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람 - 또 다른 원작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일요일 아침
조조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았다
1인 5천원 이벤트 할인권을 들고있어 굳이 조조를 가지 않아도 되는데
왜 조조를 가느냐
사실은 어제 오후에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았으나
보고싶은 영화가 우리가 원하는 시간이 아니어서 다시 간 것이다
우리가족이 각각 원하는 영화를 다같이 보기위해서는
조조 시간에만 가능하기에
영화판을 흔들고 있는 악의축의 한 축인 CJ가 미는 영화 "광해"때문에
스크린을 독점한 광해 덕분에
다른 영화들은 그야말로 퐁당퐁당
도무지 시간을 맞추지 못한다
뉴스를 보니 "광해"는 일주일 뒤에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주연배우 L씨의 해외체류에 맞추어 당겼다는데
덕분에 다른 영화들 죽쑤고 있다
과연 그 배우가 그런 대접을 받을 정도로 연기력이 뛰어난지 의문이지만
사실 그 연기자 때문에 그 영화 굳이 보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
흥행배우랍시고 얼굴로 연기하고, 출연료만 부풀려
영화산업에 거품을 만드는 암적인 존재가 아닌가
영화판의 대다수 스태프들은 한달 고작 몇십만원의 돈을 받아가는 상황에서
연기자는 억대의 돈을 받는 이런 모순적 구조
당연히 좋은 연기자는 시장의 판단에 의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지만
과연 그의 연기력이 그만큼 몸값을 받을 정도인지 의문이다
하여간 "광해"때문에 극장을 두번 찾게되어 정말 고맙다
이미 개봉한 영화중에 비슷한 내용의 두 영화
이웃사람, 공모자들
무엇을 볼까 고민하다가
시나리오, 배우, 영화평 등을 고려해본 결과 이웃사람으로 정했다
일단 강풀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이라서
스토리가 탄탄할 것 같아서
이미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냄새
역시나 이웃사람도 인간적인 냄새나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영화로 옮겼다
강풀
세상을 보는 눈이 참 세밀하고 인간적이다
한사람 한사람 캐릭터가 자세한 관찰을 통해야만 나오는 현실감
그래서 그의 만화는 영화로 옮겨도 문제가 없고
원작과 다른 또다른 모습으로 탄생이 가능하다
원작을 보지 못해 모르지만
한가지 흠이라면 살인자가 죽은 아이의 환영때문에 두려워 한다는 설정은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
살인자의 삶을 유추해 볼 대 그의 살인은 주방에서 고기요리하는 정도의 느낌
그런 사람이 환영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설정은 글쎄
새엄마와 아이가 서로의 관계개선을 하지 못하고 이별한 것에 대한 해소를 위해
환영으로 나타나 집으로 돌아가는 설정은 당연히 이해가 되지만
거기에 살인자가 두려움을 느기는 장면의 삽입은 차라리 없었으면 더욱 리얼리티가...
이 작품의 큰 축은 두가지로 보인다
하나의 새엄마를 맞이한 가정 - 현재의 우리네 일상의 흔한 가족구성
감수성 예민한 아이와 아이를 가져보지 못했던 것 같은 새엄마 사이의 미묘한 감정 갈등
서로가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가족으로 맞이하려고 하지만
서로의 마음과 달리 번번이 어긋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이것을 보면 강풀의 시선이 상당히 세밀함을 보여준다
서로의 감정을 보여주지 못하고 결국 영영 이별을 하게된다
아이의 마음은 감이 대신하고, 새엄마의 마음은 머리띠가 대신하고
그러한 서로의 감정을 다시 추스리는 시간이 일주일
아이의 환영을 통해 서로가 가족으로 하나가 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살인마와 그를 알아차림 경비원의 관계
둘다 살인자라는 공통점
살인자의 실체를 알지만 자기가 살기위해 말하지 못하는 상황
그러면서 아이에 대한 연민의 정과 과거에 대한 뉘우침으로 차마 떠나지 못하는 갈등
결국 그러한 갈등은 스스로 살인자를 처단하면서 마무리하지만
또 다시 어둠속으로 들어가는 도망자가 되어
누구나가 가진 원죄를 말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위해 살인은 아니지만
그러한 원죄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하는 스스로에게 물음
김휘감독
시나리오 작가였는데, 이번에 감독데뷔라고 한다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영화적으로 잘 풀어낸 것 같다
또 다른 원작이 아닌가 싶다
영화적 요소로 보면 상당히 화면구성과 연결이 매끄럽다
어둡고 무거운 주제지만 화면은 상당히 밝고 아름답다
프랑스가 추구하는 화면구성의 아름다움들에 맞는 영화가 아닐까
칸영화제에 가면 좋은 주목을 받을 작품이 되지 않을까
김성균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민식에게 주먹을 날리던 하정우의 부하
연극배우에서 처음으로 출연한 영화였다고 하는데
그 장면 대문에 감독의 눈에 들어 바로 캐스팅되었다고
4885의 하정우에 이은 두번째 연쇄살인범의 무표정 얼굴
손톱에 긴 땟자국들
마동석과 싸우면서 완력이 되지않자 바로 꼬리 내리는 능글능글함
상당히 주목받을 배우가 아닐까 싶다
죽은 딸의 환영을 물리치기위해 십자가를 손에 든 새엄마
자기로 인해 아이가 죽었다는 죄책감
아직 아이를 자신의 딸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표현하는 듯
새엄마를 엄마로 받아들이고 싶지만
어떻게 할지 몰라서 혼자서 방황하는 아이
결국 환영이 되어 엄마를 찾지만
엄마가 받아들이지 못해 홀로 슬슬하게 눈물짓는 장면
참 애처롭다
이 장면을 나는 이 영화의 최고 장면으로 꼽고 싶다
긴가민가 하는 심정으로 살인 현장을 확인하러 들어온 경비원
낌새를 느끼고 해치울려고 마음을 먹은 살인자
둘 사이의 치열한 긴장감이 최고의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불꽃튀는 누사움 뒤에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순간
둘은 서로를 알고 물러선다
최고의 검객들이 서로 마주했을 때
둘은 머리속으로 싸움을 해본 다음 승부를 가리지 못함을 알고는 서로 물러나는 무협영화 장면처럼
살인자는 파이프렌치를 든 경비원의 손떨림을 보고
그 손이 이미 생명을 헤친 손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그냥 보낸다
결국 이 장면은 살인자의 죽음을 암시하는 복선이 아닐까
자신이 직감한 그 손에 의해 자신이 죽게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