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오름

성산일출봉을 닮은 말미오름

바다오리~ 2008. 5. 5. 20:01

어린이날 연휴

어제 오후 집에 오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밤새 비바람이 불었다

다행히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는 화창하다

다소 쌀쌀한 기운이 감돌지만 이내 따뜻해진다

오늘은 제주올레에서 소개한 올레1코스 성산읍 시흥리 말미오름을 오르기로 했다

한번 가보기로 하고서 그동안 차일피일 미룬것을 연휴를 맞아 가기로 했다

원래는 시외버스를 타고 올레코스를 걸어보아야 하는데

어제의 고단한 오름트레킹으로 인해 차를 타고 가기로 하였다

 

집에서 성산읍 시흥리 시흥초등학교까지는 약40분

시흥초등학교를 못 찾아 해안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기를 반복해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시골 초등학교지만 잔디운동장이 넓고 시원하게 펼쳐지고

뒤로는 말미오름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앞에는 종달리 해안이 한눈에 들어오는

좋은 풍광을 가진 아름다운 학교같다

잠시 잔디운동장에서 몸을 풀고는

학교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말미오름 입구까지는 꽤 긴거리를 걸어서 갔다

가면서 풀뜯는 소들을 보고, 밭담에서 자라는 풀들도 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쉬엄쉬엄 걸어서 입구에 도착했다

말미오름의 전면은 성산일출봉처럼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오름을 오르는 길은 뒤쪽으로 다른 오름처럼 밋밋한 초지로 구성이 되어있다

오르는 시간은 잠시

정상에 오르는 순간 멀리 펼쳐지는 성산일대 풍경이 대단하다

지금껏 제주도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오름 정상은 처음이다

말미오름에서 보는 성산일출봉과 우도 그리고 종달리해변의 아름다움

제주올레의 서명숙대표가 지난번 강연에서 자랑하던 이유를 알겠다

비온뒤 화창한 날씨도 오늘의 풍광을 더욱 좋게 만들어 주었다

 

말미오름 정상에서 알오름을 오른후 종달리로 이어지는 올레코스를 걷다가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3시간 반을 걸었다

알오름을 오른 후 다시 말미오름 중간으로 해서 내려오는 길이 적당할 거 같다

올레코스를 걷고자 한다면 종달리로 내려가서 소금밭도 보고 해안도 걸어보면 좋겠지만

콘크리트 도로는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만들어 쉽게 걷기가 어렵다

시흥해녀의집에서 조개죽을 먹는동안 올레길을 걷는 아줌마그룹과

알오름에서 만난 김해아가씨를 다시 만났다

우리 가족은 지쳐서 겨우 죽을 먹고있는데, 그들은 생글생글한 미소로 지금까지의 도보를 즐기고 있었다

죽을 다먹고 다시 걸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그들이 대단해 보였다

우리는 그냥 차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힘든 하루였지만 말미오름에서 본 성산 풍경은 가슴에 길이 남는다

말미오름 풍경 - 앞쪽은 절벽이지만 뒤쪽은 다르다

말미오름 정상에서 본 풍경

우측에는 성산일출봉, 좌측으로는 우도, 정면에는 종달리 해안, 시흥리 밭

 

앞쪽에 보이는 섬이 우도

 

말미오름 정상 분화구 - 말굽형분화구

말굽형 분화구는 한쪽이 열려있어 그냥 구릉처럼 보인다

말미오름도 앞에서는 절벽이지만 뒤로는 그냥 밭으로 연결된다

정면으로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한라산과 오름 풍경들

종달리 해안에 있는 지미봉

시흥초등학교 옆으로 올레가는 길

앞에보이는 말미오름까지는 이길을 걸어서 한참을 간다

가면서 보는 밭담과 풀들 오랫만에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걸어서

 

말미오름입구 - 잘 정돈된 모습이다

                        정상에 거의 다다른 길

뜬금없이 등장한 체육시설 - 이 시설은 좀 그렇다

시골사람들도 운동을 하는 시설이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이것은 좀 아닌 것 같다

마을에서도 한참 떨어져 있고 여기까지 걸어오기도 힘들텐데

여기에 든 예산을 다른곳에 투입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오랫만에 등장한 모녀 - 끝끝내 얼굴을 거부하려는 은진

반나절을 걸어서 돌아다니다 지쳐서 원점으로 돌아온 모습 - 시흥초등학교

 

 

보리밭 - 바람이 많이 불어 보리가 이리저리 흔들린다

보 -- 리 -- 밭 사 - 잇길로 걸 - 어 - 가면

뉘 --- 부 - 르 는 --- 소 - 리 - 있 - 어

나 - 를 멈 -- 춘 - 다.................

돌 - 아 - 보 - 면 - 아 --- 무 --- 도 뵈 --- 지 - 않 ----고

올라가는 길에 만난 소들

길도 잘 비켜주고 스스로 피해 멀리 도망갔다

말미오름 정상에서 본 소들

우리가 지나가도 그냥 그 자리에 꿈적도 않고 있었다 

말미오름 분화구에 있는 목장입구의 소들 정면 길 가운데

이놈들은 길에 떡하니 버티고서 다가가니까 뿔로 받으려고 대든다

그래서 우리가 숲으로 피해서 멀찌감치 돌아갔다

아무래도 자기집 앞이라서 그런지 기세가 등등하다 

오름 뒤편으로 중산간 일대의 밭들

어제 오른 서부지역 오름과 달리 동부지역은 밭이 많다

 

무덤을 지키는 동자석 한쌍

제주도에는 동자석이 무덤을 지킨다

우연히 잡힌 나비 한쌍 - 가운데를 자세히 보면 검정테두리에 연한 파란색의 나비 한쌍

말미오름 정상에는 다양한 나비들이 많이 보인다

소똥들도 무지하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