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살이

사무실 호접란이 다시 꽃을 피웠다

바다오리~ 2010. 7. 23. 14:33

2009년 8월 정년퇴임하는 교수님한테 들어온 호접란

우리 사무실에 주고 가셨는데

잘 자란다

보통 호접란은 행사때 맞춰 꽃을 피워서 오기 때문에

꽃이 지면 끝이다

그래서 그해 9월에 화분을 분리했다

큰 화분 하나가 왔지만

사실은 작은 화분을 여러개 모아서 하나의 화분으로 만들었다

작은 화분 하나에 한촉씩 들어간 호접란마다 꽃이 한두개 피었다

5개로 분리된 화분을 사무실 동료들에게 하나씩 주었더니

대부분 겨울을 나지 못하고 그냥 시들어 죽었다

그나마 내가 키운 녀석은 끝까지 살아남았다

꽃보다는 잎이 두툼하고 초록이 진해서 선택했는데

역시 꽃을보고 골라간 것들 보다 오래산다

 

2010년 1월 한겨울에 한송이 꽃을 피워 정말 신기하고 대견했는데

이번 여름에 또 다시 꽃을 피웠다

그냥 생김새가 예뻐서 버리지않고 키우고 있었는데

어느날 죽은 줄 알았던 줄기에서

새로운 싹이 움트기 시작하더니

꽃망울로 커지고

드디어 7월초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7월9일 첫번째 꽃이 피고

이어서 13일쯤 두번째 꽃도 마저 피어났다

참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겨 기쁘다

그냥 묵묵히 물을 주기만 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꽃으로 보답을 해주니 마냥 기쁘다

 

무릇 생명이란 이렇게 질긴 것이 아닌가

우리가 쳐다보고, 보듬어 주면 반듯이 보답을 하는 자연의 생명들

보잘 것 없어 보여도 허투루해서는 안될 것들이다

더위에 지치는 요즘 호접란 때문에 활력을 얻어 즐겁다

지금도 두개의 꽃 사이로 새로운 싹이 조금씩 자란다

또 다른 희망을 보여주는 호접란이 예쁘다

 

 

                                                                       7월 9일 먼저 핀 꽃

                                    며칠 뒤 13일쯤 핀 꽃 - 9일부터 14일까지 휴가여서 정확히 모른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생김새가 서로 다르다

꽃잎 밑판이 먼저 핀 녀석은 하나고, 나중에 핀 녀석은 둘이다

처음에는 하나가 떨어져 나간줄 알고 책상위에 떨어진 꽃잎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하나였다

하도 신기해서 인터넷에 사진을 검색해보았다

암수구분이 있어 다른가 싶었는데

대부분 이런 두종류의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춘란은 생김새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호접란은 춘란처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래도 나는 자꾸만 이녀석이 돌연변이가 아닐까 의심된다

춘란으로 치면 완전 대박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