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관광

곳간 쉼에서 박훈일 사진전 - 바다

바다오리~ 2010. 5. 30. 03:09

성산읍 삼달리 두모악

김영갑갤러리가 있는 곳이다

오늘은 김영갑님 5주기다

오늘 그곳에서 작은 추모음악회 행사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새로 걸린 작품들도 보고

음악회도 볼려고 했는데

피치못할 사정으로 음악회 하기전에 자리를 뜨고 말았다

너무나 아쉬워서 지금도 기분이 안좋다

 

지난번 신문에서 박훈일 개인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예전에도 문예회관에서 박훈일 개인전을 보러 갔었는데

이번에는 두모악 맞은편 감귤창고를 빌려서 한다고 한다

궁금하기도 하고, 독특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오늘 겸사겸사 두모악으로 향했었다

 

은진이는 학교가는 토요일이어서

학교앞에서 은진이를 태우고 가시리로 넘어가서

"나목도식당"에서 돼지고기 생고기로 점심을 하고

<가시식육식당보다 순대국물이 더 토속적이어서 정말 먹기 불편했지만 맛있고 저렴하다>

표선에 들러 천천히 구경을 하고 두모악에 도착했다

 

먼저 두모악에 들어가기전에 곳간으로 들어갔다

김영갑의 제자 박훈일이 아닌

그냥 박훈일로 기억하고 싶어서 먼저 들렀다

젊은 작가의 패기가 묻어나는 곳간

이번 작품은 바다를 주제로 했다

2008년도 대나무연작이 아직도 강하게 마리속에 남아있지만

바다는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궁금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곳간이라는 공간이 너무 크게 머리속으로 들어와서 그림이 안 보인다

감귤창고를 전시공간으로 나누어쓰는 색다른 시도가 가히 충격적이다

폐창고를 전시공간으로 꾸미는 것은 이미 지나간 유행이 되었지만

이곳은 폐창고가 아니고 감귤수확기에는 창고로 쓰는 공간이라고 한다

농한기에 한해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는 공존의 공간이다

도시인들만이 향유하는 사치스런 문화가 아닌

지역민들이 그들의 공간에서 일과 문화를 향유하는 진정한 문화공간이다

노동과 여유가 묻어나는 진정한 문화공간이다

젊은 사람이 대단한 일을 시도한 것 같아 박수를 보낸다

제주도내 곳곳에 이런 문화공간이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

돈 들여 엉뚱한 회관 만들지 말고.............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모악과 곳간쉼이 서로 경쟁아닌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집을 보느라 그림을 보지 못했다

6월 20일 그림이 내려가기전에 다시 한번 들러보아야 겠다

 

힘들게 삶을 마감함 김영갑님을 기리면서

이제는 박훈일의 세계를 응원한다

 

 

                                         감귤창고 - 곳간 쉼

 

 

 

 

 

 

 

 

                   나그네를 위한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 - 차한잔 하고 가세요

                      방명록 읽는 재미에 푹 빠진 은진이

 

 

 은지이랑 엄마가 한 화면에 나온다 - 엄마는 그림보고, 은진이는 책보고

 

 

        두모악의 달라진 모습 - 세상의 관심으로 먼지 풀풀나던 바닥이 말끔해졌다

주인잃은 책들과 카메라 두대 - 책은 박제로 만들지 말고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손때 묻은 책장을 넘기면서 김영갑님의 고민을 엿볼수 있게 하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