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시작된 태풍 "맛사"의 몸부림이 오늘 하루종일 극에 달했다
중국으로 가느라고 제주도에는 비 한방울 안뿌릴 거 같더니
오늘 하루종일 시원하게 뿌려주고 이제는 물러 간거 같다
덕분에 우리집 텃밭에도 물기가 촉촉하고
한 며칠 물 안주어도 걱정이 없어 좋다
사진에 나온 하천은 구제주와 신제주 경계쯤에서 흐르는 "한천"의 중류 모습이다
우리집에서 조금 내려가면 신제주와 구제주를 연결하는 새 도로인 연북로가 있다
바로 연북로 다리위에서 촬영했다
제주도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이라 일년내내 물이 흐르지 않는다
다만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잠시나마 급류가 되어 흘러 내려간다
이것도 잠시 비 그치고 하루정도 지나면 다시 바닥이 드러난다
한천은 한라산에서 시작된 물이 중산간 오라골프장 옆으로 해서
그 옛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방선문"을 지나면서 절정을 이룬다
깍아지른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어우러진 방선문은 이름 그대로
신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그래서 옛날 제주에 온 목사들과 유생들이 풍류를 즐기고
시를 지어 기암괴석에 음각을 해 놓은 곳이다
이곳은 제주를 대표하는 "영주십경"의 한 곳이기도 하다
한천은 방선문에서 멋진 모습을 자랑하고
제주교도소를 지나 오등동 농촌연구소를 마지막으로 제주시에 이른다
제주시 종합경기장을 옆으로 돌면서
마지막으로 기암절벽의 자태를 뽐내고는 우리 눈에서 사라진다
원래는 경기장을 휘돌아 탑동 서쪽끝 라마다호텔 옆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장을 마지막으로 지하로 몸을 숨겨버려 모습을 볼 수 없다
하천을 덮어버리고 집을 짓거나, 도로를 개설하는 개발의 시대를 껵느라
지금은 모습이 온전하지 않다
그나마 한천의 반대편 탑동 동쪽끝을 흐르는 산지천은
이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천도 다시 복원 된다면 시민들의 삶이 더욱 윤택해지지 않을까
사람과 물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흐르는 물을 접한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많은 안정과
도시 환경에 많은 긍정적인 요소를 제공해 주지 않을까
비오는 날 오랫만에 물흐르는 소리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