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바쁘게 주말을 보내느라 극장도 가지 못했다
다행히 5월에 접어들면서 여유가 생긴다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이 주중에 끼어 한결 여유롭다
어린이날 시작을 알리는 수요일 저녁
다음날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로운 저녁시간 극장에 들렀다
무엇을 볼까?
은진이엄마는 체포왕을 보자고 하고
나는 위험한상견례를 보고 싶었는데 너무 늦었나 벌써 내렸다
체포왕을 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중훈을 오랫만에 스크린에서 만난다
능글능글한 형사역에 딱 제격인 박중훈
투캅스가 워낙 강렬해서
투캅스의 잔상이 아직도 박중훈을 맴돈다
체포왕에서 박중훈은 이제 나이가 들어 투캅스의 안성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선균은 박중훈과 다르다
세상이 변해가는 모습을 영화에서도 보여준다
체포왕
그냥 웃고 즐기는 영화이면서
내면에는 감독의 사회풍자가 숨어있다
현재 경찰청장이 서울청장으로 재임당시 서울청 관내 경찰서 별로 실적으로 몰아치던 분위기
강북지역의 현직경찰서장이 실적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옷을 벗고
결국은 경찰대와 비경찰대 출신간 싸움이라는 이상한 흐름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사건
아마도 거기서 모티브를 잡았나 보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다
그냥 재미있게 보고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서면 된다
그런데 체포왕을 보고 영화관을 나서는 기분은 그리 밝지 못하다
감동을 주기위해 선택한 마지막 피해자의 아픔이 너무 가슴시리다
우리 사회의 아픈구석을 콕 찌르는 바늘처럼
아마도 감독의 의도도 이것이 아니었나 싶다
한번 가슴에 시리도록 뜨끔해봐라
이선균이 박중훈에게 실적주의를 빗대어 극중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성범죄는 점수가 낮아 취급 안한다며"
체포왕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이게 아닌가 싶다
사람들의 가슴을 예리한 칼로 도려내는 아픔을
실적이라는 성과에 매몰시켜 아무일도 아닌것처럼 무시해버리는 현실을
그리고 영화는 지난 겨울 추위속에서 촬영을 한 모양이다
정말 추웠던 지난 겨울에 출연자와 스탭 모두의 고생이 눈에 선하다
모진 추위를 견뎌내고 스크린에 올린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박중훈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 힘들어 보인다
이선균의 처절함이 이제 박중훈에게서는 안 보인다
임원희 - 신들린 연기가 아닐까
다찌마와리로 어느날 갑자기 스크린에 등장한 사나이
부리부리한 눈과 목소리
울면서 웃기고 웃으면서 울리는 연기
체포왕은 특별출연이라고 하는데
영화를 살리는 최고의 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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