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살이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바다오리~ 2005. 6. 23. 22:23

오늘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별들이 줄줄이 나와서 사건개요를 설명하고

때로는 부연설명을 하기도 했다

과연 그들이 별을 달고 그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나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별이 필요한가

그 직책에 장성이 꼭 보직되어야 하는지 의문이 간다

영관장교가 전문성을 가지고 하면 될걸

 

여하튼 오늘 수사결과 발표는 슬픈 코미디다

육군 수사단과 살아남은 병사들은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보이고

유가족들은 자기 자식 감싸기에 급급한 느낌이 든다

가슴이 터지는 유가족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들의 피끓는 가슴을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감정에 치우쳐서 수사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차분히 사건을 분석하고

사실과 과학적인 추론에 의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가해병사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문제가 무엇인지를 밝혀야 한다

그래야 먼저간 젊은이들이 죽음이 헛되지 않고

그들로 인해 제2, 제3의 사건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도 있었다

참으로 황당한 것은 가해병사와 초중학교 동창이라는

동료병사는 친구라는 가해병사를 정신적 결함을 가진 사람으로 치부했다

자신이 속한 부대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구타, 가혹행위, 언어폭력등이

없는 화기애애한 부대라고 했다

 

믿을수 없는 증언 들이다

사람의 눈동자를 보면서 사람을 총으로 쏘아 죽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수인의 사람을 수류탄과 소총으로 죽인다는 것은

대단한 결심과 그 어떤 분노가 내재되지 않는한 어렵지 않을까

그러면 그와같은 일을 결심한 병사가 단순히 우발적인 심정에서

욱하는 기분에 그랬을리 만무하지 않을까

왜 그런 사건을 결행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지 않을까

 

또한 현장으로 부터 수키로 떨어진 곳에서도 폭음과 총성을 듣고 조치를 했는데

같은 현장에 있던 초병들은 왜 대응이 없었는지

심각하게 조사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은 일반 초병과 달리

최전선에서 적과 대치하면서 언제든지 즉각조치가 가능하도록 훈련된 병사들이다

자다가도 총성에 일어나서 즉각적인 상황조치가 가능하도록 단련된 병사들이

아무도 대응을 하지 않았는가

가해병사가 수류탄과 탄약을 다 소모한 후 경계초소로 돌아간 후에서야

숨어있다가 나왔단 말인가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대충 얼버무리고

가해병사의 정신적인 결함에 대해서는 그렇게 자세하게 말할수 있나

 

이번 사건은 결코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10년이 지난후에 "그때는 이래서 이렇게 말했는데

지금 와보니 후회가 된다"

이런식의 "그것이 알고싶다"류의 코미디가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오늘 수사결과 발표를 보면서

가슴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부모님 얼굴이 눈에 선하다

바로 가해병사의 부모님들이다

그들은 자식의 잘못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을것이다

숨죽여 피눈물을 가슴에 쏟아내고 있으리라

가해자라 하더라도 인권을 유린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오늘 오후내내 동료였던 병사들과, 유가족들은 가해자라는 이유만으로

가해병사의 인권을 국민 앞에서 유린하고 말았다

육군은 수사를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해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했어야지

유가족들 기분 달래주려고 여론재판을 해서는 안된다

 

한사람의 잘못된 우발적인 행동으로 몰아 세우지 말고

시스템의 문제를 파헤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더욱 더 큰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왜 쏘았는가, 이것에 집착하지 말라

왜 총을 들었는가, 이것을 파헤쳐야 한다

한 병사의 우발적 행동으로 국한하여

지휘책임을 면한 높으신 양반들이 과연 행복할까

육군총장이 자리를 내 놓고 문제를 파헤치지 않는한

이번 사건은 과거 20년전의 사건과 모든것이 동일해 질수 밖에 없다

'일상 > 세상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화  (0) 2005.06.27
사노라면  (0) 2005.06.25
동문서답  (0) 2005.06.21
인터넷 족쇄  (0) 2005.06.14
앞만 보고 달리지만 말자  (0) 200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