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일주일
날도 더운데 적응하느라 힘들다
시원한 가을날을 파리에서 미리 경험한 덕분에
제주의 여름이 더욱 덥게 느껴진다
제주시 서쪽 하가리 연못에 핀 연꽃 사진이 올라왔다
대략 7월말부터 피기 시작하는 연꽃
요근래에는 몇년간 이상저온 현상으로 기일이 늦어져 8월은 훌쩍 지나야 폈다
그래서 잊고 있었는데
누군가 올린 사진으로 벌써 연꽃이 활짝 폈음을 알았다
토요일 아침 축구 중계를 보고
유럽여행을 하면서 사진에 취미를 붙인 은진이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축구가 끝나니 피로가 그냥 몰려온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여독과 밤샘 경기시청의 여파로
그냥 잠을 자고 오후에 하가리로 향했다
이미 뜨거워진 태양에 사진은 포기하고
그냥 스냅이나 몇장 찍고 상태나 보려고 같다
예년보다 연꽃의 서식지는 못 전체로 넓어졌지만
꽃의 상태는 별로인 것 같다
자연을 피사체로 하는 사진에서
특히 계절적 특성을 지닌 꽃들은 정말 순간을 포착하기가 쉽지않다
왜냐하면 몇날 며칠을 그곳에서 죽치고 있을 수만은 없으므로
결국 시간이 허락하는 날 찾아가면
피사체는 이미 떠나버리고 난 후가 되기도 한다
역시 게으름이 가장 문제일지도 모른다
갈수록 헝그리정신은 사라지고
나태한 룸펜의 사고방식이 자리를 잡아간다
역시 인간은 배가 고파야 뭔가를 이룰 수 있는 모양이다
흔히 말하는 초심
그 초심의 본질은 배고픔이다
바로 배고픔의 그 절박한 심정이 초심이 아닐까
하지만 초심을 알아도 다시 실천하기는 인간이기에 싫어지나 보다
배가 고프기 싫으니까
무거운 장비를 다시 챙기자
특히 삼각대는 꼭 챙기자, 제발
제일 맘에 드는 사진 - 누가 일부러 모은 것도 아닌데
떨어진 꽃잎이 다소곳이 연잎에 모였다, 그리고 연밥은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다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일부러 강물을 막는 것처럼 무식한 인간에게 조용히 말하는 것 같다 - 순환
삼성전자의 광고로 유명해진 학교
광고 덕분에 학교에 색이 입혀져 보기는 좋다
덕분에 사진 소재로도 아주 좋고
4월에 칠한 것인데 벌써 색이 바래진다
삼성이 한 것인데 페인트 좀 좋은거 써서 오래가도록 하지
4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색이 바래지면
이거 보수는 누가하나 학교측 머리아프겠다
식수대에 칠해진 색들, 여기서 물 마시면 물맛도 좋을 것 같다
여기 아이들 색감은 정말 좋아지겠다
예술가의 꿈을 키워 나가길
식수대와는 달리 색이 차가워 보인다 - 쓰레기분리수거장 벽면
학교 건물에 칠해진 색들, 보라에서 시작해 보라까지 한 묶음
그러나 화단에 심어진 나무들로 인해 온전히 담을 수 없어 아쉽다
우리나라 건축물들이 모두 이렇게 쓸데없는 화단을 가지고 있어
<<이거 무궁화인데 쓸데없는 화단이라고 해서 잡혀가는 거 아닐까>>
사진을 찍을때 정말 방해를 받는다
헬기를 타고 올라가 찍을 수도 없고
그냥 건물만 돋보이게 할 수는 없나
최대한 화단의 방해를 물리치고 색의 아름다움을 잡아내지만
그냥 막대사탕같아 아쉽다
유리창도 같이 벽면도 같이 잡고 싶은데
다음에는 긴 사달리를 들고가서 위에서 찍어야 겠다
사다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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