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읽기

하버드가 지배한다 - 래리 서머스

바다오리~ 2010. 11. 4. 15:35

한달하고도 5일

이 책을 읽는데 소요된 시간이다

10월달은 행사가 많았다

매주 2회 야간행사가 잡히고, 주말에도 행사가 잡혀

버스를 탈 시간이 만이 사라졌다

덕분에 책 읽는 시간은 더뎌지고

결국 한달이 지나 겨우 읽었다

 

이 책은 내가 구입한 책이 아니다

은진이 엄마가 교육청 학부모사서교육에 참가하고 받은 책이다

그냥 굴러 다니다가

하버드를 다룬 책이어서 흥미를 가지고 읽어 볼 요랑으로 들고 있다가

머리 식힐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하버드가 지배한다", 리처드 브래들리, 문은실번역, (주)생각의나무, 2005

"HARVARD RULES

The struggle for the soul of the worlds most powerful university"

 

원 제목에 비해 한국어 번역 제목이 좀 문제있어 보인다

아마도 출판사에서 책 좀 팔아볼 요량으로 센세이션하게 붙인지 않았나 싶다

번역자가 실수를 했다고 보기에는 그렇다

 

제목에서 나온 것 처럼

이 책은 하버드를 둘러싼 권력투쟁을 저널리스트가 추적헤서 쓴 르포르타주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청에서 이 책을 학부모들에게 준 것은 제목을 보고 오인한 실수가 아닐까

결국 출판사 의도에 교육청이 당했다고 볼 수밖에

좌우당간 덕분에 나는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한편으로 고맙다

좋은 책을 공짜로 얻어서.......

 

 

제목과 달리 책을 펼치면 위 사진처럼 이 책이 무엇에 대해 말하려는지 바로 나온다

하버드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하버드를 지배하고, 그것에 얽힌 투쟁이 어떤가

우리가 아는 미국 최고의 지성이자 세계최고의 지성인 하버드

미국역사보다 더 오랜 374년의 전통을 지닌 대학

그러나 총장은 지금까지 27명

374년을 오늘 기준으로 27명으로 나누면 평균 13.85년의 재임기간

2001년 취임한 래리서머스를 제외하고 셈하면 365년에 26명, 평균 14년 재임기간

하버드법인이 고유의 이념을 지킬 총장을 임명하는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한번 임명하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한 물러나게 하지 않는 최고의 자리

 

바로 이 자리를 둘러싼 싸움을 이 책은 서술한다

엄밀히 말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새로운 총장과 하버드구성원간의 싸움이다

세계화를 주도한 래리 서머스 미국 재무부장관을 총장으로 앉혀 세계를 향한 새로운 하버드를 지향하는 하버드법인

법인의 힘을 등에 업고 강압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래리 서머스와

교수, 학생 등 하버드구성원들이 펼치는 싸움

결국 아무도 래리 서머스를 이기지 못하고 쫓겨나거나 관둔다

저자는 최고의 권좌에 앉은 래리 서머스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또한 하버드의 미래도 서머스로 인해 절대 낙관적이지 않음을 암시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상당한 점을 시사해준다

서울대학교 총장이 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구성원들이 총장의 권력에 맞서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싸울수 있을까?

학교의 발전을 위해 총장의 임기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줄 수 있을까?

결국 미국이 세계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도전과 투쟁을 통해 서로가 단단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처럼 몸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토론을 통해 싸우면서 상대를 인정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부장관을 한 래리 서머스

이 책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들

래리 서머스가 총장이 되면서

그전 총장 시절 전성기를 구가한 미국흑인학과 교수들(헨리 루이스, 코넬 웨스트)

학부 학장(해리 루이스)

이들은 서머스에게 반기를 들었다기 보다는

서머스가 이들을 싫어하는 덕분에 결국은 밀려난다

그리고 이들이 밀려나는 과정을 통해 서머스가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

결국 서머스가 권력 장악을 위해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셈이 아닐까

 

권력을 장악한 서머스가 자기 사람들로 채우고 입학식 행사에서 하버그 찬가를 부르고 있다

 

 

하버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고 한다

이곳은 총장 집무실과 기숙사가 벽을 사이에 두고 동거를 한다

미국다운 생각이다 

 

하버드의 여러 기숙사중 하나인 윈드롭하우스

예전에는 명문가 자제들 기숙사였다고 한다

성적과 상관없이 기숙사 수용인원만큼 입학을 허용했다고 한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기부입학이 아닐까

역시나 미국도 초기에는 이런 뒷거래가 있었다는 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