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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봉봉자매와 함께한 평화축전 하프마라톤대회

바다오리~ 2005. 5. 15. 18:09
일어나기 싫은 잠을 뒤로하고 일어나긴 했는데
날씨가 추워서 한번 더 이불속으로.....잠깐 들어갔는디
에궁 시간이 벌써 여덟시를 지나고 있네
1등으로 경기장 도착한다고 큰소리 쳤는데
이러다간 제 시간에 가기나 할 수 있을까
후다닥 세수하고 머리감고 가방들고 운전하면서 김밥먹으면서
(참고로 여러분 밥은 꼭 드시고 경기에 임하세요)

제주바다, 달리며노래하며, 파도님 벌써 오셔서 천막차지하고
사랑해, 달리는철인 현수막들고 오고 제법 경기 분위기 나네요

오늘의 빅 이벤트 "풍선메달고 달리기"를 위해 준비물 도착하고
황야의오리님 꼬리에 풍선메고 뛰었는디 풍선이 뜨질안네요
결국 이벤트는 포기하기로 결정
대신 줄 맞춰서 경기에 임하기로 함

드디어 출발선에 정렬하고
선두에 칼바람, 용맨
달리며노래하며, 설경구
사랑해, 황야의오리
달리는올빼미, 나무기둥(서울서 경기참가)
파도, 써니런
김충희, 울트라춘
꼬꼬천사, 따치, 달리는철인
이렇게 정렬한거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뒤통수에 눈이 없어서

제주바다님은 열심히 찍사하고

드디어 스타트
보무도 당당히 이열종대로 경기장을 통과
일단 10KM주자 반환점인 5키로 까지 발맞추고 가기로 함
즐겁게 옆사람과 얘기 하면서 대략 6분페이스로 달리면서
5키로 반환점에서 꼬꼬천사, 황야의오리, 파도, 울트라춘과 헤어지고

하프 반환점까지 계속 발맞추고 가기로 하고
뛰면서 소리 지르고 "제주 런클 힘!"
이호 해수욕장 지날 무렵 하프 선두주자 벌써 턴 해오고
혼자 뛰어나간 달리는철인 4위로 선두 바짝추격....힘!
좀 있으니까 함봉실선수를 비롯한 남북 여성주자들 힘차게 뛰고
우째 봉달이랑 남자 선수들은 10키로만 뛰더만
선수들 답게 힘차게 잘 뛰더군요.....힘!

드디어 하프 턴지점 직전 10키로지점 58분 56초
달리는올빼미님이 15키로 지점에서 각자 치고 나가자고 해서 그러자고 함

턴하기전까지는 우리가 꼴찌 였는데
이제는 우리가 하나씩 제치면서 선두(?)를 추격하기 시작함
천천히 달리니까 푸른 바다도 보이고
손 흔들어 주시는 사람들 밝은 얼굴도 보이고
"통일"이라고 쓴 꼬맹이의 플랭카드도 보이고
비행장에 뜨고 내리는 비행기 바퀴도 보이고
참 보이는 것도 많네요
평소에는 뭘 그렇게 열심히 달렸느지
아무것도 보지 않고 달린거 같은데

드디어 15키로 지점 용담동 횟집거리
이왕지사 계속 줄맞춰서 골인하기로 하고
더 열심히 "제주 런클 힘" 한번 외치고
어 그런데 사람들이 얼마 없네

이시점에서 지금까지 생존자
달리며노래하며, 설경구
달리는올배미, 용맨
나무기둥, 써니런
따치님 여기서 그만 나온배를 어쩌지 못하고

이시점에서 일단 탈락한 사람
칼바람, 김충희, 사랑해
(사랑해님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안부묻고,
동반주 계속해 말어 코치하고, 제일 열심히 입으로 달리셨는데
어느순간 그 목소리가 안 들리더만, 사라지셨네요)

용담애서 공항으로 고갯길을 올라가는 용맨 숨소리 거의 쇳소리에 가깝고
마지막 3키로 힘 한번 외쳐주고
그 와중에도 2시간내에 완주해야 된다고 시계보는 용맨
그래 용되라!

드디어 경기장 입구
잘 오던 달리는올빼미 뒤로 잠깐 쳐지고
다시 정렬
끝까지 생존한 6인의 제주런클 용사
이열종대로 경기장 트랙을 들어서는 순간 힘차게 외칩니다
"제주 런클 힘!!!!"
다시 코너 돌면서 "제주 런클 힘!"
제주마라톤클럽 선수들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다시 코너 돌면서 "제주 런클 힘!"
경기장 밖으로 나가던 북한 선수, 응원단 손한번 흔들고

아니 이게 뭐야
기자들 열심히 카메라 들이되고
우리는 봉봉자매도 아닌데 우리한테 카메라 그냥 들이되고
신나네 또 한번 "제주 런클 힘!"

드디어 골인
다들 방심한 틈을 타고 그 순간에 한발 앞서서 골인하는 선수
제주런클 1등 "달리며노래하며"
(본인이 꼭 이렇게 써달라고 해서)

조금있다 따치님 들어오고
김충희계장님 들어오고
칼바람은 경기장 밖에서 해물파전 먹을때 들어오고

10키로 주자들도 열심히 달리셨답니다

황야의오리님 패이스메이커로
꼬꼬천사님 훌륭하게 첫 10키로 완주하시고
내친김에 해물녹두파전 한 오십판 이상 그냥 구워버리시고
파도님 사무실 바빠서 먼저 빠라바라밤하시고

런폴님 뛰고 싶어도 못뛰는 애틋한 심정으로
경기장 경비는 안하시고 런클 천막 열심히 지켜 주시고
제주바다님 우리 사진찍으랴, 봉봉자매 사진찍으랴
제주바다님 좋은거 건졌으면 한장 주시고요

재밌는 하루 였습니다
이렇게 같이 뛰는 것도 정말 재밌네요
언제 다시 이런 달리기를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다음달 한라마라톤에서는 이렇게 되기 힘들거 같기도 하지만
이렇게 하느것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우리 클럽을 제주시민들에게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남으셔서 뒷바라지 해주신
써니런님 가족, 따치님 가족....정말 감사드립니다
귀중한 휴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희생해 주신 봉사정신 정말 감사합니다

귀중한 하루 였습니다....감사합니다
출처 : RUNNERS CLUB
글쓴이 : 설경구 원글보기
메모 : 2003년 제주평화축전 마라톤(이봉주, 함봉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