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배낭여행

바젤 - 딸과 함께 유럽배낭여행

바다오리~ 2012. 8. 20. 02:25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2박을 하고 드디어 프랑스로 이동하는 날

사실 2박이지만 하루를 머무는 셈이다

그래도 온전하게 하루를 꼬박 머무를 수 있기에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인터라켄을 살펴보고 넘어간다

우리와 달리 유럽은 근무시간도 다르고

서비스에 종사하는 가게의 경우도 아침 일찍 문을 열지 않기에

일찍 인터라켄을 떠나 바젤에 도착해서 바젤을 구경하기로 한다

인터라켄의 오버란트호텔에서 가장 좋은 점은 아침에 밥이 나온다는 것이다

우라나라 사람들을 위해 나오는 것이 아니고

워낙 일본사람들이 많이 오기에 일본사람들 스타일에 맞춘 것이다

우리의 된장과는 다른 싱거운 미소된장과 따뜻한 밥

한국을 떠난지 5일이 되면서 더욱 먹고 싶어진 밥과 김치

싱거운 된장국이지만 그래도 된장국과 밥을 먹고는 역으로 간다

 

아침 8시5분에 출발하는 독일의 자랑 ICE를 타고서

한시간 간격으로 인터라켄에서 출발하여 독일로 가는 열차가 바젤을 경유한다

인터라켄에서 바젤까지는 한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 것 같다

ICE는 프랑스의 TGV와 속도를 다투는 대표적인 고속열차이다

우리나라가 고속열차를 도입할 때 경쟁모델이었는데

제품의 특성으로는 ICE가 우위에 있었으나

결국에는 TGV로 결정이 나고, 지금 우리가 타는 고속열차가 되었다

왜냐하면 병인양요때 프랑스놈들이 훔쳐간 외규장각의궤를 돌려주겠다고 해서

그런데 이놈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다르다고

TGV결정은 노태우정권때 협상하고 김영삼정권이 사인해서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딱 한권 들고와서 김영삼과 사진찍고 전달하고 쇼를 했지

외규장각의궤반환은 결국 이명박정권에 들어왔다

그것도 "반환"이 아니라 "대여"라는 전대미문의 형식으로

우리가 협상을 잘못한 것도 있지만

프랑스 인간들 루브르박물관에 모셔둔 수많은 유물들 전부 제국주의시대 훔쳐온 것들이라

외규장각의궤 돌려주면 이집트에서 우리것도 달라고 할까봐 대여란다

영구대여도 아니고 그냥 대여란다

작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출장과 행사로 두번이나 가서 보면서 분통 터졌다

훔쳐가서 분통터지고, 우리것을 대여해와 분통 터지고, 그 귀한 책 곳곳에 자기네 장서인 도장 찍은거 보고 분통터지고

그래서 그런지 TGV에서 기술이전한 우리나라 "산천"고속열차가 연일 말썽이다

 

일단 ICE로 돌아와서

인터라켄에 들어 올 때는 두번을 갈아타고 들어왔지만

인터라켄에서 스위스 바젤까지는 그냥 바로 간다

스위스는 프랑스와 독일의 접경지역에 있는 관계로

맨날 이놈 저놈한테 쥐 터지다, 도저히 열 받아서 우리는 이제 그만, 아무도 우리한테 들어오지마라고 선언하고

중립국이 되었다

말이 중립이지 스위스 예비군제도 가장 잘 발달된 국가 중 하나다

이런 역사적 유래로 스위스는 2개국어를 공용어로 쓴다

독일쪽에 가까운 곳은 독일어를

프랑스에 가까운 곳은 프랑스어를

인터라켄과 바젤은 독일어를 쓰는 지역이다

그래서 기차는 인터라켄에서 출발하여 독일의 베를린까지 간다

바젤을 지나면 독일 남부 지방의 평야지대를 지나므로 그대부터 고속으로 달리지 않을까

인터라켄에서 바젤가는 동안은 고속으로 달리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바젤에 도착해서 우선 짐을 맡겨야 하는데

짐 맡기는 곳이 보이질 않는다

역사 구석구석을 다 돌아다녀도 짐 보관소가 없다

유럽의 역에는 대부분 자동화 시스템으로 표파는 창구외에는 역무원이 잘 안보인다

결국 지나가는 경찰 붙잡고 물어보니 지하로 내려 가란다

지하로 들어가니 바로 코인락커가 보인다

우리는 가방이 두개라 작은락커에는 들어가지 않고

큰 곳에 두개를 넣었다. 보관료는 스위스프랑으로 9프랑(한화로 1만원이다)

 

12시35분에 파리로 가는 기차 시간에 맞게 한 2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바젤시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라인강을 보기위해 역앞으로 그냥 걸어나간다

그런데 걷다보니 꽤 가도 강은 나오지 않고

주변에 성당의 첨탑이 보여 그곳으로 간다

엘리자베단교회로 기억되는 그곳에 들러 조용히 구경을 하고는

시내 구경을 하면서 다시 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역에서 점심을 먹고는 파리로 가는 TGV를 탄다

 

로마에서 베네치아로 올 때 밀라노역에서 잠시 정차중에 기차밖으로 내려갔었다

왜냐하면 2차대전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밀라노역이기에

바로 역사를 뒤덮은 지붕을 보기위해

유럽의 기차역의 공통점이 우리나라 비닐하우스같은 반원통형의 둥근 지붕이다

그런데 밀라노역의 지붕은 세월의 때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시커먼 먼지와 때가 그대로 켜켜히 쌓인 풍경

우리같으면 벌써 새걸로 갈아치우고 깔끔하게 했을 터인데

바젤역의 지붕은 밀라노보다는 좀 깨끗하다

그러나 나무는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아마도 이들은 쓸데없는 곳에 세금을 쓰지는 않는 모양이다

역사의 지붕은 비만 피하면 되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는가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바젤역

 

 

전날 알프스산행으로 지친 은진, 아침부터 서두른 탓에 완전 숙면중이다

2시간을 가는 고속열차지만 따 좌석지정하지 않고 그냥 탔다

좌석지정하면 예약비 내야하는데, 굳이 이구간 예약이 필요없다

유럽의 기차는 좌석번호옆에 LED창이 있어 예약 상황을 표시해 준다

이 표시를 보고 우리가 가는 구간에 빈 자리에 가서 앉아가면 된다

우리가 앉은 자리는 프랑크프르트애서 베를린까지 가는 좌석이라 바젤까지 그냥 가면된다

역에 정차할 때마다 눈치볼 필요없다

그리고 로마에서 올 때 보니 예약안한 프리 좌석도 한두개 있었다

사실 로마에서 베네치아 올때도 예약비 20유로주고 좌석지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빈자리 많았다  

 

 

역사 지붕을 감싼 목재, 플랫폼 지붕은 그냥 시커먼 세월의 먼지 가득

 

 

 

가운데 보이는 작은 전광판, 유럽에서는 역에도 저런 전광판에 정보가 표시된다

 

 

바젤 시내 풍경, 트램이 주요 교통 수단인듯

 

 

길가다 교회의 첨탑이 보여서, 더 큰 첨탑이 있었는데 거기는 한참 멀어보여서 가까운 이곳으로

 

 

 

여기서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가로수 양버즘나무, 일명 플라타너스

우리가 어릴적 대도시를 가득 채웠던 가로수

파리에 가니 샹젤리제부터 온통 도시가 양버즘나무로

70년대 누군가 파리에서 영감을 얻어 우리나라도 양버즘나무로 도배를 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 양버즘나무 열매가 떨어지면서 날리는 가루들때문인가   

 

 

 

독일의 전통적인 고딕양식 성당에서 보이는 천정구조

그리고 작지만 아름다운 스테인글라스

 

 

 

파이프오르간은 들어오는 문 위에 홀로 올라갔다

 

 

은진이가 들어가자고 해서 왔는데, 한참 보더니 의자에 앉아 쉬고있다 

 

 

여기도 종교개혁을 거친 곳이기에 이제는 신교의 교회가 아닐까

성당이 아니라 기독교교회, 독일어는 성당이나 교회나 이름은 똑같이 Kirche

 

 

 

 

독일어로 된 이정표 반갑다, "Bahnhof SBB(바젤역)"를 따라가면 된다

 

 

지금 시간이 오전 11시를 넘긴 시간인데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

가게도 대부분 문을 닫고 열지를 않는다

어떤 가게는 섬머타임으로 오후 17시에 문을 연다고 적어 두었다

이날은 수요일인데, 공휴일인가? 아니면 8월 1일이라서 다들 바캉스갔나? 

 

 

길가 공공조형물도 참 예쁘게 만들었다. 누군가의 작품이겠지

 

 

우리가 좀 배웠으면 하는 부분, 시스템화된 공사장비들

포장공사 작게 하는데도 장비설치 한게 깔끔하다

표지판부터 공사현장 작업실, 화장실까지 모두가 세트화되어 움직이는 모양이다

우리도 이렇게 깔끔하게 장비구성해서 공사하면 안되나

 

로마에서부터 알프스산에 이르기까지 동네의 작은 집 하나 만드는 곳에도 이렇게 크레인이 설치되어서

다만 크레인은 우리처럼 사람이 올라가는 타워크레인이 아니고

밑에서 사람이 있거나, 아니면 수동으로 조작하는 기중기 형태로

아무리 작은 공사도 사람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를 이용하는 것

아마도 인건비가 비싸서 사람수 줄일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게 좀 더 전문적으로 보이고 깔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