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관광

두번째 내린 눈의 흔적들

바다오리~ 2005. 12. 20. 22:30

첫눈

지금까지 첫눈하면 기억에 남는것은

눈싸움하고, 장난치고 어쩌다 보면

다음날 지저분한 모습으로 기분을 찡그리게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첫눈은 눈으로 기억되기 보다는 추위로 기억된다

예년보다 갑자기 추워진 기온으로 인해

빙판 출근길이 너무 힘들었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지만

자신이 겪는 환경에 따라 그것은 달라진다

자신과 상관없을 때에는 마냥 보기좋은 눈이지만

출근길과 관련이 되면 그것은 오지 말았어야 할 악몽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첫눈은 악몽 이었다

그런 악몽이 뇌리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또다시 악몽이 덮쳐왔다

 

두번째 눈

첫눈이 내릴때도 일요일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해서 월요일 출근길을 막더니만

두번째도 똑같이 일요일 저녁에 시작되었다

주말 연속극도 아닌것이 왜 연속으로 나타나는지?

그나마 월요일 첫날은 그럭저럭 입맛만 다셨다

하지만 화요일 아침부터 상황이 돌변했다

화요일 아침 출근길에 제주시 종합경기장에서

 

조용히 내리던 눈이 마치 오뉴월 소나기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강한 바람과 함께 내리던 눈은 금새 도로에 코팅되기 시작했다

승용차로 가려던 출근길을 멈추고 눈길에 안전한 버스로 출근길을 바꾸고 말았다

빙판으로 변해버린 도로<서부관광도로 - 서귀포와 제주시를 잇는 동맥, 제주도판 경부고속도로>

눈으로 덮인 학교 본관앞 도로

 

제주시와 서귀포를 잇는 서부관광도로는 곳곳의 빙판으로 차량들은 지체를 반복하고

평소 버스로 45분 거리인 출근길이 2시간을 훌쩍 넘겨 버리고 말았다

뭐 도중에 체인을 치고, 점검하고 등등으로 시간을 소비한 탓도 있으나

여러모로 도로사정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햇살이 강해 오후쯤이면 모든것이 녹아 내리리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기대도 잠시 오전 끝무렵 부터 흐릿한 하늘을 배경으로 사정없이 뿌리기 시작했다

이때 까지만해도 적당히 뿌리고 끝날 줄 알았는데

13일, 14일, 15일 연속해서 낮에는 좀 쉬고 밤이 되면 뿌리고

결국에는 모든것을 눈속에 묻어 버렸다 

16일 금요일 아침 본관앞 주차장 풍경

 

금요일 하루 잠시 쉬더니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토요일 오전부터 그날 저녁늦게까지 정말 쉼없이 내렸다

한라산 남쪽 서귀포와 남제주에 집중적으로 내렸다고 한다

토요일과 달리 일요일은 평온한 휴일이었다

여유있게 눈썰매를 타면서 눈을 즐겼다

오늘아침 서부관광도로 새별오름 근처 - 엄청나게 쌓인 눈

오늘아침 제2산록도로변 눈 - 봉고차 높이, 멀리 한라산이

퇴근 무렵에 제2산록도로 아침 그곳

토요일 내린 눈의 양을 가늠케 하는 벤치 - 날씨가 좋아 반이상 녹아 내린 후

본관 옥상에 쌓여있는 눈

 

다행히 일요일, 월요일 기온이 영상이고 바람이 없어 눈은 금방 녹아내리고 있다

제주도는 웬만해서는 금새 눈이 녹아내린다

만약에 이정도의 눈이 강원도에 내린다면 아마도 온 겨울내내 교통이 마비되고 말것이다

예년에 비하면 올해 제주도의 제설대책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신속하게 주도로에 제설차를 가동한 덕분에 주요동맥이 막히지 않았다

내일이면 다시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다

이쯤에서 좀 쉬다가 천천히 왔으면 좋으련만 하늘의 뜻이니 기다려 보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눈은 이제 그만!!!!

 

<<<<<한라산>>>>>

지금 한라산은 일주일 동안 내린 눈으로 완전히 덮여 버렸다

백록담 아래 진달래 대피소 적설량이 4미터를 훌쩍 넘었다고 한다

주말에 산에 가보려고 성판악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했더니

관계자께서 하시는 말씀이 "등산로가 보이지 않아 길을 낼 엄두도 못내고

또 다시 폭설이 온다고 하니 아마도 올겨울 등반은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라고 한다

보통 적설기 대비해서 등산로에 보면 한 2미터 상공에 나무가지 사이로 빨간줄을 쳐 놓는다

항상 겨울이 되면 한라산 정상에는 2미터 정도의 눈이 쌓이니까

평소 공중에 떠 있던 빨간줄이 발목근처에 있게된다

                             현재 내린 눈의 높이

 

 

 

                             적설기 등반로 표식<적설기때 걸어다니는 길> 

 

 

 

                             눈이 안내린 평상시 등반로 

 

지금까지 온 것중에서 아마도 최고의 적설량이 될것이라고 한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좌우로 횡단도로가 있는데

그중 한곳은 이제 제설이 완료되어 516도로는 차량통행이 재개되었고

<이 도로는 58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나머지 한곳인 1100도로는 한차선만 제설이 되어 아직까지 차량통행 제한이다

<1100도로는 98cm의 적설량을 기록했고 오늘도 오후에 간간이 눈이 내렸다>

12월 20일 오랫만에 모습을 드러낸 한라산 정상

엄청난 눈이 내린 정상부근

선작지왓 풍경

한라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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