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관광

감성의 3색전 - 제주현대미술관

바다오리~ 2010. 5. 23. 21:02

비가 내리는 제주

오전에 런클회원 결혼식에 갔다가 돌아오니 비가 그쳤다

하늘은 흐려도 비는 오지 않는다

제주박물관에서 박물관축제가 있어 구경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문예회관에 들러 그림과 사진을 보고

내친김에 현대미술관 전시회를 보러 가기로 했다

원래 지난주 개막이었는데 그림책행사 때문에 못가서 아쉬웠는데

날씨와 어중간한 시간 때문에 미술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는길에 평화로 경마장부터 서귀포는 온통 안개로 앞이 안 보인다

현대미술관이 있는 저지리도 안개로 흐리다

조용한 일요일 오후의 미술관

이번 전시는 가정의 달 특집이라고 한다

5월의 환타지아 - 감성의 3색전

서로 다른 3명 작가의 작품을 동시에 보는 기획이다

상설전시장과 기획전시실1, 2를 세명의 작가가 고루 나누어 작품을 걸었다

젊은 작가들이 아니고 이미 활동중인 기성작가들의 작품이다

일단 세사람은 완전히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각자의 화풍이 완전히 달라서 더욱 재밌다

나는 처음부터 정우범화백의 그림이 보고 싶었다

화려하면서도 촌스럽지않은 색감을 팜플렛이 아닌 그림으로 직접 보고싶었다

역시 현장에서 보는 큰 그림이 더욱 풍부한 느낌을 준다

풍부한 색감 못지않게 "보스프러스해협"그림은 강한 빛이 내리쬐는 바다를 실감나게 표현해 주는것 같아 좋다

사진처럼 바다의 수면에 반사되는 강한 빛을 표현해준다

반대로 박용인화백의 "마테호른"은 너무나 화려한 색감으로 인해 빛은 사실적이지 않은 느낌이다

아마도 이분은 색감을 중시하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김일해화백은 위의 두분에 비해 색감이 좀 어두운 느낌이다

강렬하면서도 어두운 색감

 

각자가 추구하는 세계가 다르듯이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서로 다름속에서 아름다움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기위해 수많은 고민과 노력이 묻어나는 작품들이다

오늘은 날이 흐려서 어두운색이 더 어둡게 보여

작가의 숨은 의도를 잘 느끼지 못한것 같은 생각도 든다

다음에 날이 맑으면 다시 가서 보아야겠다

청년작가나 신진작가 공동전은 주제가 달라 큰 재미가 없었지만

이번처럼 같은 주제로 아루어지는 공동전은 보는 이에게도 많은 즐거움을 주는 좋은 기획인 것 같아 좋았다

 

척박한 제주도 문화발전을 위해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현대미술관의 노력이 느껴진다

일반행정공무원이지만 미술관장을 맡으면서 행정에 그치지 않고

미술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관장님의 열정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제주현대미술관 힘내세요!!!!!!!!!!!!!!!!!!!!!!!!!!

 

 

                                                                                                        마테호른

 

 

 

                                                                                                    보스프러스해협

 

 

 

 

 

 

 

 

                                                           도립미술관보다는 미술관카페 분위기 난다. 작품구경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도립미술관은 그냥 커피전문점 같아서 삭막한 점이 없잖아 있다

                                                                                도립미술관은 시내라 전문점이 입점을 하고

                                                        현대미술관은 저지리 촌이라 누가 안들어와서 미술관측에서 운영을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곳이 훨씬 아늑하고 분위기가 좋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피값이 요즘말로 "착한가격"이다 

 

 

                                                분위기를 소중히 생각하는 은진이 - 분위기가 마음에 들면 몰래 사진 찍어도 대충 눈감아 준다

 

 

 

동강 조수호선생님의 집 마당에 핀 수련을 찍었다

여전히 이 집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두분째 주인이신 동강 선생님은 이곳을 갤러리로 꾸미고 작업실로 쓰신다고 했는데

아직 개방은 안 하시는 모양이다

예술인마을에서 가장 큰 집인데

우여곡절이 많은 집이다

집 마당에 있는 연못에 금붕어들만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활짝 핀 수련을 담았다

초록색 잎에 있는 물방울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흰색 꽃잎은 빛을 너무 많이 흡수해서 뿌옇다

그래서 밝은색을 빼버리니 흰색 수련이 형광색을 발하는 전구같은 모습의 꽃이 되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하지만

다른 곤충은 이렇게 보는 녀석도 있을 것 같다

 

오늘 그림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도 이와 비슷하다

내가 보기에는 좋아도 남들은 좋아하지 않듯이

모든 사물은 우리가 보는 것으로만 판단하지는 못한다

내면의 깊은 뜻을 성찰하는 성숙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0년 5월 23일 노무현대통령 1주기를 보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