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살이

대한민국 지자체의 지방채발행 현황

바다오리~ 2010. 4. 28. 11:02

얼마전 일간지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2015일본대변혁을 읽으면서 일본 지방정부의 부도에 관한 내용을 보고

우리도 이런날이 조만간 오겠구나 하는 우려를 한적이 있다

4월20일 중앙일보에 실린 "경기 띄우려 지방채 발행 급증, 전국 지자체들 재정적자 비상"이라는 기사를 보면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래 지방교부세는 성장을 통해 국가경제를 주도하던 중앙집권정부체제에서

기업과 관공서가 중앙에 집중하여 지역간 편차가 발생하는 것을 보전하고자

중앙에서 거둬들이는 세수를 인구에 비례하여 고르게 지방정부에 교부하여

중앙과 지역간 소득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목적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므로 지방교부세는 지방정부에 있어서 중요한 재원이 되고있다

하지만 국가세수가 줄어들고 지방자치제가 자리를 잡아가는 현실에서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지방교부세는 증가할 확률보다는 감소할 확률이 더 높아보인다

특히 수도권 지자체의 경우 지방교부세와 관련해서 중앙정부와 마찰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지방교부세를 더 달라고 마찰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지방교부세의 일부 재원이 될 부동산세를 중앙정부에 주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왜 우리의 돈을 다른 지방에 주어야 하는가라는 지역주의에 사로잡혀서

 

하여간 지방정부는 스스로 살 궁리를 찾아야 하는 것이 이제는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서 미래학자들 중 일부는 미래사회는 국가가 소멸되고

그리스시대처럼 도시국가가 부활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금현재 항공사들이 동맹을 맺어 승객과 화물을 공유하는 것처럼

지방정부들도 지역간 벨트로 묶어서 외교와 국방만 제외하고는 중앙정부처럼 외국과 교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부분 지방정부들이 국가내에서도 차별성을 갖지못하는데 있다

변변한 지역벨트를 형성할 산업, 인력등을 갖춘 곳이 수도권을 제외하고 얼마나 될까

참여정부에서 지역분권화를 추진한 것도

지방정부의 미래 삶을 위한 설계가 아닌가 싶은데

그마저도 이제는 본말이 전도되어 어떻게 진행될 지 의문이 든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현실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공개되어 반갑다

평소 지방채 발행현황을 알고 싶었는데 잘 공개가 되지않아 모르고 있었지만

이번 기사를 통해 알게되었다

기사에는 지방채 규모가 도표로만 구성이 되어 비교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을 그래프로 도식화하고

그런다음 특별시와 광역시로 묶어 비교하고

특별시와 광역시를 제외한 광역단체긴 비교로 구성해 보았다 

 

 

위 그래프는 지자체전체의 지방채 발행현황과 지방정부 예산대비 발행액 비중을 나타낸다

<<지자체별 2009년도까지 지방채발행액 현황>>

그래프를 보면 연간 전국지자체 평균 지방채 발행액은 1조 1160억원이고

이것을 지방정부 예산에 대입하면 평균 18.8%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지방정부 예산의 18%를 지방채발행으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도는 지방채발행액은 높지만 예산대비 비율은 그나마 평균이하에 머문다

그만큼 수도권은 지방세수입이 변변하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나머지 광역시도들은 대부분 지하철개발과 대규모 토목공사등으로 인해 지방채발행익이 많은데 비해

지하철과 대규모 토목공사도 없는 강원도와 제주도가 발행액은 평균이하지만

예산대비 비중은 평균에 근접하거나 평균이상으로 광역단체 중 유일하다 

 

 

특별시와 광역시만 구분해서 비교해보면 위와 같다

그래프를 보면 연간 특별시/광역시지자체 평균 지방채 발행액은 1조 7438억원으로 전국평균보다 6천억원 많다

그리고 예산에 대입하면 평균 26.7%로 전국평균대비 8% 높아진다

광역단체보다 특별시/광역시가 그만큼 인구가 집중되고 산업이 밀집되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중에서는 대구가 가장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음을 알 수 있다

대구는 섬유산업이 사향길로 접어들면서 성장동력을 잃어버리고

이제는 지방채발행으로 근근이 유지하는 지방정부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대구의 지방채발행 규모를 일순간 올려버린 것은 대구지하철공사 때문이다

당시 중앙정부와의 마찰등으로 지방채발행으로 무리하게 지하철공사를 강행한것이 두고두고 짐으로 남는다

울산의 경우 지방체발행액은 얼마되지 않지만 예산대비 비중이 높은 것은

공업도시에서 사람사는 도시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보인다

그리고 울산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임금노동자 평균임금이 전국 최고이고

중화학산업이 밀집되어 수도권을 제외하고 세수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는 도시가 아닌가 싶다

그에반해 광주는 지방채발행액이 평균의 절반에 겨우 미치는데 예산대비 비중은 평균에 근접하는 수치를 보여준다

결국 광주도 대구에 못지않은 성장동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광주도 예전에 비하면 1990년대중반부터 많은 산업시설을 유치해서 성장을 도모하지만

인구구성비에서 밀리는 등 많은 어려움이 나타나는 것 같다

 

 

이제 문제는 광역단체들이다

광역시는 그나마 인구구성비에서 앞서기 때문에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지만

광역단체들은 인구구성에서도 밀리고 그마저도 넓은 면적에 분산되어 집중이 안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래프를 보면 연간 광역도지자체 평균 지방채 발행액은 6278억원으로 전국평균보다 4천8백억원 적고, 광역시보다는 1조1천억원이나 적다

그리고 예산에 대입하면 평균 12.7%로 전국평균보다 6% 적고, 광역시보다는 14%나 적은 규모다

지방교부세가 인구비례에 의해 주어지듯이 지방채도 인구비례의 의해 규모가 제한받지 않나싶다

그러나 문제는 뚜렷한 성장동력이 없는 광역단체들의 지방채발행액은 상당히 우려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도표를 보면 인구구성에서 가장 뒤쳐지는 강원도와 제주도가 발행액과 예산비중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그리고 강원도와 제주도는 관광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추구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강원도에 비해 제주도가 수치상으로는 더욱 위험한 상황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채발행액도 광역도 평균에서 1천억원이나 넘어섰고

예산대비 비중에서도 광역도 평균보다 15%나 이미 초과한 상태에 있다

제주도는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토목공사도 별로 없었고, 지하철공사라는 엄청난 규모의 사업도 없었는데

대전이나 울산같은 광역시보다 많은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였다

 

지방채라는 것은 지방정부가 보증을 하고 투자자로부터 빌린 빚이다

상환 기간을 정해두고 갚아야 할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발행은 쉽지만 갚는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지방정부가 무한정 규모만 늘릴 것이 아니라 허리띠를 졸라메고 실속을 챙겨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공교롭게도 어려운 지방에 나는 살고있다

태어나서 대학까지 다녔던 곳은 대구이고

처음 근무했던곳이 울산이고

군생활의 대부분을 강원도에서 보내고

중간중간 광주와 대전에서 살았다

그리고 현재는 제주도에서 10여년을 살고있다

 

글로벌시대가 지고

로컬시대가 도래하기를 희망한다

지역에서 생상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리즘이 지구환경을 살리는 길이 아닌가 싶다

석유를 이용한 대량생산, 대량수송의 글로벌시대가 더이상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는 않는다

이제 지방정부도 살기위해서 정신 차려야 한다

풍요롭게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것을 위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인식하고 반성을 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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