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내내 비가 내렸다
최근들어 주말에 계속 비가 내린다
오늘도 비가 내린다
봄비가 아니라 겨울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는 제주에는 마땅히 할 거리가 없다
실내에서 즐길거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마땅히 할일이 없어 극장으로 갔다
은진이랑 은진이엄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기위해 가지만
나는 그냥 따라간다
내가 볼 만한 영화는 눈에 띄지도 않는다
그나마 "평행이론"이 눈에 들어 오지만
예고편을 보니 도입부가 너무 거창해서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싶어 별로 내키지 않고
주연배우의 어색한 말투가 귀에 거슬려 더욱 싫다
<<드라마 "결혼못하는 남자"에서는 대사가 뚝뚝 끊어지는 무뚝뚝 스타일이라 괜찮았는데
"평행이론"에서 처럼 대사를 길게 가면 웬지 짜증이 난다. 말투와 스타일이 귀에 거슬린다>>
하는수 없이 그냥 따라들어갔다
조니뎁이 이번에는 또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음울한 스타일의 팀버튼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하는 기대도 가지면서
은진이는 아빠가 볼 영화가 아닌데, 영화 보면서 또 졸거야 그런다
하지만 두눈 부릅뜨고 졸지않고 다 보았다
"크리스마스의악몽"으로 내 기억에 각인된 팀버튼이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모자장수로 분장한 조니뎁의 화려한 색감
붉은여왕의 작은 하트 입술
하얀여왕의 붉은 입술
게다가 돼지를 이용한 붉은 여왕의 발받침대
화려한 색과 유머를 겻들인 재밌는 영화인 것 같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은진이가 아빠가 오늘은 정말로 안졸았다고 신기해한다
이놈은 영화 보면서 내눈만 보나
조니뎁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이다
모자벗고 감옥에 앉아있는 모습이
흡사 노인네 같다
삶에 지친 모자장수를 통해 조니뎁의 무거운 어깨가 보인다
붉은여왕은 독재자로 나온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불쌍한 사람이다
사랑받지 못해 사랑에 목메이는 불쌍한 사람이 아닐까
다들 앞에서는 굽신 거리지만 뒤돌아서면 흉보는 것을 알면서도 내색하지 못하는 독재자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는 불행한 사람이다
그래서 붉은여왕의 입술이 더욱 슬퍼 보인다
반면에 하얀여왕은 너무 아름다워 싫다
멀리서 볼때는 붉은입술만 드러나서 괴물처럼 보인다
우아한 몸짓으로 한껏 평화스러워 보이지만
오히려 차가운 얼음이 되지 않을까 불안스럽다
제주에는 아직 3D상영관이 정착되지 못해
일반상영관에서 보았다
앨리스가 구멍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3D화면으로 본다면 상당히 박진감이 넘칠 것 같다
하루빨리 제주에도 3D상영관이 극장마다 하나씩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인디에어와 크레이지하트를 보고 싶은데
상영관이 부족하다
그나마 인디에어는 씨너스에서만 겨우 개봉예정인데
크레이지하트는 아예 상영조차 않는다
미국판 라디오스타 같아서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다
CGV, 롯데시네마, 프리머스같은 거대 자본들은 흥행성만 가지고 접근하니까
지방에서는 영화의 다양성을 기대할 수가 없다
메이저가 정해준 것만 봐야하는 문화 독재시대가 아닌가 싶다
작품성있는 영화를 볼 수 있는 전용극장도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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