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읽기

어른도 그림동화책을 읽어야 하는가

바다오리~ 2009. 1. 4. 01:35

그림동화책

동화책 중에서도 그림이 주를 이루는 동화책

유아들이 주로 보는 동화책이다

어린아이가 성장을 하면서

책에서 그림이 점점 줄어들고

글자가 점점 늘어가는 것을 우리는 정상으로 여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도 자꾸 그림동화책을 보면

우리는 아이의 문해능력을 먼저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것이 우리의 기우에 불과하지 않을까 싶다

 

은진이엄마가 아이들 동화책을 읽어주는 일 때문에

우리집에는 동화책이 항상 있다

공공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이랑, 직접 사는 책들 등으로

가끔 동화책을 보기도 했지만 진중하게 보지는 않았다

그러다 가끔 은진이가 책을 읽어 달라고 하면

가능하면 글자가 적은것으로 몇번 읽어 주었다

 

어제 저녁에 책을 읽어 달라고 해서 같이 보았다

앤서니 브라운의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이 책을 읽고나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지난 번 대만 작가의 오리이야기를 읽고 조금 충격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뭔가 번쩍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표지에는 알라딘유아부문 베스트1위라는 표시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성인들도 꼭 보아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간결하면서도 상당한 의미를 담은 그림들

구구절절한 글보다

몇마디의 글과 그림이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재촉한다

책을 보면서 생각하게 되고

책을 덮고서 더 생각하게 되는 그림동화책

바쁘게 살아가는 어른들이 오히려 그림동화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공원에서 일어난 일상적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만 한가지 사건을 각각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서로를 바라본다는 점이 매우 시사적이다

우리가 흔히 겉모습 만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나쁜점을 일깨워 준다

제일 첫번째는 잘못된 우리 어른들의 행동을 찰스엄마를 통해 보여준다

밖에 나가지 마라, 나쁜 아이랑 어울리지 말아라, 길에서 다른 사람과 말하지 말아라 등등

엄마는 모든것을 의심하고 불안해 한다

그런 불안을 엄마가 아닌 불안의 대상들 시각에서 다시 바라본다

엄마는 공원에 가는것도, 공원을 나서면서도 불안을 안고 살아가지만

찰스는 공원에 가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기대를 하게 되고

스머지아빠는 스머지를 통해 기쁨과 희망을 가지고 돌아오고

스머지는 찰스와 아빠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찰스가 준 꽃을 아빠에게 선물하면서 희망의 끈을 계속 이어간다

결국 소통과 단절이 행복과 불행의 차이가 아닐까

공원에는 나왔지만 모든것이 의심스러운 엄마

그런 엄마의 시야에서 아이가 사라지고 엄마는 아이를 찾느라 호들갑을 떤다

엄마의 호들갑을 뒤쪽 나무를 통해 소리를 느끼게 해준다

스머지아빠는 지금 현실이 우울해 보인다

아마도 실직의 기로에 선 가장의 모습이 느껴진다

그냥 집에 있으면 우울하니까 바람도 쇨겸 아이와 강아지를 데리고 공원으로 간다

거기서 찰스 엄마랑 마주치게 되고

결국 험상궂은 나쁜 사람들로 찰스 엄마의 뇌리에 박힌다 

공원에서 돌아올때는 찰스엄마와는 반대로 희망을 가지고 돌아온다

딸아이와 강아지가 신나게 뛰어노는 것을 보고 자신도 활력을 갖게된다 

찰스는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다

학교 끝나면 학원가고, 학원 끝나면 집에와서 숙제하고, 공부하고

모든것을 가진 것 처럼 보이지만 정작 자기자신은 보이지 않는 삶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스머지를 통해 자기 자신을 알게되고

다시 스머지를 만날 기대를 가슴속에 담아둔다

스머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아이다

자기주변을 단절 시키지 않고 모든것과 소통하는 희망의 끈

결국 세상과 단절하는 우리들에게

스머지는 꽃 한송이로 외치는 것이 아닐까

희망을 가지고 바라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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