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배낭여행

계단 - 딸과 함께 유럽배낭여행

바다오리~ 2012. 8. 13. 23:10

계단

건물에서 또는 건물 밖에서

높은곳으로 오르거나 내려가기 편하게 만든 것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계단

그러나 그런 계단도 건물이나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된다

아름답게, 또는 그냥 단순한 기능만으로

고딕양식의 서양식 건물은 층간이 높다

우리네 2층에서 3층 정도가 1층의 높이가 될 정도로

이런 우아한 건물에서 계단은 단순히 기능적 측면만 강조되지 않는다

높은 천정에 걸맞에 장엄하거나 우아하게

하지만 이것을 직접 걸어 올라가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다

특히나 몸이 피곤할 때 3층까지 올라간다면

그건 우아함이 아니라 악몽이다

 

이번 여행에서 로마의 계단이 그랬다

그리고 파리에서의 아름다운 나선형계단

그러나 500개가 넘는 계단으로인해 아름다움은 고사하고

나중에는 원망했다, 승강기라도 설치하지

그리고 다시 내려올 때 보는 계단은 역시나 아름답다

인간은 간사한 동물이니까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른 홍콩

홍콩에서 계단은 우아함도 아름다움도 아닌

그냥 생존 그 자체이다

살기위해 계단을 오르고 내린다

그래서 그들은 너무나 힘든 계단을 기계적으로 현대화했다

필요에 의한 발명으로

 

우아함으로 시작한 여행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해준 홍콩의 계단

고맙기도 하지만

일장춘몽을 깨트린 개꿈처럼

뭔가 집찝하다

왜일까

그건 아마도 홍콩의 찝찝한 무더위 때문이 아닐까

 

 

 

 

 

로마시내 공화국광장에 있는 국립로마박물관

들어가는 입구 표시도 없는 황당한 건물

그러나 내부는 더욱 황당해진다

반지하 공간과 3층으로 구성된 박물관

아무생각없이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다가는 바로위 사진에 나오는 어린애처럼 지쳐버린다

그리고 또 3층을 올라가야 한다는 압박감

1층을 보고 반지하로 내려가 본 다음 무조건 승강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서 내려오는 것이 정답이다

다음 여행지로 이동을 위해서는

우리는 2층에서 3층만 승강기를 이용했다

보기에는 아름답고 우아하고 장엄 그자체이지만

그러나 그것은 보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나마 내려올 때는 쉬엄쉬엄 구경하면서

 

 

성당 건축물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장식은 전혀 없지만

무덤덤한 아무 장식없이 단순하지만 이게 오히려 은근히 매력이다

 

 

아무리 오르내려도 피곤하지 않을 것 같은 계단

그러나 오르내리지 못한다

왜냐하면 왕의 계단이니까

루브르박물관내에 있는 나폴레옹3세 아파트 내부 계단

 

 

루브르박물관내 공간 이동을 위한 계단

로마보다 더 크고, 더 많다

그냥 지친다, 계단아래 쇼파나 대리석 의자에 앉아 잠시 쉬었다 가자

그 큰 계단을 보는 순간 더욱 피곤이 몰려온다

 

 

루브르박물관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현대식 계단

우리시대가 만들어서 그런지 친숙하고 덜 피곤하다

 

 

작지만 강한 미술관 퐁피두미술관 계단

퐁피두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단순하고 멋진 게단

그러나 이것도 힘들다

퐁피두 작게보고 대충 둘러볼 생각으로 갔다가 규모에 압도되어 지쳐버린다

심호흡하고 천천히 시간 여유를 가져야 한다

 

 

루브르박물관 쉴리관 어딘가에서 만난 나선형계단

그냥 사진만 찍었다

여기를 오르락내리락 했다가는......

함부라비법전을 찾아 헤메다 어딘가에서 만난....

 

 

들어가면서 탄성 - 와 아름답다

올라가면서 탄성 - 와 어디까지 가야해

나선형 계단이 끝나면 탄성 - 이게 끝이 아니었어

지선형 계단을 나가면서 탄성 - 이거 짧구나

드디어 개선문에 오르고 탄성 - 와!!!!!!!!!!!!!!!!!

개선문을 오르는 500여개의 계단 522개라고 했나

앞사람 잘못 만나면 죽음

굴뚝같은 좁아터진 공간에서 치즈고린내 풍기면 암모니아보다 더 독하다는 사실 

 

 

 

우리가 발을 디디는 계단은 철제로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이거는 내려올 때 위를 올려다 보고 찍은 사진

다소 홀가분한 마음이 사진에도 나타난다

올라갈 때 찍은 사진보다 훨씬 아름답다

 

 

우아함, 장엄함 그 따위는 잊어라

계단은 그저 오르고 내릴 뿐

생존의 계단 - 홍콩의 힐사이드에스컬레이터

오를때와 내릴때를 잘못 고르면

에스컬레이터는 구경만 하고 그냥 걸어야 된다는...... 

 

 

워낙 익숙해져 무덤덤한 홍콩할아버지와 아직도 적응안돼 힘든 아저씨, 이분 홍콩경찰이다

홍콩영화를 많이 보다보니 경찰이 영화배우로 보인다

 

홍콩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계단

이 계단을 보니 홍콩과 닮은 도시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의 부산

아마도 이런 이유로 홍콩과 부산의 사람들이 서로 친한가 보다

더운거 빼고는 환경이 너무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