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오름

제주서부지역 곶자왈의 중심 - 도너리오름

바다오리~ 2008. 5. 4. 21:30

오랫만에 우리가족 오름오르기를 했다

주말마다 오르기로 약속을 하고서는

이런저런 사정과 가족들의 부족한 의지로 인해

꽤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제 겨우 7군데 올랐다

제주관광 소개 책자에서 본 도너리오름

이번 주말은 연휴로 여유가 있어 무조건 오르기로 하고

마침 설록차박물관에서 차만들기 이벤트가 있다고 하여

쉽게 은진이를 산으로 유인하는데 성공했다

 

다른 오름에 비해 도너리오름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진입하는 길도 쉽고, 오름을 오르는 길도 자세히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모슬포 무슨 단체에서 빨간 리본을 중요한 갈림길에 붙여두어 반갑다

동쪽에 있는 좌보미오름과 비슷하다

오르는 방법도 동쪽으로 올라 작은 봉우리 하나넘고

본격적으로 오름의 동쪽사면을 통해 정상을 밟고 능선을 따라 서쪽으로해서 내려오는 코스까지

한가지 다른 점은 좌보미오름에 없는 큰 분화구가 있다는 것

밑에서 볼때는 전혀 분화구를 눈치챌 수 없는 구조

그냥 보통의 다른 오름처럼 말굽형 분화구 구조의 오름인줄 알았는데

능선을 따라 서쪽봉우리를 내려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굼부리

칼날같은 능선에 서서 바라보는 굼부리는 아찔하다 못해 짜릿하다

아기자기한 제주의 오름 특성을 모두 가진 오름의 종합선물셋트라 할 수 있다

도너리오름 정말 아름답다

사계절 모두 가보고 싶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오름이 거대한 송이로 이루어진 것 같다

쉽게 부서지는 송이의 특성으로 인해 등반로 급경사를 이루고 쉽게 미끄러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이대로 방치하면 나중에는 오름이 훼손되어 다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물찻오름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올라 다녀 흙이 파인체 나무뿌리가 드러나는 몸살을 앓듯이

이곳도 많은 사람들이 오르면 무너지고 말 것이다

지방정부에서는 오름 입구에 간판 세우기 보다는

오름을 오르는 등반로를 정비하여 훼손이 되지 않는 방법을 먼저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곳으로 가는 길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제주관광책자에도 소개가 되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일시에 찾는다면 이곳은 훼손되어 다시 못볼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곳은 제주도의 허파와 같은 곶자왈이라는 곳이다

곶자왈은 송이와 같은 화산석위에 난대수종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지역으로

제주도에 내리는 빗물을 흡수하여, 송이가 필터역할을 한 후 그것을 지하수로 저장하는 곳이다

"삼다수"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생수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중요한 곳이 이제는 골프장과 각종 시설 개발의 몸살을 앓고 사라져가고 있다

제주도에는 곶자왈이 크게 몇곳에 존재한다

그중에서 서부지역 최대의 곶자왈이 이곳에 있다

그래서 이곳은 더욱 중요한 보존지역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하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다른 오름과 달리 이곳은 그냥 오르고 마는 곳이 아니기에 비밀스럽게 보존하고 싶다

 

기회가 되어 이곳을 찾는 분이 계시다면

부디 오름을 오를 때 송이를 너무 밟지 말고 옆에난 잔디를 밟고서 올라가 주기를

안전을 위해서도 송이를 밟지 않는 것이 좋다

잘못하면 미끄러지면서 날카로운 송이모서리에 온몸에 상처를 입기 쉽다

도너리오름 중심 봉우리

 

동남쪽에 있는 작은 봉우리

동쪽으로 오르는 오름 트레킹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는 오름

정상에서 내려다 본 동남쪽 작은봉우리

정상 서쪽 봉우리 - 이 봉우리 뒤에 거대한 굼부리가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굼부리를 보는 순간 아찔한 기쁨이

            동쪽능선으로 오르는 길 - 소나무향이 좋다

서쪽봉우리를 통해 내려오는 길 - 관목숲이 주를 이룬다

정상 풍경 - 새잎으로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의 모습이 제각각이다

정상에서 빵 한조각으로 점심을

도너리오름의 거대한 굼부리

붉게 드러나는 송이들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리본 - 길잃은 자에게 행운을

         서쪽봉우리로 올라가는 길을 표시하는 화살표 

곶자왈의 모습들 - 거대한 숲

이것이 없다면 제주도는 숨을 쉴 수 없고, 물도 먹을 수 없다

한라산쪽으로는 오름들만이 있고 곶자왈의 숲은 보이지 않는다

도너리오름을 경계로 해안으로는 곶자왈이, 한라산으로는 오름들이

송이가 노출된 경사면

붉게 노출된 송이

자세히 보면 상당히 날카롭다

송이는 가볍다 - 이 정도 쯤이야

등산로에 누군가 만들어 둔 송이탑

골재채취장 - 채취후에는 환경적으로 잘 보호해야 할 텐데

   송이 드러난 등산로 - 이곳은 미끄럽고 넘어지면 다치기 쉽다

                  오르면 오를수록 자꾸 파인다

       빨리 보존대책을 세우고 사람들이 오르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