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장 더운 날씨 때문인지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하고는' 때문인지
어느덧 꺽여버린 40대의 나이 때문인지
무엇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요즘 만사가 귀찮다
그래서 블로그도 한동안 지나치고 있다
사진작업을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다 보니
블로그에 올릴 사진에 소홀해진다
항상 나 자신을 20대로 알고 지냈다
세상은 변해도 나 자신은 변하지 않는 착각속에서
며칠전 "서태지"에 관한 방송을 보았다
서태지가 72년생이라는 것과
그가 벌써 30대 중반이라는 사실에서
나도 변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나에게 있어 서태지의 "난 알아요"는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그 노래가 좋아서 생긴 것이 아니다
그냥 강렬하게 나의 뇌리에 박혔다
때는 바야흐르 1992년 7월 중순
중부전선 최전방 GOP
장교로 임관하기전에 전방부대에서 소대장 지휘실습이라는 것을 한다
현장에서 소대장의 행동을 직접 보면서 배우는 것
중동부 전선의 경계점이 되는 지역에 위치한 부대
나는 이곳에서 소대장 지휘실습을 하고서는 후방부대를 거쳐
다시 이곳에서 1,2차 중대장 생활을 하면서 군 생활을 이 곳에서 마감하는 인연을 가졌다
소대장 지휘실습 첫날 전날 야간 GOP경계근무를 끝내고 휴식을 취하던 중
노래 소리에 잠이 깼다
내가 소속된 소대는 국방부 심리전단의 방송시설이 같이 있는 곳이었다
적의 대남방송에 대응하는 우리의 대북방송
"난 알아요"를 테이프 앞뒤에 전부 녹음해서 틀어댔다
'도대체 뭔 노래여'라고 중얼거리면서도
다음날 부터는 따라서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거의 열광을 하였다
방송병에게 이게 무슨 노래냐고 물었더니
지금 최고의 히트곡이라고 했다
그해 3월부터 시작된 군사훈련으로 세상과는 담쌓고 지낸지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지냈던 우리에게
쉴새없이 반복되는 "난 알아요"는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그렇게 강렬한 그때의 "난 알아요"
사실 난 아직도 잘 모른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왜 열광하는지
아마도 1992년이 우리에게 너무나 맣은 변화를 주는 시발점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2008년 오늘도 그런 변화의 한 중심축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1992년과 2008년의 변화는 사뭇 다르다
1992년은 새로운 시대로 나가는 변화의 시작이었다면
2008년은 다시 1992년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변화로 보인다
다시 등장한 서태지
그를 통해서 다시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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