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가득한 로스팅전문 "신비의사랑"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들고
한라산에는 엊그제 60센티미터에 가까운 폭설을 기록하였다
이것이 끝이 아니고 그저 시작일 뿐이다
한라산 정상부의 적설은 2미터를 훌쩍 넘긴다
사람키보다 훨씬 높은 곳에 둘러쳐진 빨간줄
평소에 산행을 할 때 나무위에 저걸 왜 둘렀나 하겠지만
적설이 시작되면 그곳이 우리가 다니는 길 표시가 되고
대략 무릎에서 허리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정말 엄청나게 눈이 내린다
아마도 산행의 매력은 겨울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
다만 적절한 준비와 장비를 갖추지 않고 무리하게 오르는 산행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라산은 대한민국에서 백두산 다음으로 높은 곳이다
그러나 관광객을 위해 등산로를 잘 정비하여 누구나 쉽게 오른다
이로인해 겨울에도 너무나 준비없이 오르는 우를 범하기 쉽다
산에는 항상 악천후를 대비한 장비를 갖추고 올라야 한다
기상정보는 지상을 중심으로 예보가 되는 것이고
1000미터 이상 산에서는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한다
산아래는 화창하지만 산위는 눈보라가 칠 수도 있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산행, 적설기 산행의 시작이다
정상에서, 휴식할 때 자신을 보호할 보온용외투
빙판길을 대비한 아이젠
손을 보호할 따뜻한 장갑
중심을 잡아줄 스틱
발목과 무릎부분이 눈에 젖는 것을 막아줄 스패츠
(사실 없어도 무방하다, 적설기에는 공원관리직원들이 등산로를 만든후 개방하므로
굳이 눈밭에 발목을 넣을 일은 잘 없다)
머리를 보호할 모자나 두건, 귀마개등
충분한 준비를 하고 오르면 한라산의 멋진 설경을 만끽할 것이다
겨울산의 정취를 즐기다 보면 몸이 차가워 진다
차가워진 몸은 따뜻한 차 한잔으로 금방 녹일 수 있다
한라산을 오른 후 제주시 방면으로 내려온다면
1100도로 도깨비도로 근처에 커피향 진한 카페가 하나있다
"신비의사랑" 로스팅커피 전문점이다
산에서 내려와 차가운 몸도 녹이고
잠시 쉬어가는 멋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한잔의 가격으로 두잔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리필을 원하면 다른 커피로 한잔을 선택할 수 있다
진한 커피향을 맡으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몸은 금새 따뜻해진다
차가운 산바람으로 얼어붙은 몸을 녹이는 최고의 방법
따뜻하고 진한 커피향으로..............
뭘 마실까 고민하는 엄마와 달리 은진이는 딴청이다
핫쵸코외에는 별달리 선택이 없다
커피전문점이라 다른건 눈에 잘 안들어온다
안쪽에 벽난로가 잇어 자리를 잡았는데, 사실은 자리가 여기와 입구에 두군데 밖에 없었다
장작대신 와인병들이 불을 대신한다
저게 빈병이 아니고 가득차서 마음껏 마셨더라면
장작보다 더한 열기가 온 몸을 불태웠으리라
우리 건너편 자리에 두분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는 떠났다
화려한 실내장식과 편안한 쇼파가 있는 곳이 아닌 이곳이
오히려 편안하고 오래 쉬기에 좋다
진한 커피 좋아하는 은진이엄마를 위해 내가 주문해 준 과테말라 안티구아 - 진해서 좋아한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은진이를 위한 핫쵸코 - 쵸코렛을 직접 녹였다고 하는데
역시 인스턴트 핫쵸코에 익숙한 은진이는 단맛이 덜해 별로라고 투덜거린다
홍차를 마실까 하길래, 마시지 말라고 했더니 기분이 상해서 핫쵸코가 쓴 모양이다
내가 선택한 이르가체프 - 상큼하고 부드러운 맛, 고구마향이 입안에 맴 돈다
발음하기에 따라서 예가체프라고도 한다. 현지 발음은 이르가체프가 더 가까운 모양이다
한잔을 마시고 리필로 선택한 두번째 커피
과테말라에 이어 진한 향의 커피 - 수마트라 만델링, 진짜 진하다
이르가체프 보다 조금 진하게 - 탄자니아 AA, 부드럽고 깊은 향, 좋다
한잔의 가격으로 두잔을 마시고, 추가로 도 한잔을 세번째 주문을 한다면 2,000원을 내면 된다는데
과연 세잔을 마실 수 있을까
에스프레소라면 천천히 쉬면서 두잔 정도는 마실 수 있을 것 같지만.......
커피만 마시는 곳이 아니라
로스팅 실습 체험도 할 수 있다
판매하는 원두의 가격이 메뉴북 뒤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