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읽기

따뜻한 집 이야기 - 주거해부도감

바다오리~ 2013. 1. 7. 23:18

오랫만에 책읽기에 글을 남긴다

아마도 1년전에 올리고 오늘이 처음이 아닐까

만사 제쳐두고 대학원 공부에만 심취하느라....

방학을 맞아 잠시 짬을 내서 책을 읽는다

책상에 읽어야 할 책들은 쌓여 있는데, 자꾸만 손이 안 간다

논문자료 통계작업 하느라 시계가 자꾸 찌른다

그래도 1월중순 까지는 쉬어보자

 

다시 책을 읽기위해서는 가벼운 책으로 워밍업을 하면서

오늘 읽은 책은 집에 관한 것이다

"집을순례하다"를 읽고 남긴 글에

최근에 어떤 출판사에서 댓글을 달았다

자신들이 출간한 신간책도 재밌다고 한번 읽어봐 달라고

찾아보니 재밌겠다 싶어서, 도서관에 신청하려고 하다가

과제하느라 그냥 잊혀지고 말았다

집에 관해서는 은진이엄마도 무척 관심이 많은편인데

역시 은진이엄마가 자기책 구입하면서 이것도 구입해줬다

잊고 있던 책을 손에 잡는 순간 얼마나 반갑던지

 

역시 일본 사람들의 주택설계는 사람 냄새가 난다

우리는 주택난 해소를 목적으로 아파트 위주의 공동주택에 주목하고

그러한 주목이 사람냄새 보다는 수용이라는 기계적인 면이 강한데

일본은 개인주택 위주의 사람냄새가 난다

그리고 좁은 면적에서도 인간의 삶을 위해 고민하는 흔적이 나온다

우리가 만드는 집들은 웬지 모르게 집이라는 거창한 외부만 주목받고

정작 사람이 사는 내부 공간은 참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 많다

얼마전에 도서관에서 본 우리나라 개인주택 100선을 봐도

사람사는 집이라는 인상이 풍기는 집은 한두채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에 반해 일본의 집들은 정말 아기자기하게 사람이 살도록 공간을 구성하고

그런 느낌이 나도록 짓는다

 

바로 그러한 사람냄새 나는 집을 짓는 방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마치 만화책을 보는 듯 한 표지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정말 진지하다

우리가 모르던 건축설계자의 고민과

앞으로 집을 짓고 싶다면 이런 고민을 통해 올바른 집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긴다

집은 그저 사람이 편하게 사는 공간이고

그 공간에서 행복이 묻어나는 곳이어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 돈에 집착하여

살기는 불편해도 돈이 된다면 하는 마음으로 집을 짓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기 편하면 다른 사람도 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건축가이면서 교수인 저자가

학생들과 실무자, 일반인들에게 집을 어떻게 만들것인지 고민을 하도록 하는 것 같다

사람에 관한 고민을 통해 진정한 집을 만드는 과정에 이르는 방법

제목이 나타내는 것처럼

하나의 표본을 만들고

그것을 가지고 고민하면 새로운 것이 탄생하리라 본다 

 

 

책 중간에 나오는 저자의 생각을 표현한 그림이다

요즘 모바일프로그램 업체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같다

일단 프로그램을 띄우고, 사용자와 교감하면서 차츰 수정해서 완성해 나가는 방식

완성품을 고집하다가는 세월가고 유행에 뒤쳐저 나오는 순간 아웃이 된다

일단 뭔가 시작을 하고, 고민과 수정을 통해 점점 하나의 집으로 오나성해 나가는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한 멋진 장면이다

머리속으로 생각만 하지말고, 일단 한번 시작해봐!!!!!!!!!!!!!!!!!!

 

 

식탁에서 사람이 필요한 공간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게 계산되고

배치를 하다보면 벽으로 인해 더 이상 공간이 나오지 않을때

벽을 돌출시켜 끝까지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

이게 사람사는 집이 아닐까, 집에 사람을 맞추지 않고

 

 

무심하게 지나치던 주방에 이런 고도의 계산이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꺼내고

꺼낸 식재료를 물에 씻고

그다음 도마에서 다듬고

그리고 불에서 조리하는 과정의 연장선에서 주방가구의 배치

우리집은 냉장고, 가스렌지, 도마, 개수대순이다

그러니 맨날 아이엄마와 둘이서 같이 뭔가를 할려고 하면 계속 부딪힌다

 

 

주부도 아닌 내가 집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는 곳은 주방이다

내가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을 좋아하기때문에

나도 이런 주방을 갖고 싶다

아일랜드로 개수대를 띄우고, 앞에 식탁을 두고

 

 

눈높이를 고려한 설계, 이거 정말 멋지다

나중에 이런 집을 한번 꼭 만들고 싶다

 

 

창호에도 이런 깊은 뜻이 있었다니 놀랍다

그냥 창문이 다 같은 창문이 아니다 

 

 

공간 설명을 참 재밌게 한다

집안에서 나의 공간과 가족의 공간

집 밖에서 가지고 오는 나의 공간, 이런 생각은 여태 하지 못했는데

참 세심하다

 

 

 

 

 

아마도 이것은 "침대"를 잘못해서 "식당"으로 표현한 듯 하다

공간의 전용이므로 낮에는 거실, 밤에는 침실이 맞을 듯

 

하여간 재밌는 책을 직접 소개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리고

덕분에 좋은 책을 책장에 넣어두고 보게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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