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메이커 - 감동의 물결

설날 오후 영화관을 찾았다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은 설날

일년중 가장 성수기인 영화관은 여전히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린다

보는 사람들은 좋지만

영화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특별수당이라도 받으면서 일을 하면 좋을텐데

오늘따라 영화관 사람들 보기가 미안해진다

각설하고

공정한 사회를 기원하면서

 

페이스메이커

완벽한 배우 김명민의 연기때문에 기대를 했었고

영화 내용이 마라톤이어서 제작당시부터 관심을 가졌다

특히 제주도에서 촬영할 때는 엑스트라로 출연도 하고 싶었는데

촬영 일정이 변경되면서 시간을 못내 아쉬웠다

 

단순한 마라톤이야기를 잘 풀었다

소재는 마라톤이지만

결국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모두들 자기 삶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조금씩 어긋나는 틈이 세월이 흐르면서 도저히 말하지 못하는 간격이 되고만다

가족을 위한 희생이 서로에게 짐이되는 현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서로간에 대화가 사라지면서 무거운 짐으로 느껴지게 된다

대화가 필요하다

 

영화에서는 마라톤을 통해

형제가 어깨위의 무거운 짐을 벗고

성인으로 서로 마주하게 된다

 

2012년 새해에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자기모습 그대로 대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신, 학벌, 배경 등으로 둘러싸인 모습으로 평가되지 않고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평가되는 사회

 

 

페이스메이커를 토끼라고 부른다

2005년부터인가 케냐선수들이 전세계 페이스메이커를 주름잡던 시절

우리도 3천만원에 수입해서 기용하고

한 때는 도저히 세계기록을 따라 잡을수 없어 케냐선수의 귀화까지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당시 전세계 마라톤계를 주름잡은 화제

바로 "토끼들의 반란"이다

영화에서 처럼 중간에 그만두고 물러나야 하는데

케냐선수들 워낙 타고난 신체조건 때문에 에너지가 넘쳐나 그대로 달려 우승까지 해버리는 것이다

세계 주요대회에서 토끼들이 우승해버리는 일이 생기면서

신문에서 이를 반란이라고 빗댄 것이다

이제는 바로 그 토끼들이 세계 마라톤을 주름잡고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스피드를 유지하지 못하면

우승은 커녕 선두그룹 근처도 못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100미터 18초이내 속도로 달려야 하는 지금의 세계기록

초반에 페이스메이커를 통해 힘을 비축했다가 후반에 전력을 다하는 전술이 필요없어지게 된것이다

마라톤이 참 쉬운 운동같이 보여도 실상은 정말 수싸움이 치열한 두뇌게임이다

사람들이 제일 지겨워 하는 중계방송의 하나인 마라톤중계

그러나 알고보면 정말 2시간이 금방가는 치열한 게임이다

그런 묘미를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된다면

어린 꿈나무들이 육상을 하다가 구기종목으로 더이상 가지않고

계속해서 육상에 전념하여

마라톤 선수들이 손에 꼽히는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안성기 - 승부욕과 권력욕으로 똘똘뭉친 감독으로 비쳐지지만 실상은 냉철하다

모두가 일등을 하고 싶지만

일등은 한명뿐이다

그런 현실에서 그들을 조련하는 지도자들의 머리는 늘 복잡하다

결국은 인간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적인 판단으로 최선의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승부세계

함부로 이들을 비난 할 수는 없다

 

 

주만호가 달리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된 동생

그러나 주만호의 어깨에 지워진 짐이

어린 동생에게는 짐을 덜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어린가슴을 짓누르게 되고

이런 강박이 서로를 점점 멀어지게 한다

그들은 서로를 위하지만 그것이 점점 그들을 갈라놓을 줄 모른다

 

어린시절 그들이 함께한 생각

빨간우산을 통해 그들은 다시 하나가 된다

런던에서 펼쳐지는 동생의 빨간우산

다시 형제는 하나가 되고

그것을 통해 이제는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않는 성인으로 성장한다

이제 서로를 바라볼때 더이상 서로에게 짐이 되지않는 가족으로

 

이런 가정이 우리 주변에 많다

그들도 이 영화를 보고 서로 묶은 감정을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김명민 - 정말 열심히 달렸다. 달리는 폼이 잡혔다

달리는 내내 상체가 L자로 유지되고 있다

정말 피나는 달리기를 통해 만든 몸이다

연기에 대한 집념 무섭다

이제는 건강을 잘 챙겨서 연기생활 쭉 하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