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배낭여행

오르세,고흐- 딸과 함께 유럽배낭여행

바다오리~ 2012. 8. 26. 01:06

아침부터 서두른 파리의 둘째날

드디어 긴 하루를 마감하기에 이른다

퐁피두에서 관람을 마치고 오르세로 향한다

목요일은 오르세 미술관이 야간 개장을 하므로

아침에 루브르에서 오르세로 갈려고 하다가

루브르에서 여유를 가지고 그냥 건너뛰고 오랑주르로 갔다가

저녁에 오르세로 간다

그런데 퐁피두에서 오르세까지는 지하철로 몇번 갈아타야 하기에 어중간하다

그래서 우리는 급한김에 도보로 이동한다

시청을 지나 세느강 다리를 건너 강변길을 따라 오르세로 향한다

은근 멀다

시간은 자꾸 우리를 재촉한다

중간에 뛰기도 하고, 빨리 걷기도 하고

정말 힘든 하루였는데도 은진이는 더 열정적이다

오르세를 꼭 보아야겠다는 열정이 나보다 더 강하다

 

힘든 여정을 뒤로하고 드디어 오르세미술관에 도착하여

잠시 한숨을 돌린다

한 30분 이상을 이동하였나 보다

들어가는 입구 우측 2층에 고흐의 작품이 우리를 기다린다

"별이 흐르는 밤"

책에서 보던 그것과 완전히 다른 색감

입체감

이걸 보려고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그림앞을 유리가 가로막고 있다

도난이나 훼손을 막기위한 조치같아 보이지만

고흐 그림의 입체감을 가로막아 아쉽다

그래도 최대한 자리를 비켜잡아 살펴본다

다행히 마감이 다가오는 저녁이라 사람들이 많지않아 이러저리 볼 수 있다

 

고흐의 작품과 고갱의 작품이 같이 전시되어있다

고흐와 고갱은 둘다 늦게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고

고흐는 미술품상의 직원에서화가로

고갱은 파리 증권시장의 증권맨에서 화가로 전업한 공통점이 있다

고흐가 고갱을 불러 화가공동체를 구성하고자 공을 들였으나

고갱은 딱 보니 돈 안되겠다 싶어 그냥 바이바이하고 떠나고

실망한 고흐는 더욱 우울해지는데

사실 고흐는 자기 작품이 안팔려 동생의 벌이를 위해서라도

돈되는 작가들 입주시켜 작품팔아 동생 벌이라도 체면세우고

덕분에 본인도 여유를 갖고 작품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그 꿈은 깨진다

그런 두사람의 작품이 한방에 있다는 것은 아니러니가 아닐까

 

고흐를 보면서 느끼는 또 다른 감정

우리는 그의 피나는 고통을 보면서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혀 엉뚱한 사람들이 그로 인해 돈을 번다는 사실

고흐는 평생 단 한작품만 판매를 한 불행한 작가이다

그런데 지금은 세계 최고가의 작품을 그린 화가가 되었다

그와 상관없는 사후에 말이다

고흐는 생전에 동생과 편지를 통해 수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 중에 자신의 작품에 대한 얘기가 있는데

자신의 작품에 나타는 색들은 가난하기에 만들어진 색이라고 한다

동생이 보내주는 얼마 안되는 돈으로 생활하고 물감싸느라

최대한 물감을 아껴서, 조금씩 섞어서 색을 만드느라

정말 쥐어짜서 만든 색이라고 한다

그런 고통속에서 나온 색을 우리는 환희에 찬 눈으로 본다

정말 슬프고 아름다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고흐와 같은 화가의 작품에서 나오는 수익의 일부는 떼어서

지금 시대의 화가들에게 지원을 해 준다면

그런식으로 릴레이를 이어 나간다면

더 이상 고흐같은 처절한 화가의 삶은 끝나지 않을까

하지만 고통이 없다면 위대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 터

그것도 좋은 방안은 아닐듯 하고

하여간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면서 그들의 작품을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르새는 원래 파리 남부를 오가는 열차들의 역이었는데

이제는 미술관으로 탈 바꿈한 곳이다

루브르가 중세이전의 회화들이 주를 이루고

오르세는 근대의 미술들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퐁피두는 현대 미술들이

파리 미술관들 너무 멋지다

 

 

저기 오른쪽 고흐의 자화상이 걸린곳이 고흐관이 있는 곳

 

 

여기는 미술관을 둘로 보는 중 뒤쪽에서 입구를 바라보면서

여기도 천천히 닥품을 둘러본다는 것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오늘은 우선 고흐와 대표적인 작품들만 보고

내일 오후에 다시 들러 보기로 했는데

다음날 오후에 서둘어 오니 마감시간이 17시여서 그만 못 들어왔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딱 17시, 18시인줄 알았는데 아뿔싸

 

 

세느강변의 아름다운 오르세미술관

 

 

어제 우리가 탔던 바토무슈가 세느강을 유유히 흐른다

 

 

유리에 갇혀있지만 그래도 입체적인 질감과 색감이 느껴진다

이게 고갱이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상당히 흥분된 상태에서 그린 작픔이라고 한다

프랑스 남부 아를지방에서

북두칠성이 옆으로 누워있고

가스등 불빛이 마치 별빛처럼 강위로 흐른다

나오면서 21시30분 마감시간을 앞두고 다시 본다

내가 책에서 보던 색과 전혀 다른 이 색감

 

 

빈센트 반 고흐, 생각의 나무, 2009년5쇄 에 나오는 위 작품의 인쇄본이다

이 책은 고흐가 동생에게 보낸 편지와 작품들로 구성된 410쪽의 대형사이즈 화보집이다

이런책이 비싼 가격 때문에 잘 안팔리는데

2009년 대구 집에 갔다가 교보에서 50%세일을 하고 있기에 얼른 구입한 책이다

고흐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나 마찬가지이고

고흐의 작품들을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어 매우 훌륭한 책이다

그런데 이런 책에서도 단가에 맞게 인쇄를 하다보니

저 정도밖에 안된다

색감은 그런대로 살렸지만, 입체감은 그냥 묻혔다

과연 저것이 저 작품인지 실감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책에 나온 저것을 보고 상상했는데

실물을 보고 다시 보니 실망 그 자체이다

그래고 아래 그림 보다는 그나마 위안이 된다

 

 

반고흐 밤을 탐하다, 박우찬, 소울, 2009

이 책은 현직 미술관 큐레이터가 쓴 고흐 평론집에 가깝다

거기에 나온 위 작품의 도판이다

샥감은 전혀 살리지 못햇지만

고흐 작품의 특징인 입체감은 살렸다

인쇄에서 원색분해는 상당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인데

단행본 만드는 단가에 그리 많은 돈을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래 사진은 같은책 뒷 표지에 실린 같은 작품이다

그나마 색감을 많이 살려냈다

 

실제 작품을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은 이런 차이를 만든다

그러므로 그림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런 사진을 보고 배우는 학생들과

직접 보고 배우는 학생들은 정말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일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번에 로뎅미술관에서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을 보았다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인데 명찰에 파리연수라고 쓰여 있었다

그 학생들이 로뎅미술관 곳곳에서

조각작품을 보면서 열심히 스케치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얘들은 직접 작품을 보면서 하나라도 스케치를 해 보았기에 뭔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것들을 매일 보고 싶을 만큼 보는 파리의 학생들이 부럽다

그리고 학생들이 마음 껏 보도록

무료 입장을 시키는 프랑스 당국이 더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