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관상 - 운명은 순응인가 개척인가

바다오리~ 2013. 10. 3. 21:32

지난 일요일 저녁에 제주에 왔다

어머니 장례를 다 치루고 돌아오니

오히려 몸과 마음이 쳐진다

지난 열흘간 전혀 아프지 않던 몸이 슬슬 아파지고

이틀간 더 주어진 휴가 기간동안 여러가지 정리도 할 겸

잠시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은진이엄마랑 영화관으로 가서 관상을 보았다

 

 

그냥 조용한 영화가 보고 싶어서

사실 송강호, 김혜수, 백윤식 같은 배우들도 우리의 선택을 강요했다

 

재미와 내용을 동시에 충족시키고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멋진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이런 생각이 든다

"겸손"

인간의 세치혀가 화를 부르고 또는 복을 부른다는 사실

재주앞에서 겸손

실력앞에서 겸손

사람이 살아가면서 항상 조심할 것은 자만이 아닐까

군대시절 항공대로 전출간 동기가 늘 하던말

"겸손"

헬기 조종사들이 비행장갑에 써 놓은 말

그렇다

인간이기에 자만하고 겸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결국 죽음으로 그것을 깨닫기 전에

미리 겸손해지자

 

"관상"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살아가면서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영화로 돌아가면

김혜수는 역시 김혜수다

농익은 애교를 부릴 때 콧잔등에 예쁘게 나타나는 주름

그건 도저히 성형으로도 만들지 못하는

김혜수만의 매력이다

뭇 남자들을 그냥 쓰러뜨릴 매력

역시 김혜수는 김혜수다

"타짜"에서의 그 매력

조선시대에서도 역시 통한다

 

 

조정석

건축학개론의 그 납득이

사극이 가진 지나친 무거움을 깔끔하게 해소한 감초

그렇다고 튀지도 않고

정말 멋진 연기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웃기고 울리고 분노하고

조정석 멋지다

 

 

백윤식

요즘 장안의 화제인물

관상으로 더욱 주목받을 명배우지만

사생활로 명배우가 졸지에 시정잡배가 될 처지가 되었다

역시 겸손이 정답이다

아쉽다

그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절하될까봐

목소리, 얼굴 정말 멋진 배운데..........

 

 

송강호

무리없이 잘 했다고 보는데

장안에서는

연기력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소문이

최민식처럼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고

적당히 들어가고 나오는 연기력이 매력인데

사극이라서

사람들이 깊이 들어가는 것을 원했나

송강호 다운 연기라고 본다

 

 

김의성

한명회를 연기한 배우

단역이지만

강렬한 눈매로 자신을 부각시킨 연기자가 아닐까

정말 한명회 같은 비열한 웃음

어둠속에서 울리는 목소리

강렬하다

 

 

운명은 개척이라고 본다

타고나 사주팔자가 있지만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를 보더라도

모든것을 당신이 스스로 개척하여 새로운 것을 이루었다고 본다

관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들이 보기 좋은 부드러운 얼굴상이 아닐까

흉칙한 상보다는 부드러운 상이 사람들과 지내기 좋고

마음을 곱게 쓰면 당연히 얼굴이 부드러워 지지 않을까

사십넘어 얼굴은 자신이 살아온 길을 반영한다고 하지 않나

관상은

겸손하게 살라는 옛어른들의 가르침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