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살이

휴가 여행 셋째날 - 차한잔

바다오리~ 2009. 8. 22. 01:58

울산에서 대구로 올라왔다

바로위 누님과는 연년생이라 편하고

아이들도 같은 또래라 쉽게 어울린다

은진이는 대구와서 부터 선아랑 놀고 싶다고 언제 가냐고 내내 성화다

하는 수 없이 울산에서 대구로 올라오자 마자 향했다

아이들은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지들끼리 논다고 후다닥 올라가고

누님이랑 매형이랑 소주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집으로 와서 차한잔 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얘기를 나누다 잠들었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은진이랑 선아는 잠도 안자고 밤새도록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것도 모르고 아침에 밥먹으라고 흔들어대도 일어나지도 않고

결국 9시반에 일어나서 밥먹고

10시반쯤 시내 놀라간다고 해서 보내놓고 대명동으로 갔다

밤에 잠도 안자고 하루종일 대구시내를 돌아다니다 와서는 이내 곯아 떨어진다

8시반쯤 일어나서 할머니랑 얘기하고 놀다가 잠들었다

 

                                   찻주전자 - 가운데 무늬없는 것이 좋아 보인다

                  이게 사실은 매형 친구가 만든 작품들인데 흠이 생긴 불량품이라고 한다

                                  정말 눈씻고 찾아봐도 잘 보이지도 않는 흠인데

              작가의 눈에는 성에 차지않아 사라질 운명이었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살아있다

                                                     차 맛이 좋다

                                  언제 시간나면 가마구경가서 사진 찍어보고싶다

         백자항아리 - 상당한 가격을 받는 백자인데 주둥이 안쪽에 작은 흠이 운명을 바꿔버렸다

                   그래도 이집에서는 제일 귀한 대접을 받고, 비싼차를 보관하는 보물이다

                                              이게 뭘까요? - 찻잔, 글쎄요

                                     정답은 찻주전자 뚜껑 올려놓는 받침대

                다완 - 말차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이 이것을 보면 몸이 달아오른다고 한다

                           어떤이는 다완때문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다고 하기도 한다

                입술을 얇게 만드는 조선도공들의 기술을 탐내서 아예 데려가 직접 만들려고

                              맘에 들면 가져가라고 하는데 마음이 동하질 않는다

          예전같으면 그냥 덥석 가져갈텐데 이제는 쓰임이 없어보이면 굳이 가지고 싶지 않다

                                결국은 어딘가에 쳐박혀 쓰레기가 될 수 있으므로

모든 것이 자기자리를 찾아 올바로 쓰일 수 있는 곳에 있어야 만드는 사람도 기쁘고 쓰는 사람도 기쁠것이다

 

 

 

             찻잔으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들은 이렇게 화분으로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애초에 그릇에 대해 애정이 없다면 그냥 집구석을 굴러다니는 것들에 지나지 않을텐데

                 애정을 가지고 궁리를 하면 이렇게 훌륭하게 쓰임을 찾게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물건은 주인을 잘 만나야 하지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