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읽기

즐거움을 주는 책과 노여움을 주는 책

바다오리~ 2006. 9. 26. 21:06

지난 일요일 스포츠경영관리사 2차 시험을 치루고

허탈감과 허무함을 달래고자 손에 잡은 책 두권

한권은 즐거움과 기쁨 속에서 책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웠다

그러한 즐거움도 잠시

두번째 잡은 책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느라 책에 눈 붙이기가 어렵다

 

먼저 즐거운 책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보도사진의 새로운 기원을 연 사진가 로버트 카파

전쟁 종군기자의 이념을 새로 정립한 사진가<카파이즘>

그에게 붙는 수식어는 정말 화려하고

대단한 사진가이다

원래 이책을 구입할 생각이 아니었다

8월말인가 신문에 카파에 관한 새로운 책이 소개 되었다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를 근거로 쓴 평전 스타일

구매를 위해 사이트를 검색한 결과

독자들의 서평이 영 시원찮았다

그리고 목차와 서문을 대충 보기에도 그리 호감이 가지않았다

기사에 소개된 내용은 이거다 싶었는데, 사실은 좀 ............

구입하려던 책에 같이 검색 되어진 책이 지금 이책이다

이 책은 사실 오래전에 나온 것이다

카파가 직접 쓴 2차대전 종군기

전에 살려고 봤었는데, 그냥 그래서 안 쌌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이것이 눈에 들어와 구입을 했다

 

헝가리가 태생의 엔드레 에르노 프리드만 - 일명 로버트 카파

헝가리에서 추방, 유럽을 전전하며 독일의 통신사 암실조수에서

러시아 혁명가 트로츠키의 코펜하겐 강연회 취재로 정식기자가 된다

즐거움도 잠시 히틀러 때문에 파리로 떠다니게 되고

파리에서 사진을 팔아 먹고살기 위해 미국인 "로버트 카파"라는 가공인물로 활동

스페인 내전에 종군 사진가로 명성을 날림

2차대전 중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1954년 인도차이나 전쟁 종군 중 베트남에서 지뢰를 밟아 생을 마감 함. <41세>

 

치열한 삶을 살다간 헝가리 청년

정말 잘 생긴 미남이다

얼굴처럼 성격도 그냥 낙천적이다

책을 보면 그의 성격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탈리아 안치오 전투에서 해변에 쓰러진 독일군 병사

나는 이 사진이 이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

카파가 찍고자 한 전쟁사진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이념과 민족, 적과 동지를 떠나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삶

그 자체를 사람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 사진

 

머나먼 타향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을 마감한 병사의 죽음

평범한 한 인간의 죽음 - 나 일수도 있고, 너 일수도 있는 죽음

참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사진이다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전 사진

말이 필요없는 유명한 사진

 

 

어네스트 헤밍웨이 - 그도 종군기자다

카파는 사진기로, 그는 펜으로 싸우는 종군기자

지금 이사진은 헤밍웨이가 직접 독일군과 접전을 벌이다 부상당하고 입원한 모습이다

괄괄한 성격의 이 남자는 전쟁터에서도 기사거리를 위해 직접 전투를 했다고 한다

워낙 유명인사라 사령부에서 사람도 내주고, 차량도 내주고

헤밍웨이는 자신도 총을 들고 차량에는 각종무기들로 채우고

헤밍웨이의 또 다른 모습을 이책을 통해 보았다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위대한 카파의 이면에는 순수한 인간 엔드레 에르노 프리드만이 있었고

전쟁의 참혹함 속에도 지금과는 다른 여유도 있었고

사진 한장에 얽힌 새로운 사실도 알게되었다

출퇴근 길이 즐겁고 신나는 한주 였었다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이책을 집어드는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역사학자가 수년간 각종 역사자료를 추적해서 쓴 우리나라 근현대사 중 한미관계의 진실

제목에서 이미 이책의 주제는 나왔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무겁다

어제 오늘 이틀간 한 1/6을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분통이 터진다

 

사람이 현명해 지려면 역사를 공부하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근현대사를 너무 사실과 동떨어지게 기술하지 않았을까?

역사는 사실을 토대로 기록해야 하는데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사실은 얼마나 있을까

하긴 가장 가까운 최근의 역사에서도

직전 정부인 DJ정부 기록물도 잘 보존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훗날이 무서워서 기록되기를 바라지 않는 정권의 속성 아닐까?

이제는 이런 역사관부터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이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가장 큰 머리아픔은 우리의 역사관이다

미국은 각종 자료를 기밀을 정해 자국의 국익에 해가 되지않을 때 모든 것을 공개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이런 미국의 기밀해제 문서가 나올 때 마다 뒤틀린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 아닐까

우리가 아닌 남이 보고 쓴 목격담이

훗날 우리의 역사가 된 이 현실

 

제발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때는 이런 슬픔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