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살이

김수환추기경님을 생각하며

바다오리~ 2016. 4. 13. 20:03

413국회의원 선거일

투표를 마치고

흐린 하늘만큼 우울한 마음

마침 김수환추기경님의 생가가 군위에 있다는

경상북도 관광안내도를 보고 길을 나섰다

중앙고속도로로 달리니 집에서 40분 정도


생가 주변은 온통 공사장으로 어지럽다

생가 주변을 공원화하는 것인지, 길을 내는 것인지 모를 공사로

하여간 도착했는데

내가 생각한 곳이 아니었다


어지러운 세상

추기경님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을려고 했는데

일단 여기는 생가가 아니다

그냥 5살부터 7년간 살았던 곳일 뿐이다

다만 추기경님은 여기서 큰형을 보면서 신앙에 대한 생각을 하셨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어쨌거나

요즘처럼 혼란스런 세상에 어른이 안 계신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기댈 마지막 보루같고

최고 권력자는 그래도 눈치를 봐야하는 그런 힘있는 어른이

종교를 떠나 (나는 천주교인도 아니다, 불교를 따라갈 뿐이고, 엄밀히 무교다)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른이 지금은 안 계시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추기경님이 그리운 모양이다


조용히 생각에 잠기고 싶었는데

참 아쉬웠다

거창한 집을 원한 것도 아니고

그저 호젓한 외딴집을 원했는데 공사중이라

다음에는 잘 정리가 되어

그곳에 가면 잠시 생각에 잠길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