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읽기

1968년의 목소리 -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라

바다오리~ 2010. 6. 12. 00:41

 

[1968년의 목소리] 박종철출판사 2002년 5월 17일 발행

 

"박종철출판사는 신의와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은 우리의 벗을 기억하고자 1990년에 설립되었으며,

그와 함께 꿈꾸었던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박종철출판사는 상업적 고려와 정치적 이해 관계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책을 출판하고자 합니다"------책 본문에서

 

1987년 6월 항쟁을 촉발시켰던 남영동 대공분실 고문치사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한 청년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재학생으로 기억한다

먼저 간 친구를 대신해 동료들이 후일 그의 이름을 따 출판사를 만들고

아마도 이 책이 처음 나온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나오자 마자 구입해서 5월 24일 책을 받았다

박종철출판사이므로 구입을 하였고, 1968년은 내가 태어난 해여서 더욱 끌렸다

그러나 처음 50여쪽을 읽다가 중단하고는 서가에 그냥 방치되었다

내용도 무겁고, 우선 글쓴이가 독일태생의 영국언론인이어서 그런지 문장이 까다롭고

번역자도 언어학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매끄러운 의역보다는 직역에 충실하여 한 문장을 몇번씩 되돌아오게 만들었다

5월초 코드그린을 다 읽고 무엇을 볼까하고 서가를 둘러보다 이 책을 잡았다

이제 1학기가 곧 끝나기에 버스탈 시간이 한달밖에 안되어 시간을 정해두고 박차를 가해보고 싶었다

결국 예상처럼 다 읽는데 한달이 걸렸다

 

우선 이 책은 1968년 서구유럽을 휩쓴 학생운동의 중심을 쫓아서 인물들의 인터뷰로 재구성을 한 책이다

저자가 언론인이어서 심층 인터뷰기사를 쓴 그런 느낌이다

곰곰 생각해보면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언론인처럼 우리 현대사의 격정을 심층적으로 풀어낸 사람이 없는지 아쉽다

시간이 흘러 그때의 당사자들 기억이 가물거리기전에 객관적으로 재구성을 했으면 좋겠다

 

2차세계대전후 서구 유럽인들이 가졌던 전쟁의 공포

특히 핵전쟁의 공포를 우리는 느낄 수 없다

전후복구를 통한 유럽의 재건에서 오는 피로가 20년이 지난 1968년 베트남전쟁을 통해 폭발한 것 같다

또 다시 전쟁의 공포

새로운 강자에 의한 지배구조

이런 것들이 1968년을 학생운동을 통한 변혁의 시기로 몰고간 것 같다

그러나 저자도 결론에서 밝히듯이 전략의 부재로 운동은 발전하지 못하고 단시일내 막을 내리고 만다

1980년 서울의 봄

지도부가 예측하지 못한 수십만군중으로 인해 오히려 혼란에 빠지고, 여기서 그만이라고 외치는 순간 사태는 역전되고 말았다

결국 리더의 전략부재가 상황을 반전시키고 만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 운동에서 새로운 희망이 전개되기도 하였다

학생운동의 끝에서 노학연대도 생겨나고, 환경운동, 여성해방운동, 인종주의철폐 등 많은 운동을 파생시켰다

 

미국에서 흑인인권신장을 위해 투쟁한 무장단체 블랙팬더당에 관한 내용 중 중요한 대목이 있다

블랙팬더당은 정부에 대항해서 무장을 하고 대항을 하는데, 그들은 이것을 자위행위라고 하였다 

이것을 두고 저자는 "자위가 그들에게 남겨진 유일한 정치적 선택이라면 그것은 정부가 이겼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정의하였다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힘을 가진 정부를 상대로 자위를 행사한다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진압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는 것으로 해석되며

이미 우리는 80년 5월 광주에서 그것을 겪었다

 

저자는 1968년 운동을 통해 참여민주주의를 통해 자의적이고 착취적인 권위에 대한 무시와

사람들을 무시하는 제도와 가치에 대한 존경심의 결여 및 그에 수반되는 민중의 권리에 대한 자각을 주요한 효과로 말한다

그런점에서 1968년의 변혁은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미완의 운동으로 남아있다

남은 사람들이 계속 고민을 통해 풀어가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속지 제목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운동의 형성에서 부터 마지막까지 시간순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부록으로 연표와 학생운동조직의 영문명칭과 인터뷰참가자 명단이 수록되어있다

                        당시 현장 사진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현장감을 살려주고 있다

                         지난번 읽은 포지셔닝책처럼 이 책도 정사각형에 준하는 책이다

                                좌우로 남은 여백에 주석을 달아 읽기 편하게 해 준다

            다만 포지셔닝에서 지적한 것 처럼 책이 무거워 차안에서 보기에는 불편하기도 하다

                          프랑스 공화국보안대(Compagnie Republicaine Securite)

                                                 백골단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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