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살이

변화의 흐름에서

바다오리~ 2005. 7. 5. 12:04

어제 서울을 다녀왔다

아침에 올라가는 비행기에서 낯익은 분이 옆에 앉았다

민주노동당 김혜경대표님 이었다

그제 제주도에서 당원교육이 있어 내려 오셨다가 올라가는 길이란다

단촐하게 다니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다른 정당의 대표님들과, 의원님들도 그저 평범하게 다녔으면 한다

황석영님의 "손님"이라는 책을 보고 있었는데

그 책에다 사인을 부탁했었다

그냥 웃으시면서 명함을 한장 주셨다

제주-김포 비행기는 종종 연예인들과 같은 자리에 앉기도 하지만

댄스가수들은 나도 모르는지라, 그리고 요란스러워 모른척한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의 대표와 같이 시간을 보낸것이 너무 즐거웠다

민주노동당 힘!!!!!!!!!!!!!!!!!!!!!!!!!!!!!!!!!!!!!!!!!!!!!!!!!

 

상쾌한 기분과는 달리 서울의 공기는 여전히 텁텁하다

그래도 사람냄새가 나고 활력이 있어 좋다

지하철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도 처음에는 좋다가 저녁무렵이면 싫어진다

나의 서울생활은 하루면 족한 모양이다

 

동대문에서 교육을 마치고 인사동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그냥 구경도 할겸해서

국립의료원, 평화시장, 청계천, 종묘, 인사동으로 한시간을 걸었다

도중에 청계천 복구공사 현장을 일부 보았다

청계천 복원이라기 보다는 하천정비가 아닐지

바닥에는 콘크리트로 마감하고, 옆에는 바위로 방벽쌓고

이왕 복원하는거 생태환경을 고려해서 하면 좋을걸

아쉬운 모습이다

 

인사동

2003년도 동아마라톤이후 2년만이다

그새 많이 변했다

길가에 집들도 번듯하게 빌딩으로 탈바꿈하고

한결같이 비슷한 기념품만 취급하는 기념품가게로 통일된 느낌이다

쇼핑몰도 하나 생기고

깨끗해 보이고, 단정해 보이기는 하나

뭔가 빠진거 같고, 우리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제는 굳이 가보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작년 일본에 갔을때 교토역을 보고 느낀 심정과 같다

옛스러움과 정취를 기대하고 교토에 들어서는 순간

무지막지하게 큰 유리빌딩의 교토역이 주는 위압감

새로운 시대를 향한 시의 정체성 표현일지는 몰라도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었다

지금 우리의 서울도 이런 혼란이 아닐런지

서울시의 발전적인 정체성은 종로가 아닌 다른곳에서

충분히 펼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울시 전구역이 똑같다면 누가 오고 싶어할까

 

예나 지금이나 인사동에서 변하지 않는 모습이 하나있다

안국동쪽 끝자락에 있는 "대성"사옥이다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그 모습이 꼭 바람앞에 촛불같다

저 회사마저 인사동을 떠나는 날이면

그곳에는 대규모 쇼핑몰이 들어서 인사동을 코엑스몰로 만들어 버리지 않을까 싶다

제발 그런날은 오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의 모습만이라도 계속 간직한 인사동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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