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인셉션 - 용두사미

바다오리~ 2010. 7. 25. 22:31

 

비가 내리다 만 일요일

씨너스제주에서 지난번 "맨발의꿈" 감상문쓰기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맨발의여행자" 책을 받으러 오라는 문자를 받았다

책만 달랑받고 오기에는 씨너스제주의 열악한 상황을 외면하는 파렴치한 놈이 될 것 같고

사실 씨너스제주에서는 남들이 하지않는 비흥행성 작품을 유일하게 올리는 곳이라서

회원은 아니지만 오늘 이곳에서 책도 받고,영화도 보기로 했다

(맨발의꿈 이벤트도 지난 번 "시"를 보고 나오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보았다)

 

은진이와 은진이엄마는 애니메이션 "코난"을 보고

은진이엄마는 "이끼"를 보고싶다고 했는데, 은진이가 엄마랑 같이가자고 해서 하는수 없이......

나는 홀로 "인셉션"을 보러 들어갔다

 

일요일 아침 첫회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인셉션은 씨너스에서 제일 큰 상영관(200명은 족히 들어갈)이다

멀티플랙스에서 이런 큰 상영관이 필요할까 싶었는데

포스터를 보고서야 이유를 알았다

이 영화 IMAX - 대형화면이라서 제일 큰 상영관을 차지한 모양이다

나처럼 홀로 들어오는 아저씨들도 보이고, 엄마와 아이들 가족도 보이고, 옆자리에는 아가씨 둘이서 오고

최근들어 제일많은 관객들과 같이 본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일단 영화로 들어가서

한겨레신문 7월16일자 영화평을 보고서 이 영화를 보기로 결정을 했었다

그러나 보고 난후 영화평을 찢어버리고 싶다

꿈보다 해몽이다 - 영화평 너무 잘썼다

감독이 어릴적 생각을 가지고 25년만에 완성을 했다고 하지만

너무나 꼬인 생각으로 개꿈꾸고 나온 기분이다

크리스토퍼 놀란감독

메멘토에서 보여준 기억의 저편이 완성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예고편에 나온 거대한 스케일의 해안가 건물붕괴 장면, 도시가 뒤집히는 장면

이거 그냥 미끼가 아닌가

영화는 주인공의 꿈과 현실을 둘러싼 심리를 묘사하는 심리극이지

스펙타클한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 영화에 나오는 여러장면들은 관객을 모으기위한 미끼가 아닌가

꿈속에 들어간다는 발상은 참 재미있고

꿈속에 들어가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심어두고 나온다는 영화적 상상력은 정말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러나 꿈속에서 또 꿈으로 들어가는 장면

꿈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장비가 필요한데 2차, 3차 꿈속에서는 어떻게 그것을 확보할까

꿈속에 미리 장비를 옮겨다 둘 수 있을까

과연 꿈속으로 물리적 장비의 이동이 가능할까

꿈에서는 상상력만 있으면 모든것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기계장치도 가능할까 정말 궁금하다?

주인공의 무의식 세계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들이 너무나 많아서 오히려 혼란스럽고

 

 

그러한 상황을 관찰하는 "엘렌페이지"의 역할이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다

도시를 뒤집는 상상력을 한번 보여줄려고 나왔는지 참으로 아쉽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력은 글쎄다

"셔터 아일랜드"에서 보여 주었던 연기 그대로 이번에도 반복한다

아마도 감독은 셔터아일랜드에서의 연기를 보고 캐스팅하지 않았나 싶은데

눈에 힘만 잔뜩주고 술취한 듯한 흥얼거림이 오히려 더욱 혼란을 가중한다

배트맨비긴스나 이퀄리브리엄에서 냉철하면서도 내면 깊숙히 숨겨진 감정을 조금씩 내보이는 크리스찬 베일이 훨씬 낳지 않을까 싶다

하여간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타이타닉이 너무 덧씌워져 그런지 잘 와닿지 않는다

 

 

오히려 해결사 역할을 하는 톰하디의 연기력이 제일 돋보이는 것 같고

 

 

그리고 와타나베 켄의 연기력이 부럽다

영화의 시작에서 보여주는 일본어 대사

할리우드 자본 깊숙히 들어간 일본의 힘을 보여주면서

그리고 와타나베 켄이라는 배우를 통해 실력으로 할리우드에 뿌리내린 힘

우리가 차인표나 김윤진을 통해 할리우드 진출을 노리지만

아직은 대사와 연기력 모두를 겸비한 비중있는 배우의 능력이 부족한 현실

우리도 영화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세계시장 진출을 도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냥 보고 넘기기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꿈인지 현실인지 그 경계를 보여주지 않았다

관객 스스로 영화가 꿈인지 현실인지 알아서 판단하라고 한건지

우리가 살고있는 지금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모호한 힘든 상황을 꼬집는 것인지

생각을 하게 한다

팽이는 돌고 있지만 언제가는 멈추지 않을까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꿈보다는 현실이 낳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