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인터네셔널 영화가 주는 의미심장함

바다오리~ 2009. 3. 1. 23:11

충분한 휴식으로 조용히 보낸 일요일

오후에 영화를 보았다

은진이랑 은진이엄마는 "문프린세스-문에이커의비밀"을 보러 먼저 들어가고

혼자서 35분을 기다려 "인터네셔널"을 보았다

탄탄해 보이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고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에서 보여 주었던 시니컬하면서 절도있는 강함을 보여 주었던 주인공때문에

 

예상대로 시나리오는 매우 탄탄하다

영화속 장면으로 나오는 건물 배경이 강렬하게 뇌리에 남는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총격전은 액션 못지않게

구겐하임 미술관의 독특한 구조와 어울려 다른 어떤 액션신보다 박진감이 강하다

덕분에 구겐하임미술관을 구경할 수 있어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다

소라같은 독특한 구조와 공중에 매달린 유리스크린 등 건축물자체가 예술작품이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터키 시가지 지붕을 연결하는 길

참 독특한 길이 상상치 못한 곳에 있다

그곳에 길은 왜 있을까? 참 궁금하다

 

영화를 본 소감

 

첫번째 주인공에 대한 평가는 사실 기대이하다

 

<<클라이브 오웬의 우유부단한 액션은 전혀 뜻밖이었다 - 영화를 보는 전반부까지는>>

아마도 그것은 인터폴형사라는 한계성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영화중에 인터폴 조직의 상관이 말하길

"우리는 형사가 아니라 정보수집가일 뿐이고, 수집된 정보를 현지 경찰에 넘겨줄 뿐이다"

공공의적 이었던가 "수사는 검사가 하고, 판결은 판사가 하고, 변호는 변호사가 하고"라는 대사가 생각난다

아마도 이 대사가 클라이브 오웬의 어중간한 역할을 규정하는 것 같다

극중에서도 클라이브 오웬은 항상 남이 버린 총을 가지고 총격전을 한다

자기총도 가지지 못한 국제경찰

결국 국가간 권력의 검은 거래를 막지 못하는 국제기구의 한계를 보여주기 위해

클라이브 오웬을 우유부단하게 설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 클라이브 오웬과 제이슨 스태덤이 대세다. 아마도 이들이 보여주는 시니컬한 표정과 액션, 음성이

우울한 현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오광록처럼 볼수록 우러나는 배우들이다>>>

 

<<나오미 왓츠의 역할은 아무리 봐도 미스케스팅 같아 보인다>>

클라이브 오웬은 인터폴의 한계를 가지고 있어 그렇다 쳐도

나오미 왓츠는 뉴욕의 검사보 - 수사를 책임지는 검사인데

주변을 맴도는 주변인 같다

사건 해결의 결정적 실마리인 동독대령출신 은행간부 신문 장면에서 보여준 나오미 왓츠의 역할이 증명한다

신문실 밖에서 작은 문창살과 스피커를 통해 엿보는 눈동자

하여간 여러가지로 주인공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의 특성 때문인지

조연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두번째 영화의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게 느껴진다

 

김앤장과 코카콜라게이트에서 느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영화 마지막 장면 터키 지붕위 막다른 길에서 총을 겨눈 상태의 클라이브 오웬과 은행가

죽음을 예견한 은행가가 내 뱉는 마지막 대사

"날 죽여 봐야 소용 없다. 내 자리는 다른 누군가 대신해 계속 이어갈 것이다.

 결국 (나의 죽음은 복수의) 피에 굶주린 당신 욕망을 채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은행가의 말처럼 그가 죽어도 은행은 다른 사람으로 회장만 바뀌고 더욱 승승장구 한다

 

극중에서 클라이브 오웬과 동독대령출신 은행 중역과의 대화에서 권력의 실체가 드러난다

클라이브 오웬은 은행이 돈을 목적으로 군수물자를 중개하는 것으로 수사를 한다

하지만 은행 중역은 돈은 부수적으로 따라올 뿐 돈이 목적이 아니라고 한다

직접적인 돈이 아니라 채무를 지워서 노예를 만든다는 것이다

일개 국가를 다국적금융기업이 좌지우지하는 금융노예국가로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다국적금융회사가 군수업자의 검은 돈을 세탁해 주면서 무기거래 중개를 해주고

분쟁 지역의 제3세계 권력자에게는 아무 조건없이 무기와 자금을 제공해준다고 현혹하여

그들이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나면 그동안의 채무를 갚을 기회를 준다는 무시무시한 음모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은 현실이어야 하는데

영화가 영화로만 남을 것 같지가 않다

외국자본에 자꾸 휘둘리는 우리의 현실이 자꾸 오버랩 된다

힘없는 서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힘있는 다국적자본을 기반으로한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우리의 현실이

아무래도 우리도 그들의 통제를 받고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인터네셔널"을 영화로만 보아 넘기기에는 웬지 마음이 착잡하다

 

 <<인터내셔널 홈페이지에서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