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세상살이

가을날 제주해안을 걷다

바다오리~ 2014. 10. 6. 01:11

 

제주특별자치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가 주관한 청소년 캠페인

청소년이 걸으멍 함게 만드는 세상 "안전"

 

10월 황금연휴의 시작 지난 3일(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제주시청을 출발하여

성산일출봉 앞 성산하수처리장까지 46키로를 걸었다

행사진행 지도자로 도로통제와 진행을 도왔다

육군훈련소와 백골부대 근무하면서 무수히 걸었던 행군에 비하면

가벼운 산보이겠지만

그때는 이십대후반에서 삼십대 초반의 청년장교의 패기로 가볍게 걸었지만

지금은 생활인이 되어 힘들지만 가볍게 걸으려고 노력했다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들을 인솔하는게 어려웠다

훈련병들이야 한마디로 통제가 되지만

아이들은 무섭다

요즘 애들이 하는 우스개 소리 하나

"북한이 쳐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는 중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서"

진짜 애들이 무섭다

차들이 생생 달리는 도로를 걸어 가는데

친구들과 장난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

호루라기 불고 소리치고

다행히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끝났다

 

첫날과 둘쨋날 첫번째 구간에서는 초딩과 중학생들이 많이 참가한 구간에서는

정말 힘들었지만

애들이 가고 고등학생들만 남았을 때는

편안하게 걸었다

 

대체로 청소년활동에 나오는 고등학생들은 참 착하다

초딩이나 중딩들도 착하지만

얘들은 기운이 뻗쳐서 어디로 튈지 모르니 걱정이고

착한 고등학생들 덕분에 편하게 행사를 치룬 듯 하다

중간에 몸이 아파서 포기하는 중3 여학생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딸애를 보는 것 같아서

같이 걸으면서 격려를 해줬는데

다음에 다시 볼 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소년행사를 하고나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다

아이들한테서 에너지를 받아서 그런가

몸과 마음이 가뿐해진다

어른들 상대하면 진이 다 빠지는데

청소년들과 같이 있으면 재밌고 즐겁다

 

사실 제주도를 이런 행사가 아니면 걷기 힘들기 때문에

안내 문자를 받고 바로 신청을 했다

제주도와서 14년을 살면서 결국 한바퀴 다 돌았다

서귀포에서 성산일출봉까지는 2001년에 자전거로 왕복을 하고

중문에서 제주시까지는 2004년 여름에 밤새도록 달려서 가고

마지막구간 제주시에서 성산까지는 2014년에 도보로....

 

제주도 해안선 266키로를 순전히 도보로 한번 완주해보자

산티아고 가기전에 전지훈련으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을 채운 제주전도, 우리가 출발하는 장소 "현위치"

 

 

첫째날 최종 목적지 김녕지나 행원마을

 

 

최종 목적지 성산일출봉앞 성산하수처리장 잔디광장

 

 

청소년 안전 캠페인 구호와 행사지도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출발 기념식과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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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구간 종착지 조천중학교 - 다음구간 참가자들에게 깃발전달, 그리고 점심(간식 먹었더니 배가 불러도 억지로 먹었다)

오는 도중에 화북주공아파트에서 휴식하면서 간식(소보루빵, 쥬스 쏘세지, 쵸코바) - 아침이라 배고파서 맛있게 먹었다

 

 

2구간 종착지 동복분교 - 다음구간 참가자들에게 깃발전달 <드디어 초딩들, 중딩들 집에 가다>

오는 도중에 함덕해수욕장 입구 중앙선관위 연수원에서 휴식하면서 간식(소보루빵, 쥬스 쏘세지, 쵸코바)

간식 받고나서 후회했지만 자연스럽게 손이 빵을 입으로 가져온다. 그냥 먹었다

사실 이때부터 간식을 먹지 말았어야 했다. 결국 끝나고 후회했다

 

 

태풍 영향으로 바람이 강하게 부는 김녕해수욕장

먼지같은 모래 바람이 불어도 간식을 맛있게 먹는다

슬슬 물리기 시작하지만 짭잘한 쏘시지는 인기 만점이다

어른들은 슬슬 간식을 피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나는 의무감으로 피하지 않았다

 

 

3구간 종착지 행원마을 - 첫날 구간이 종료되었다

시간은 저녁6시, 집으로 도아가는 아이들을 위해서 간식으로 김밥과 음료수

김밥 2줄을 먹으면서 이걸 왜 받았지 하면서 억지로 또 먹었다

진행하시는 선생님과 하나로 둘이 나눠 먹을걸 하면서 후회했다

하여간 학생들을 무사히 버스에 태워 집으로 보내고

진행요원들과 숙소로

 

 

월정리 입구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아까 남은 김밥과 점심에 남은 도시락에 더해 라면과 함께 저녁을

샤워하고 나오니 저녁을 준비했는데 식욕이 없다

방금전에 먹었던 김밥 두줄 아직도 소화중이고

소보루빵 3개 소화중일거고

자유시간은 오다가 애들 줬으니까 없고

라면국물만 좀 먹고

내일 사용할 간식 개별 포장

남은 간식을 더넣어 재미를 더했다

쏘시지가 두개면 얼마나 좋을까

소보루가 두개면 얼마나 황당할까

음료수가 두개면 배가 터질텐데하는 심정으로 어떤 봉투에는 더 들어갔다

밤9시 넘어 삼겹살 조금 구입해서 맥주랑 한잔하고........

월정리해안 달빛속에서 거닐다 꿈속으로.......

 

다음날 아침 차가운 월정리 공기를 마시며

게스트하우스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다시 행원마을로

 

 

제주시에서 버스타고 도착한 학생들

둘째날은 2개 구간만 걷는다

초등학생들은 없는데 중학교 1학년들이 3분의 1이나 된다

아 역시 무섭다. 럭비공들

어제 저녁과 다른 분위기의 아침 출발 신나게

 

 

구좌읍사무소에서 중간 휴식 - 간식

어제밤 숙소에서 만든 간식 이벤트 덕분에 아이들이 간식을 받으면서 봉투를 유심히 살핀다

하지만 쏘시지외에는 별로 관심없고

중학생 애들은 자유시간에 관심이 많은게 독특하다

역시 자라나는 애들은 먹어도 돌아서면 배고픈 모양이다

 

 

4구간 종착지 창흥동마을입구 - 점심

어제와 같은 도시락, 내용물이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음식물 남기면 안되기에 다 먹었다. 밥은 적당한데 반찬은 많다

간식먹고 1시간 좀 지났는데.......

 

 

성산국민생활체육센터에서 마지막 간식

의무감과 습관적으로 소보루빵을 듣고 입으로 가져간다

쏘시지와 자유시간은 걷다가 말썽피우는 중학생 애들 주고 달랬다

제발 말 좀 들어줘

그래도 애들 참 순진하다. 먹을 거 줬다고 금새 순한양으로 돌변해서.......

마지막 빵을 먹으면서 슬슬 걱정이 된다

공식거리는 46.1키로지만

교통통제, 대열정리, 휴식간 환자확인 등으로 왔다리 갔다리 한 덕분에

핸드폰 GPS로 계측한 나의 거리는 59키로를 걸었지만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없다

오히려 배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간식은 웬만하면 준다고 먹지 말것을 후회해본다. 다 끝난 마당에

 

 

최종 목적지 성산하수처리장 잔디광장

서귀포에서 출발한 팀들과 만나서

깃발을 전달하고 행사를 마친다

제주시는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걷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는데

서귀포는 낮기온이 26도까지 올라가 참가자들이 더위에 지쳤다고 한다

 

대체로 학생들이 2개구간 정도를 걸었다

고등학생들은 4개 구간을 걷기도 하였고

학교와 학원으로 차타고 다니는 애들이

이렇게 장시간 걷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애들에게는 중요한 발전이 아닌가 싶다

더 많은 아이들이 이런 행사에 참석하면 좋을 것 같고

한 일주일 잡고 제주도 한바퀴 걸었으면 더 좋겠다

하여간 10월 황금연휴를 알차게 보냈다

 

<다음부터 청소년 행사를 할때는 간식은 안 먹어야 겠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돌아서면 배 고프지만

다 자란 어른들은 돌아서도 소화가 안 된다

주변 사람들에게 걸었다고 말을 못하겠다

살이 빠진게 아니라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