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없다 - 진짜 용서할 수 없다
어제밤에 오랫만에 심야영화를 보았다
엔크린 이벤트 덕분에 공짜로 영화를 보게되었다
뭘 볼까 하다가, 설경구의 연기를 보고자 "용서는 없다"를 선택했다
그런데 이게 교차상영이어서 낮에는 없고
저녁부터 심야까지 세편만 돌아간다
서울에서 은진이 엄마 이종사촌이 내려와 저녁을 먹기로 해서 하는 수 없이 심야를 선택했다
11시10분 심야인데도 사람들이 꽤있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우선 설경구의 연기가 날이 갈수록 오히려 무뎌지는 느낌이다
더스틴호프만이 보여주는 자폐증 같은 벽보고 연기하는 느낌이 느껴진다
상대배우와 또는 관객과 눈을 마주하면서 연기를 하지않고
허공에 시선을 두고 혼자하는 독백처럼
영화 내용도 내용이지만 설경구 연기가 너무 실망스러웠다
상대역으로 나온 류승범의 연기도 완전히 소화를 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하다
분노와 증오로 가득차있으면서도 냉혈한 인간을 연기하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초역을 해야 할 성지루의 연기가 보는내내 짜증스러웠다
감독은 왜 성지루를 넣었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감독의 뜻을 성지루가 잘못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시종일관 성지루의 연기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다음으로 시나리오도 "세븐"이나 그와 같은류의 할리우드 영화를 섞어 놓은 듯 짜임새가 없어 보인다
마지막 반전이 극적이었던 것은 인정하지만
영화가 삶을 허무하게 만드는 것은 돈내고 보고 나오기에는 너무 짜증스럽다
팍팍한 삶에서 위안을 찾기위해 영화를 보는데
오히려 영화때문에 삶이 더 팍팍해지고, 고민을 해야한다는 것이 짜증스럽다
감독은 관객에게 그런 질문을 하기위해 영화를 만들었겠지만
관객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무겁고 우울하다
이 영화가 여름에 나왔다면 그나마 나았을 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춥고 우울한 겨울에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새만금은 이해가 가지만
뜬금없이 4대강은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된다
작금의 4대강 분위기에 편승해서 인기를 얻어보겠다는 상술인가?
하여간 영화를 보고 나오는 발걸음이 여러가지로 무거웠다
차라리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볼 것을 후회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