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싱글라이더 - 슬프도록 아름답다

바다오리~ 2017. 2. 26. 02:46

싱글라이더(Single Rider)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가 출연하는 영화

예고편을 보면서 이병헌이 이번에는 또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했던 영화

개봉이 되면서 드디어 극장을 찾았다



오프닝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흔치않은 장면이 나온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고은


통상의 오프닝 크레딧과 다른 시 한편이 가장 먼저 올라온다

이건 뭐지?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이 시가 가진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1시간37분동안 상영되는 영화를

단 세줄의 시 한편이 모든 것을 압축한다

시가 가지는 함축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그가 사라졌다
그에게서 모든 것이 사라졌다
증권회사의 지점장 강재훈(이병헌).
안정된 직장과 반듯한 가족, 나름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했다.

어느 날 부실채권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는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난다.

그러나 다른 삶을 준비하는 아내 수진의 모습을 보고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돌연 자취를 감추는데...

완벽한 가정, 사라진 남편, 아무도 몰랐던 그의 충격적 진실이 밝혀진다.



영화 소개에 나오는 줄거리

그냥 보고 대충 그림을 그리고 갔는데

가장 충격적인 결말을 보여준 "유주얼 서스펙트"보다 더 강하다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를 쓸수 있었나, 누구야? 감독은 또 누구야?

엔딩 크레딧에 올라온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학협력단 시나리오기획팀"

이거 뭐야?

감독은 이번에 첫 장편 상업영화를 한 신인이라는데

이주영



2009년 한예종에 입학해서 이창동감독께 배우고

시나리오를 연구하고 기획하고 이창동감독한테 13번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리고 무심결에 뱉은 한마디에 이창동감독이 오케사인을 낸 것이

바로 그 반전이라는데

이건 영화를 꼭 봐야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이주영감독은 한예종에 입학하기전에 광고쪽 일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영상이 정말 아름답다

어떻게 보면 소형디지털 카메라로 거칠게 찍은 둣 하면서도

화면 한장 한장이 정말 아름답다



영화는 눈물나게 슬픈데, 영상이 너무 아름답다

시드니를 배경으로 재훈과 지나 그리고 치치가 함께 한 이 영상이

아름답지만 왜 슬픈지, 영화를 보면 알게된다


특히 마지막 엔딩 영상은

풍경은 너무 아름다운데 사연이 슬퍼서 그냥 눈물이 난다

호주의 남쪽끝 테즈매니아 해안의 절벽위에 홀로 남겨진 재훈



이 영화를 보면서 두번 콧날이 시큼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지나가 오열하는 장면에서

그리고 강재훈의 상황을 확인하는 순간

첫번째는 그 아이가 내 아이 같아서 너무 슬펐고, 분노했다

두번째는 이 시대 가장들이 내몰린 현실이 너무 슬퍼서



사실 이 영화는 삶에 대한 처절함을 보여준다

무엇이 올바른 삶인가

가족을 위하는 삶이 무엇인가

삶에서 이익은 어떻게 추구하는 것이 옳은가

등등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하고 질문한다


나는 지금 이 순간 잘 살고 있는가?


집에 와서 다시 예고편을 보는데 울컥한다

영화를 보기전에는 예고편을 보면서도 전혀 들지않았던 감정인데


영화를 보고난 순간 감정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싶다

영화속으로 나의 감정도 들어갔나 보다



이병헌 - 말이 필요없는 배우다. 전율이 느껴진달까

내부자들에서 보여준 능글 능글한 연기

마스터에서 보여준 사기꾼의 모습

이번에는 전형적인 금융맨의 모습

얼굴이 그냥 확 달라진다. 그런데 전작의 느낌이 전혀 묻어나지 않고

원래 자신의 모습, 말투, 눈짓이 드러나지 않는다

회사원 모습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이병헌의 모습같지가 않다



호주로 날아 온 이병헌의 모습은

우리가 익히 알던 조각남 이병헌 원래의 그 모습 같은데



내면의 처절함을 대사도 별로 없이 그저 얼굴로 보여주는 모습이

그동안 알던 이병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멋있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공효진의 이 모습

한국에서 남편 뒷바라지를 하던 그냥 아내에서

이제는 당당하게 자기 자신으로 우뚝서서 걸어가는 저 모습

아내에서 한 사람의 성인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내면을 표현하는 연기

감독이 요구한 것도 그것이라는데

멋있게 표현한다

시드니오페라하우스를 향해 당당하게 걸어가는 저 모습

싱글 라이더에서 수진의 모습 중 가장 멋진 장면이 아닐까



이건 뭐야 싶은 장면

강아지는 왜?

이 강아지 엔딩크레딧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배우다

쿠키는 본명이고 영화에서는 치치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다들 모르고 그냥 지나친다

쿠키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그럴 것이다~~^^


한 편의 아름당운 광고 영상을 보는 듯한 영화

그러나 그 속에 펼쳐지는 대사들은 하나하나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인가.........


어차피 한번뿐인 인생

힘들어도 가족들이 함께 희노애락을 같이 하는게 힘들어도 추억이 아닐까

결국 서로가 공유할 추억이 없다면

한 집에 있어도 서로가 불편하고 남이 된다


싱글 라이더

바이크를 둘이서 탈 수는 없잖아, 그럼 당연히 싱글 라이더지

더블 라이더라고는 하지 않잖아

그럼 왜 싱글 라이더라고 제목을 달았을까?

아마도

인생은 홀로 달려가는 싱글 라이더가 아닐까

부부라고 해도 엄연히 서로 다른 독립된 하나의 객체이므로


PS. 그리고 이 영화 제작자가 하정우라고 한다. "퍼펙트스톰영화사"

내가 제일 좋아하는 "퍼펙트스톰" 영화 제목과 같아서 더욱 반갑다

시나리오 보고 제작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창동 감독은 한예종 교수로서 이주영 감독과 함께 고민하고

하정우는 동생과 함께 제작으로 고생한 영화

흥행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이 영화는 반전이 중요한데 관객들이 그 반전을 얘기해버리면

굳이 볼 의미가 없어진다. 그래서 스포일러주의를 촉구하는 배우들의 영상도 있다

영화 내용은 꼭 극장에서 스크린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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