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해결사 - 설경구가 돌아왔다 반갑다

바다오리~ 2010. 9. 22. 00:42

 

설경구가 보고싶어 잔뜩 기대했던 영화

드디어 어제 저녁에 보았다

9월 9일 개봉당시 출장중인 서울에서 보고싶었는데

다음날 교육종료를 앞두고 마지막 종합평가를 준비하느라 보지 못했다

그리고 내려와서는 주말에 평생학습축제 참가하느라 그냥 보내고

지난주 주말은 은진이엄마가 연속으로 근무야서 시간을 못내고

추석을 앞둔 월요일 저녁 퇴근해서 은진이엄마랑 드디어 보았다

예고편에서 본 설경구의 모습

가장 설경구 다운 모습이어서 하루빨리 개봉되기를 기다렸었다

 

   

설경구

"박하사탕"과 "공공의적1"에서 보여준 투박한 모습과

"역도산"에서 보여준 세련된 모습이 하나로 합쳐진 듯한 모습으로

가장 설경구 다운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아 반갑다

지난 영화 "용서는 없다"에서 보여준 어색한 연기를 지워버리고

이번영화를 보면서 설경구의 손을 클로즈업 장면이 있어 유심히 보니

역도산에서처럼 두툼하게 살이 올랐다

설경구의 격투장면 매력은 아마도 "무대뽀"가 아닐까 싶은데

클로즈업한 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나 인파이터 권투선수처럼 그냥 들이댄다

그냥 얻어터지면서도 멧집으로 버티고

그리고 무대뽀 한방으로 상대를 누른다

설경구의 매력이 바로 이게 아닐까

격투기술을 겸비한 기교가 아닌 그냥 보통사람의 악을 기반으로 한 무대뽀정신

그래서 설경구의 이런 격투장면을 보면 속이 후련해진다

말보다 일단 힘으로 들이대는 이시대를 살아가는 평법한 가장들의 모습을

설경구가 다시 돌아와서 기뻤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나온 설경구의 모습

역시 설경구도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 변하는구나

세련미와 여유가 묻어나는 모습이

박하사탕에서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역시나 멋있다

 

 

해결사

그러면 영화는 어떤가 - 글쎄

그냥 추석날 극장가를 뒤덮던 할리우드블록버스터를 대신한

우리식 추석특선 영화 정도

그냥 재밌고 웃고 떠들고 보고 나오면서 사라지는 인스턴트영화

시나리오 구성이 많이 부족해 보이고

김독의 연출력도 많이 부족해 보인다

개성강한 배우들이 제대로 개성을 발휘하지 못한 면이 보여 아쉽다

 

 

이정진

남자의 자격에서 붙은 별명 - 비주얼 덩어리, 비덩

본인도 많은 노력을 하겠지만

아직 이런 강한 개성을 표현하는 연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목소리와 얼굴 표정이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얼굴은 멋있는데

목소리는 엥엥거린다

연극무대에서 대사연습을 많이 훈련하면 좋지 않을까

"이정진, 얼굴은 정말 좋은데, 목소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오달수

"우아한인생"에서 송강호와 콤비를 이룰때처럼 개성을 발휘하지 못한 듯 싶어 아쉽다

오광록과 더불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인데

오달수의 개성을 감독이 많이 뽑아주지 못한 것이 아닐런지

사건현장에서 박수 치면서 다음 장소로 넘어가자고 외치는 모습이 뭔가 어색하다

도망자에서 토미 리 존스가 외치는 "현장본부 설치해"와는 다른

오달수만의 개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사오정 형사와 콤비를 이루고 많은 웃음을 주지만

마지막 격투장면에서 보여준 어중간한 심판같은 모습이

오달수가 이 영화에서 뭔가 자리잡지 못한 부분이 아닌가 싶어 아쉽다

"우아한인생"에서 처럼 어설픈 2류건달 같지만, 결정적인 순간 한방이 있는 무게감

그것이 이번 영화에서는 없어 보여 아쉽다

아마도 영화가 진지하게 흐르면 어설픈 정치드라마가 될 것 같아

감독은 오달수를 통해 이것은 허구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 싶고

그래서 오달수가 자신의 개성을 희생하고 웃기는 역으로 어설프게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싶다

오달수도 눈매가 살아있는 무서운 사람인데......

 

 

조연으로 나온 이성민

역시나 웃긴다

얼굴, 목소리, 표정 정말 웃긴다

"후아유", "누구세요"

리얼하게 얻어터진다

역시 연극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의 내공

얼굴로 대충 묻어가는 텔레비전 배우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마도 해결사 영화 전반에 걸쳐서 이성민의 역할이 주연급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조연 주진모<<이분만 스틸사진이 없다, 이럴수가>>

대충 얼버무리는 것이 특기인 개성강한 배우

대충 얼버무리는 것으로 웃음을 주는 배우인데

이번 역할은 글쎄

오달수처럼 뭔가 아쉽다

시나리오 전개상 예정에 없이 갑자기 꺼어든 것 같은 배역처럼 느껴진다

뜬금없이 나타나 총을 쏘는 킬러

이분도 오달수처럼 감독의 희생양인가

 

 

대변인으로 나온 문정희

조연이지만 비중있는 역을 훌륭하게 소화한 멋있는 배우가 아닐까

절제된 모습과 완급을 조절하는 대사

멋있다

 

전반적으로 재밌다

추석날 그냥 편하게 보고싶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IMF위기당시 대한민국의 머리아픈 정치현실을 풍자했다기 보다는

정치적인 소재를 가지고 한편의 재밌는 우스게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영화보면서 웃고

영화관을 나서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자

그게 이 영화가 아닐까

"영화는 영화일 뿐 따라하지 말자"

 

PS. 설경구 멋있다, 그리고 나랑 동갑내기인 오달수, 이성민이 나와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