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공범자들 - 치미는 분노를 누르고

바다오리~ 2017. 8. 23. 15:54

지난 월요일 밤에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 상영관이 손에 꼽을 정도여서 선택의 여지없이

대구 시내 중심가에서는 한 군데 멀티플렉스에서

저녁 8시45분 딱 한편


비도 오락가락 내리는 우중충한 저녁

그래도 관객들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다행이었다



"공범자들"

오프닝에서 던지는 최승호PD의 "잘 산다"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참 잘 산다

바퀴벌레처럼 잘 산다

그래서 버러지 같은 인간이라 그러는가


우리 사회에 버러지 같은 인간들이 너무 많고

아이들이 닮아가고 있어서 슬프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엿들었는데

"출세할려면 사이코패스여야 한다"

"사이코패스여도 출세하면 되는 거 아니야"

도서관에서 수행평가를 위해 책을 고르던 아이들이 나누던 대화인데

이게 요즘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남의 인생을 밟고 올라서는 경쟁사회의 극단적 면이 우리사회 곳곳을 채우고

이제는 자라는 아이들까지 붉게 물들인게 아닌가 싶다



"공범자들"

사회의 부조리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목소리를 내는 언론인들

그런 언론인들은 병들고 피폐해져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그들을 밟고 올라서 자신의 욕심을 채운 인간들은 여전히 호위호식하고 있다

그러니 아이들이 사이코패스여야 성공한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닐까


이제 더 이상 비정상이 정상이 되어서는 희망이 없다

일제 강점기 왜놈 순사보다 더 나쁜놈은 앞잡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런 앞잡이들이 설치고 있다


부역자 처단에서 가장 강하게 처벌해야 할 집단은 언론인과 교수들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과 귀와 생각을 홀리기 때문에

더욱 더 엄정해야 한다


"공범자들"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 눈물이 난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아픔의 현실을 보게 된다

암으로 투병중인 이용마기자에게

가장 기쁜 소식은 다시 기자로 돌아가는 복직 소식일 것이다

그에게 죽음은 기자의 소명보다 더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끝까지 저항하고 몸부림친 해직 언론인들

그들이 있었기에

최순실이라는 거대악을 무너뜨리지 않았나 싶다

언론인으로 지금도 현장을 누비는 그들에게 경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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