, 중국 고전 등 동서양 고전의
지혜와 담을 쌓아도 너무 쌓았다. 지난 몇 년 동안 형편없는 보수에게 당하고, 아직도 그 원인조차도 모르고
중년이 되어서 행복하지도 않고, 앞 세대에게서도 뒤 세대에게도 별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근원적으로는
한국진보와 386의 사상적, 이론적, 영적 내공과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동안 가슴 한구석이 답답했던 이유가 이것이 아니었던가 싶다
이제 진정으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고민과 실천이 뒤따라야한다
더 이상 서로에 대한 분노와 투쟁이 능사가 아닌것을...............
오늘 뉴스에 노무현 회고록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책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