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읽기

프레이리의 교사론

바다오리~ 2010. 11. 20. 22:09

행사가 많았던 10월을 끝내고

이제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어 행사가 없다

다행히 아침저녁 출퇴근 버스안에서 책읽기가 수월해졌다

다만 새로 시작한 운동 덕분에 피곤해서 종종 눈이감겨 애를 먹었다

지난번 책읽기가 너무 힘들었던 점을 고려해서

이번에는 쉽게 읽고 지나갈 책으로 골랐다

우선 두께가 얇은 책으로

다 읽은 책위에서 그냥 기다리던 빨간책이 손에 잡혔다

"프레이리의 교사론"

2006년 6월 방통대 교육과를 다닐때 레포트 쓸려고 구입한 책이다

그런데 당시 시간에 쫓겨 결국 "페다고지와 안드라고지"에 관한 인터넷 검색내용으로 대충 마무리를 해버렸다

결국 읽지않은 책만 덩그러니 책장에 놓이게 되었고

볼때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시간이 흘러 4년이 흘렀다

책 표지를 장식한 프레이리의 초상화를 보면서 늘 마음 한켠에 부담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읽고나니 마음이 가볍다

그러나 이 책은 한번 읽고 지나갈 책이 아니고

두고두고 읽으면서 마음에 새겨야할 책이 아닌가 싶다

 

 

 

브라질 하면 우리는 축구로 기억을 한다

그런데 브라질은 세계최고의 다민족 국가이면서 마찰없이 잘 살고있고

환경문제 등에서는 선진국보다 앞서기도 한다 - 70년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대체에너지 개발주력, 식물휘발유 생산

꾸리찌바시의 사례에서 보듯이 - 서울도 꾸리찌바의 교통시스템을 일부 도입하고 있다

프레이리 같은 위대한 교육자의 탄생도 브라질의 힘이 아닐까

그럼 브라질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아마도 남미 대륙을 거의 차지하는 대륙에서 나오는 여유가 아닐까

 

 

이 책은 한사람이 번역한 것이 아니고

여러사람이 공동으로 번역을 하였다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사람들로 구성된 "교육문화연구회"

책을 읽으면서 많이 힘들었다

한 문장을 몇번씩이나 반복하는 수고를 여러번 했다

이 책은 다 읽고 나서도 개운하기 보다는 찝찝하다

그래서 두고두고 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프레이리가 92년도에 출간한 책이다

프레이리는 1921년에 태어나서 1997년에 생을 마감했다

브라질이라는 거대한 대륙 곳곳에 산재한 원주민들

그들에게 글을 가르치기 위해 일생을 바친 교육자가

이제 교사의 길로 들어서는 후배들에게 남기는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기꺼이 가르치려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부제를 달았다

교육은 글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현실을 바로보는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라고 프레이리는 강조한다

프리이리가 말하는 교육은 교사와 학습자간에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통해 문제를 바로보는 생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므로

제도권 교육에서는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그러나 평생학습의 시대를 맞아 성인학습의 측면에서는 프리에리의 교육론이 상당히 효과적이다

그래서 한때는 금서같았던 프레이리가 이제는 제도권에서 일부 존중을 받게 된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16세기 경남 산청의 산천재에서 일생동안 벼슬길에 출사하지 않고 후학을 양성하면서

올바르지 못한 정사에는 거침없이 비판을 쏟아냈던 남명 조식

항상 허리에 칼을 차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자세를 보인 선비

나는 프레이리는 읽으면서 우리의 위대한 사상가 중 한분이신 남명선생님을 떠 올렸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항상 현실을 바로보고

정면으로 부딪히는 용기를 지닌 교육사상가

 

기꺼이 가르치려는 이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