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살이

한사랑실버합창단의 매력을 정치에서는 볼 수 없을까

바다오리~ 2010. 9. 20. 11:42

어제 저녁 방송을 보면서 코끝이 찡했다

합창이라는 아련한 중학교 추억 때문에 열심히 본다

시간이 없어 못 본 것을 주말에 다 보았다

중학교 2학년때 교생실습 나온 음악선생님 지휘로 대충 흉내만 내던 교내합창대회를

정말 알차게 준비한 기억이 떠올라 더욱 보게된다

그때 그 음악 선생님은 지금 어디 계실까

수업 끝나고 강당으로 음악실로 이리저리 연습실을 찾아 다닐때

집에도 못가고, 남들은 안 하는데 우리만 왜 이러냐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냥 가슴한쪽에 무엇인가 느껴지던 그 마음

그게 아마 지금 생각해 보면 열정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지금 방송을 더욱 보게되는 것 같다

나도 까까머리 중학교 2학년때의 열정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때문에

 

혼자는 못하지만 같이 하면 아름다운 합창

악기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인간의 목소리라고 하는데

합창은 아름다움과 조화를 같이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어제 방송에 나온 할머니,할아버지 합창단이 감동스러운 것이 아닐까

혼자 부르기에는 힘들지만

여럿이 같이 힘을 합쳐 서로를 보완해주고 같이하는 마음

수많은 시간을 연습을 위해 고생한 그분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들에게 열정을 심어준다

 

새로운 총리 후보자가 임명되고 청문회 준비를 한다

청렴해서 인사청문회가 무사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양파껍질이 벗겨진다

 

문득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이런 생각이 든다

"청문회 해봐야 우리나라는 다 거기서 거기야, 어떻게 그렇게 안 살수가 있나

그냥 이정도는 우리의 급속한 경제개발 속도를 감안해서 이제 그냥 덮어두자"

이런 소리가 여론을 장악해나가지 않나 싶다

인사청문회 도입당시 난리가 나서 후보자가 낙마한 "위장전입"이 이제는 뭐 그럴수도 있지로 바꿨다

원래 인사청문회 도입취지와는 다르게

인지상정으로 간다면

차라리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느끼는 짜증 때문에 안했으면 좋겠다

 

방송에서 실버합창단이 보여준 소박한 모습

무대에 오르면서 실수하는 모습, 인사하면서 실수하는 모습

아무도 그것을 허물로 여기지 않는다

저 정도 실수는 당연하고, 오히려 그것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로 여긴다

왜 그럴까

그것은 그들이 해 낼수 있는 노력의 결과요, 최선의 결과라는 것을 우리가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실수도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치권에 실버합창단의 감동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절대 그럴수도 없는 집단이므로

그러나 인간이 살면서 저지르는 실수정도로 이해할 수준으로 다가왔으면 한다

인사청문회가 도입된지 벌써 십여년이 되어간다

그러면 그동안 그것을 보면서 고위공직에 나가려면 수신제가해야 겠다는 마음이라도 가졌어야 하는데

오로지 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참담하다

뭐 이정도는 대한민국에서 기본 아닌가 하는 당연한 태도가 심히 가증스럽다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변해야 하는데

잃어버린 10년을 외쳤던 정치권

그 잃어버린 10년이 바로 이런 모습이라면 정말 앞날이 답답하다

 

오늘부터 9시 뉴스시간 첫머리와 마지막에

한사랑실버합창단의 과수원길을 꼭 틀어주면 좋겠다

그래야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