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가파도에 가자고 미리 예고를 했었다
지난 주 청보리축제 기간에는 사람들도 많이 몰리고 어머님도 내려오시고 해서 못가고
이전 주 은진이 엄마도 쉬는 토요일이고 은진이도 놀토여서 가기로 했었다
막상 토요일 아침이 되자 하늘이 흐려지고 비가 내릴려고 한다
예보는 일요일부터 온다고 했는데
은근히 뱃길이 걱정되어 가기가 싫어진다
"일단 가기로 했으니까" 은진이 엄마가 강력하게 주장해서 서둘러 짐챙겨 집을 나섰다
8시40분 모슬포항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대합실이 복잡하다
마라도배편은 탑승객이 없는데 모슬포는 줄이 줄줄줄.......
9시 배를 탈려면 표를 받아야하는데 줄때문에 걱정도 되고
흐린날씨와 바람으로 은근히 걱정이되어 "가지 말자고"은진이 엄마를 설득하지만 완강하다
은진이랑 나는 은근히 겁이 많아 배타는 것을 겁낸다
은진이는 가지 말자는 내말에 동의를 하는데 은진이 엄마는 완강하다(원래 겁이 별로 없다)
시간이 촉박해지자 사무실 한쪽을 열어 두줄로 배표를 구입하도록 해줘서 시간내 구입을 하고 배를 탔다
토요일 아침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 배편을 조정하여 큰배로 바뀌었다고 한다
다행히 배가 커서 안심이 된다
몇해전 여름 마라도 갈때 탔던 삼영호 작은배가 아니고 그보다는 한 서너배 크다
이층으로 구성된 배는 내부도 깨끗하고, 선실에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진행 방향을 보여주어 안심이 된다
1층 선실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고 2층으로 올라가니 갑판에 사람들이 있고 선실에는 별로 없다
모슬포항을 떠나면서 먼 바다를 보니 생각보다 파도가 약하다
슬슬 안심이 되고 사진이나 찍어볼 요랑으로 렌즈를 결합하고 전원을 넣는 순간
이상한 글자가 화면에 나타난다 - 메모리카드가 없단다
이럴수가 아침부터 웬지 가기싫어서 미적미적 거리다 부랴부랴 나온 덕분에
PC로 사진을 옮기면서 꺼내둔 메모리카드를 책상에 그냥 두고나온 것이다
카메라가방에는 예비 카드가 있지만, 요즘은 카메라 가방은 두고 작은 가방을 들고 다니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
하는 수 없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삼영호(정원97명, 마라도갈때 두번다시 안타기로 마음 먹었다. 파도타기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적극권장)
가파도 왕복 어른기준 8천원
21삼영호(정원400명은 될듯, 마라도가는 배가 가파도 손님이 많아서 지원 나옴)
가파도 왕복 어른기준 1만원(2천원 차이가 엄청나다)
2층 갑판에서 은진이랑 은진이엄마(가파도에서 나올 때 찍은 사진)
구름에 덮힌 산방산과 송악산을 옆으로 하면서 가파도로
가파도 상동항에 접근중인 21삼영호
아침부터 올래꾼들로 항구가 번잡하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청보리밭이 펼쳐진다
가파도 돌은 제주도와 달리 현무암이 덜 보이고, 단단하다
예쁘게 포장한 보리밭길(작년에 서귀포시에서 만든 길)
이건 아니지 않은가 싶다
청산도처럼 그냥 흙길과 돌담이 어우러진 보리밭길을 기대했는데
동네 체육공원 달리기코스 같은 느낌의 산책로가 불편하다
독일 사람들은 걷기편하게 차 다니는 바퀴를 제외한 가운데를 걷어내어 흙길을 복원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흙을 덮고있는 것이 아쉽다
찾아보니 이렇게 흙길도 있다
비가오면 질퍽하고, 마르면 퍽퍽하게 먼지 날리는 이런 길이 좋다
가파도를 뒤로하고 11시25분배로 나온다
선장실을 들여다 보니 모니터에 전자 지도로 항로가 표시된다
가파도는 점점 멀어진다
가파도가 멀어지는 만큼 내 마음은 점점 안심이 된다
이제 땅이다
가파도청보리축제 기대도 많았지만 그만큼 실망도 크다
딱히 뭔가를 할 거리가 없어 보인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뭔가가 있기는 한데
아직 뚜렷한 뭔가는 아닌 것 같다
청보리축제는 축제로서 의미가 약해 보인다
왜냐하면 축제는 거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청보리축제는 그냥 청보리밭을 걷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차라리 보리수확시기에 축제를 하여
보리이삭 구워먹기도 하고 보리도 구입해 가기도 하고
보리로 밥도 지어서 먹고, 보리빵도 만들어서 먹는 등등
다양한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축제라 할 수 있는데
지금의 청보리축제는 그냥 청보리밭걷기에 지나지 않는다
좀더 근본적인 고민을 통해 가파도를 매력적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그리고 가파도 들어가는 배편의 문제점 하나
운임을 모슬포에서 왕복으로 지불하지 않고 편도만 지불하고
가파도에서 나머지 편도요금을 지불하였다
모슬포에서는 카드로도 구입이 가능하지만
가파도에서는 현금만 지불이 가능하다
아마도 가파도 주민들 편익 증진을 위해 가파도 주민들에게 매표업무를 위임한 것 같지만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우도, 마라도, 비양도 모두 들어갈 때 왕복운임을 다 낸다
그런데 왜 가파도만 편도만 하는지 이해가 안되고
가파도에서는 왜 현금만 고집하는지 그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족단위로 들어가면 편도요금만 몇만원이 된다
그렇다고 현금영수증을 발부하는 것도 아니고
이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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