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읽기

김앤장을 읽고나니 우울해 진다

바다오리~ 2008. 2. 7. 21:45
국세청, 지난주부터 '김앤장' 세무조사
론스타 등 '조세회피'·소속 변호사 탈세혐의에 초점
          김앤장측 "성실 납세로 수차례 표창… 문제 없을 것"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인 '김앤장(KIM & CHANG)'이 지난주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김앤장이 외국자본의 조세회피를 적극적으로 도왔는지, 외국계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탈세를 한 것이 없는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3일 "김앤장이 그동안 수임했던 대형 사건들의 수임료, 성공 보수 등을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2월 3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기사 내용 중 일부이다.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주가조작 협의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사장이 법정구속 되면서

그 다음날 국세청이 김앤장을 세무조사 하기로 하였다는 기사가 나왔다

 

지난 1월 17일에 "법률사무소 김앤장"이라는 책을 구입했다

국회의원 임종인과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출신의 장화식이 그동안 김앤장을 추적헤서 쓴 책이다

너무 충격적인 내용들과 그동안 김앤장이라는 내 머리속의 환상을 지우느라

몇번 중단을 거듭한 끝에 오늘 다 읽었다

 

이 책을 쓴 저자도 책을 통해서 뭔가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고 지나온 그들만의 김앤장을 현실에 드러내 보이려고 한 것이다

다행히 이 책을 읽으면서 위에 제시한 기사가 현실에서 실현되어 한편으로 기쁘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일고 난 심정은 오늘 하루 흐린날씨 만큼 우울하다

지난 번 읽은 "코카콜라 게이트"에서 삼성의 암울한 모습이 보였던 것처럼

김앤장에서도 또다시 삼성의 모습이 보인다

코카콜라, 잘못된 시작으로 인한 부정을 감추기 위한 신화창조의 과정처럼

김앤장, 삼성또한 그들의 잘못된 관행을 감추기 위해 그들만의 신화를 만들어 가는것 같다

 

법을 지키고 그것을 수호해야 할 법조인들이

법을 교묘히 피해나가고, 법을 이용하여 사익을 챙기는 현실

김앤장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매각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삼성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히려 그 이상인 것 같다

행정부에서도 김앤장에서 자문을 구하고, 김앤장의 자문을 통해 법률을 만드는 정도이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도 김앤장을 입에 올리지 못할 정도이니

과연 누가 그들의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삼각동맹"

정부관료 - 투기자본 - 사회엘리트(변호사,회계사 등)의 결탁

론스타코리아의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이러한 동맹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갈수록 서민들의 삶은 고단해지고 있다

정점에 가까운 소수의 사람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고

그 아래 있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고단한 삶을 지속하면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김앤장에 관한 기사를 쓰고

경향신문은 "10억 소송"이라는 압박에 기사를 내리고 사과까지 하고

KBS는 같은 기사로 방송대상을 받고 김앤장에서는 인터넷에 있는 기사만이라도 내려달라는 부탁을....

우리사회는 돈과 권력이 없으면 개인이나 회사나 대접받지 못한다

그나마 KBS가 김앤장을 일부분이지만 속시원히 드러내 보인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한다

권력을 감시하고 그것을 견제하는 부분이 더욱 성장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렇게 가열차게 책을 읽은 적이 참 오랬만이다

색깔별로 붙어 있는 포스트� 만큼 머리속은 혼란스럽다

 

무서운 말이다, 요즘 내심정도 때론 이렇다

실체는 있으나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나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아닐까

그런데 김앤장은 돈과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존재가 없으니 얼마나 무서운가

삼각동맹 - 그들만의 리그에 우리는 영원히 관중일 뿐이다

깨지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