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가 소유욕에 불을 당겼나?
지난 11일 법정스님이 자신이 쓴 책을 더이상 출간하지 말라고 당부를 하시고 입적하셨다
허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으로 자신의 책을 거두어 들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무소유를 소유하기 위해 집착을 하고 있다
스님의 뜻을 무참히 짓밟는 아귀다툼이 아닌가 싶다
출판을 계약하고 저작료를 이미 지급한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마냥 따르기에는 금전이라는 손해 때문에
쉽게 실천을 하지 못하고 추이를 살피고, 검토를 하겠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정작 아무 연관이 없는 일반 독자들 중 일부 사람들이 어설픈 짓을 하고있다
경매사이트에 무소유 책을 수억원에 경매로 내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시중에서는 기십만원을 호가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 책을 그런 돈으로 사서 읽어본들 그 사람들이 책의 내용을 자기것으로 소화할 수 있을까 싶다
왜 사람들은 본질은 외면하고 그저 나타나는 현상에만 집착하고 안달일까
무소유를 소유하려는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면 이시대를 살아갈 수 없는가
책을 읽을때는 행복하지만 그것이 쌓이면 엄청난 부피의 짐이 아닌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방안을 가득 메우는 짐
도서관에 기증이라도 하면 좋은데 그것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집착을 하게되는 짐
인디에어라는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이 사람들에게 짐을 꾸려보라고 한다
조그만 베낭 하나에 가져갈 모든것을 넣고 어깨에 메고 걸어보라고 한다
결국 자기가 들지도 못할 것들로 자신을 옭아메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무소유를 향한 소유욕도 본질이 무엇이든 간에 일단 가지고 보자는
이기적인 소유욕이 아닌가 싶다
성철스님이 생전에 하신 말씀중에 "달을 보라는데 손가락 끝은 왜 보나"라는 구절이 생각난다
달이라는 본질은 보지않고 그것을 가리키는 손가락끝만 열심히 쳐다보면 무엇이 보일까
무소유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차라리 무소유를 모두 모아서 불사질러 버렸으면 좋겠다
세상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은 이기적인 소유욕을 같이 태워버렸으면 좋겠다
더 이상 스님을 욕되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