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관광

금난새와 함께하는 제주현대미술관 음악회

바다오리~ 2010. 1. 31. 23:12

비가 내리는 주말

다행히 오늘은 비가 그쳤다

지난 수요일 아침 지방신문을 검색하다가 음악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보았다

유명한 지휘자 금난새님이 직접 진행하는 실내악 연주회

제주현대미술관에서 2010년을 맞아 기획한 첫번째 문화행사

미술관 실내공간이 비좁다 보니 관람객을 제한하여 선착순으로 80명이라고 한다

당장 홈페이지를 찾아서 일단 참가신청을 하고

내용이 잘못되어 또 수정을 하고, 대충 참가신청자 헤아려 보니 내까지 50명정도

일단 안심을 했지만, 연락이 오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아마도 미술관측에서 상상도 못한 인원이 참가신청을 하는 바람에 혼란을 겪었으리라

29일 오후에 최종 참가가 확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입사시험도 아닌데 일단 반가운 소식이었다

 

드디어 오늘 오후에 음악회를 다녀왔다

예상과 달리 입구 특별전시장에 작은 무대가 마련되었다

작년 가을에 실내악을 한번 한적이 있기에

지하 전시실에서 할 줄 알았는데 아니다

아마도 관객들을 더 많이 수용하기위해 장소를 바꾼 모양이다

금난새님이 직접 무대로 나와 인사를 하고

오늘 연주할 음악과 실내악에 대해 재밌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어서 연주자들이 등장하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미리 연주할 내용을 파트별로 잠깐씩 연주를 하고

그것에 대한 느낌을 마치 오페라 가수가 노래를 하듯이 설명을 해주었다

첫번째는 콘트라베이스와 바이올린, 첼로로 구성된 로시니의 "현을 위한 소나타 2번"

두번째는 플룻과 바이올린, 첼로로 구성된 모짜르트의 "플릇4중주 D장조"

우선 콘트라베이스를 듣게되어 참 좋았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저음을 내는 악기인 콘트라베이스

있는지 없는지 별로 신경안쓰는 악기가 아닐까

그러나 오늘처럼 흐린 날에는 콘트라베이스의 낮은 음은 한없이 멀리 전달된다

쇠줄이 떨리는 징징하는 낮은 소리가 가슴을 파고든다

 

고3때 악대부를 하던 친구가 원래 트럼펫을 불었는데 폐에 문제가 생겨 악기를 그만두었다

이미 고3이 반이나 흘러간 여름방학

공부를 하기에는 늦은 시기라 여러가지 고민을 하다가 콘트라베이스를 선택했다

아마도 하는 사람이 적어서 아닐까

몸도 작은 친구가 자기몸보다 큰 콘트라베이스를 들고 버스를 타느라 고생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콘트라베이스를 보면 항상 친근감이 든다

그리고 콘트라베이스 특유의 낮은 음이 좋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항상 자리를 지키고 묵묵히 열심히 하는 그런 사람처럼

 

오늘 첫번째 연주에서는 오케스트라 뒤에서 자리만 지키던 콘트라베이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첼로처럼 하려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뒤지지 않는 멋진 솜씨를 발휘했다

콘트라베이스가 주인공이 되는 음악도 있구나싶어 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두번째 플룻은 일본에서 자라 파리에서 활동하는 음악가가 올라왔다

남자가 플릇을 부는 것도 참 오랫만에 보는 것 같다

대부분 플릇은 여자들이 많이 부는데

금관 중에서 얇은 입술이 필요한 플릇을 남자가 불려면 상당히 섬세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모짜르트 음악은 언제나, 어디서나 들어도 항상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너무 편안한 나머지 졸게 만든다

따뜻한 실내의 열기에 묻혀 은진이는 존다

끝나고 왜 졸았냐고 물으니 자장가처럼 들렸다고 한다

앵콜곡으로 2악장을 다시 들었다

플릇이 독주를 하고 바이올린과 첼로가 뒤를 받쳐주는 우수에 찬 분위기

만약 오늘이 가을이었으면 이곡을 들으면서 지나간 애인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단 두곡을 연주한 한시간 정도의 짧은 연주회였지만

음악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정말 좋은 연주회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 최고의 지휘자인 금난새님이 직접 연주곡을 설명해주고

작곡가가 음악을 만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재밌게 설명을 곁들여 준 것이 너무 좋았다

그냥 듣고 마는 것이 아니라 관객과 연주자가 서로 교감을 하고

음악을 통해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항상 좋은 행사로 도민들을 즐겁게 해주는 현대미술관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오늘은 연주회에 집중하기 위해 사진을 찍지 않았다. 연주자에게 방해가 되므로 하지 말라는

주최측의 당부도 있고해서, 그리고 끝날때 행사 분위기를 전하고자 한장 찍었다>>

 

               두번째 연주를 위해 곡 설명을 하고 있을때 카메라만 머리위로 들어서 찍었다

                                      아마 감도를 1200정도에 두었을 것이다

첫번째는 앉아서 연주를 했는데, 연주를 들어본 금난새님이 뒤에계신 분들이 연주자를 볼 수 없다고

두번째는 서서 연주를 해달라고 해서 이렇게 얼굴을 그림에 담을 수 있었다

연주내내 관객을 위해 세심한 관심을 가지는 마음이 참 고맙다

특히 오늘은 무대도 없어 맨 앞줄 외에는 앞사람 뒤통수만 보였다

                                   행사팜플렛 - 앞장에 좌석 번호가 붙어있다

                         며칠전에 오픈한 김성호님의 유화작품이 배경으로 깔렸다

 

 

                                 연주자 뒤에걸린 김성호님늬 새벽을 주제로한 유화작품

                모짜르트의 실내악 2악장을 들을때 이 그림과 플릇연주자를 같이 담아보고 싶었다

                   비내리는 새벽 아침의 버스와 우수에 찬 플릇의 음색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연주자와 현대미술관 관계자 기념사진 - 들어갈 수가 없어 먼 발치에서 금난새님 얼굴이라도

왼쪽이 2nd바이올린, 1st바이올린(뒤통수에가렸다), 관장, 금난새님, 콘트라베이스, 뒤통수옆 첼리스트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기획전시실 - 우리 가족이 제일 좋아하는 공간

                            오늘도 여기서 연주회를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무대가 구분되어 좋은데, 아마도 여기보다 특별전시실이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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