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배낭여행

판테온 - 딸과 함께 유럽배낭여행

바다오리~ 2012. 8. 27. 20:53

소르본느를 지나 언덕으로 올라가 왼쪽으로 꺽으면 판테온이 나온다
로마의 판테온과 마찬가지로 신전이다
로마의 판테온이 로마시대 벽돌로 쌓은 유적이라면
파리의 판테온은 중세시대 대리석으로 만든 모방작 아닐까
로마의 벽돌 보다는 역시 대리석이 화려하고 멋있다

판테온은 프랑스의 위인들을 모신 우리식으로 하면 국립현충원 같은 곳
지하에는 그들의 석관이 고이 모셔져 있고
우리는 그것을 보기위해 그곳을 찾는다
그것도 입장료를 내면서 줄서서 본다는 것
그리고 루소의 관을 보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볼테르의 관을 보면서 흥분하고
에밀 졸라의 관을 보면서 감회에 젖는
이런 풍경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상상이 될까
외국인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주에 가서
김춘추의 무덤을 보면서 삼국통일의 감회에 젖을까
이게 산인지 무덤인지, 진짜 사람이 있는지 구분이 안되는 것을
서로 다른 사고방식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사고의 차이가 죽음도 관광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젖는다

우리처럼 무덤의 형식으로 봉분을 만들고 저멀리 산에다 모셔두었으면
당연히 우리도 그것을 찾지 않았을 것이고
굳이 찾더라도 입장료까지 내면서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죽은 사람도 항상 산사람의 곁에 두고
생각나면 찾아와 대화를 나누고 위로를 받고 추억을 떠올린다
마을의 공동묘지는 무덤이라기 보다는 공원같은 곳이고
언제든지 찾아와 죽은이와 함께하는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엄격히 구분한다
죽은자와 산자의 경계
오로지 죽은사람은 기일을 정해 그날만 추모하는 분위기
우리의 사고라면

특히 우리 어머님같은 어른들에게 파리가서 무덤 구경했어요 하면 뭐라고 하실까
비싼 항공료 들여 무슨 무덤을 구경하냐고 핀잔을 주실 것이다
그게 우리의 사고에 박힌 산자와 죽은자의 분명한 경계다
죽은자는 그저 귀신일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늘 함께하는 존재로 계속 남아있다는 것이 우리랑 다르다
역사속의 인물인 루소의 관을 보면서
마치 어제 장례를 치른, 내가 같은 시대의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런 느낌을 그들은 원하고, 그래서 관을 공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무덤이라는 공간마저 관광자원이 된다는 것이 참 경이롭다
우리도 이런 관광자원이 파리보다 훨씬 많을텐데도
너무나 우리의 실생활과는 동떨어져 아쉽다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실의 왕릉도 그 가치에 비해 사람들의 인식은 반감될 수 밖에 없어 아쉽다
그나마 우리는 종묘라는 공간에 위패로 모셔서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문화적 전통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결국 서로 비슷하다

 

그래도 가까이서 같이 호흡하는 풍경이 더욱 정겹다

 

 

 

소르본느대학을 쭉 올라와서 왼쪽으로 꺽으면 보이는 것이 판테온

 

 

 

 

 

진자의 추

지구가 자전을 하고 있다는 증거

우리 주변 도시의 과학관에 가면 항상 들어가는 로비에 보이던 진자의 추

일단 매달린 줄의 길이가 상당히 중요한데 역시나 돔의 끝까지 상당히 높다

 

 

 

화려한 돔이 인상적이다

 

 

 

 

 

 

 

 

판테온의 모형, 앵발리드에도 모형이 있었다

모형을 통해 건물의 구조를 세심히 볼 수 있어 좋다

 

 

 

 

루소의 관, 석관안에 진짜 관이 들어있겠지

금방 장례를 치른 착각이 든다

내가 18세기로 타임머신 타고 온 듯한 착각

 

 

 

두꺼운 대리석의 구조가 장엄하면서 시원하다

 

 

벽 좌우로 이곳에 잠든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들

 

 

사람들이 잘 아는 친밀한 사람들은 이렇게 홍보물을 세워 두었다

 

 

이곳은 벽면에 둘, 정면에 하나해서 다섯명이 잠들어 있는 곳

 

 

 

 

 

 

 

 

 

 

 

 

로마의 판테온은 바로 저기 천정이 목재였는데

여기는 모두가 석재로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