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배낭여행

오베르,고흐- 딸과 함께 유럽배낭여행

바다오리~ 2012. 8. 27. 01:33

파리에서 3일째 아침

이제 하루가 지나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이번 여행의 실질적인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파리에서의 마지막 관광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파리뮤지엄패스는 2일짜리라서 오늘까지 쓸 수 있고

유레일패스도 셀렉트 5일짜리여서 오늘이 마지막으로 쓰는 날이다

파리 관광을 며칠하는 여행객들은 파리시내를 돌아보고는

파리 근교를 돌아보게 되는데 대부분 베르사이유궁전을 찾는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궁전이고

1차세계대전이 끝난후 국제연합의 필요성을 논의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므로

아니면 좀더 먼곳으로는 르와르에 가서 중세시대 성들을 둘러보기도 한다

우리는 하루를 근교여행에 모두 뺏기고 싶지 않고

베르사이유궁전보다는 뭔가 느낌이 강한 곳을 택했다

모네가 수련을 그린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집도 파리 근교에 있지만

모네의 그림은 뭔가 특별한 강렬함이 가슴에 와닿지 않아서 별로 끌리지 않고

이미 여행계획을 수립할 때 부터 여기를 꼭 가기로 했던 곳

바로 고흐가 생을 마감한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고흐는 네델란드태생이다

삼촌의 소개로 미술품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몇년뒤 파리 지점으로 가게되고, 거기서 화가로 직업을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프랑스 생활을 하게된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생을 마감하고 영원한 안식도 프랑스를 벗어나지 않았다

바로 그 고흐를 만나기 위해

그가 잠든 파리 근교 오베르를 방문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기로 했지만

전날 아침 8시부터 저녁 11시까지 파리시내 박물관, 미술관 투어를 하다보니

지금까지 이어온 피로가 한번에 몰려와

결국 아침 6시에 기상을 해야 하는데, 눈 뜨니 7시 30분이다

원래 계획은 8시에 파리북역에서 오베르 가는 기차를 타야 하는데

후다닥 정리하고 먹을거 별로 없는 호텔 아침 대충 먹고

지하철로 파리북역에 갔다

 

오베르 가는 기차는 유레일패스로 탑승이 가능하기에

사전 조사한 정보에 따라 파리 북역의 19번 플랫폼끝 SNCF매표소 오른쪽으로 쭉 들어갔다

파리 북역은 지하와 지상 공간이 상당히 복잡한 곳이다

그런데 플랫폼으로 나가는 곳이 티켓을 넣어야 통과가 가능한 곳이다

우리는 별도의 티켓이 없고 이걸 어디로 가나

그냥 가라고 하던데, 하면서 이리저리 살펴 보아도 길이없다

티켓차단기에 승무원 들이있어 오베르 가는 것을 물어보니

아까 우리가 지나쳤던 19번 플랫폼옆 SNCF매표소에서 표를 받아서 오란다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가 매표소에 줄을 선다. 다행히 사람들이 거의 없어 금방 우리 차례가 되고

유레일패스 보여주고 오베르 가는 티켓을 달라고 하니

인턴같은 여성역무원 이건 뭔소리 하는 표정으로 띵

바로 옆자리 정식유니폼입은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뭐라고 열심히 설명하고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 지하철표와 똑같은 티켓 두장 발권하고는

책상에서 서류철 하나 꺼내더니 거기에 기록을 한다

티켓을 보니 유레일패스로 구입, 요금없음 이라는 뜻으로 한줄 적혀있다

만약 옆에 정식역무원 없었으면 표는 커녕 아침부터 복잡해질 뻔 했다

무료 티켓을 받아서 역무원이 일러준 플랫폼으로 이동을 하는데 아까 거기다

영어식 숫자에 대충 익숙한 우리에게 불어나 이탈리아어 숫자는 도통 귀에 안들어온다

대충 감으로 가보니 33번 부터 35번 플랫폼이 퐁투와즈 가는 열차가 들어오는 곳이다

그중에서 제일 빠른 기차를 타고 오베르를 향해 간다

 

오베르 가는 방법은 두가지다

이리가든 저리가든 오베르까지 직행은 없다

주말에는 직행이 있다고 한다

일단 퐁투와즈나 페르상 바몽에 가서 오베르가는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대부분의 여행 안내서에는 퐁투와즈로 가라고 하는데

좀더 시간이 짧은 곳은 페르상 바몽으로 가는 것이다

스마트폰용 앱 "DB Bahn"을 통해 검색을 하면 바로 기차 시간과 지도가 나온다

페르상 바몽은 파리 북쪽으로 가는 TGV를 포함한 기차가 지나가므로

아무거나 타고가면 되므로 빠르다

그러나 잘못하면 역을 놓치고 헤매는 문제가 생기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퐁투와즈는 시간이 좀더 걸리는 대신 헤멜 이유는 전혀 없다

왜냐하면 기차가 딱 거기까지만 가므로

대략 10분에서 15분 정도 더 걸린다

그리고 퐁투와즈 가기 직전에 생알문에서 내려서 갈아타라고 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없다

어차피 기차는 퐁투와즈까지 와서 다시 나가므로

굳이 생알문역 플랫폼 가운데서 기다릴 필요 없다

오베르는 퐁투와즈와 페르상 바몽의 중간이라기 보다는 퐁투와즈에 조금 치우친 곳이 있다

결국 이 두역을 오가는 기차가 우리를 오베르로 인도하는 것이다

이리가나 저리가나 기다리는 시간은 똑같다

그러나 역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페르상 바몽으로 가고, 페르상 바몽에서 들어 오더라

아무래도 기차가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래도 파리 외곽을 나가는 기분을 느끼려면 퐁투와즈가 좋을듯

퐁투와즈에서 기다리는 동안 역에서 간식도 먹으면서 시간이 멈춘듯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RER-C선도 퐁투와즈까지 간다. 그러나 구질구질한 RER를 타는 것은 정말 별로다

RER는 기차만큼 승무원도 별로 친절하지 않고, 영어로 말도 안한다

파리북역을 떠나 오베르에 도착하기까지

기차를 탄 시간과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같다는 사실

오베르역은 승무원도 없는 진짜 시골역이라는 사실

파리에서 받은 티켓달랑들고 이게 왕복인지 물어보지 못했기에

당연히 오베르가면 또 표 받는줄 알고 왔는데

아무도 없다는 사실, 그냥 달랑 무인발급 기계만

그래서 일단 타고 나서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문제 없다고 한다

돌아오는 파리 북역에서는 티켓차단기가 문제를 일으키면 옆에 그냥 문으로 나오면 된다

 

라보여관에서 역으로 가다보면 작은 공원이 하나 나온다

바로 그곳에 고흐의 동상이 서있다

화구들을 등에 짊어지고 손에는 붓과 화판을 든 모습

영양실조에 걸린 비쩍마른 몸과 휑한 눈

동상이지만 참 안스럽다

사진 몇장 찍고 있는데 갑자기 후두둑 비가 내린다

어디로 피하나 하고 보니 바로 길건너 슈퍼가 있어 그리로 피한다

마침 12시가 넘은 시간이라 점심으로 빵이나 먹을 요랑으로

빵과 치즈를 구입하고, 은진이는 과자를 먹겠다고 해서 과자와 물, 콜라를 구입하고

잠시 굵은 빗줄기가 잠잠해지길래 한 100미터 떨어진 역으로 그냥 달린다

비가 내리는 시골역의 플랫폼에서 소나기 구경하면서 바게트를 뜯는다

은진이는 딱딱해서 싫다고 하는데 속은 부드럽다고 해도 안 먹는다

다행이다 우리는 마침 내려와서 비를 만나 이렇게 피하지만

밀밭에서 비를 만났으면 그냥 소나기에 낭패를 보았을 것인데

 

안그래도 프랑스는 비가 많이 오는 곳이라

우산 하나 가져왔는데

파리 시내를 돌아 다녀보니 비가 내리질 않아서

호텔에 둔 여행가방에서 꺼내질 않았다(사실 들고 다니기에 가방이 작고 무거워서)

그러나 외곽으로 나갈 때는 꼭 우산을 챙기는게 나을듯 싶다

 

이렇게 반나절의 오베르여행은 끝이난다

오베르 슈퍼옆 부동산을 보면서 여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는 길에 본 마을의 풍경도 예쁘고

파리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여서

아마도 예전에도 몽마르뜨와 가까운 이곳에서 화가들이 살았나 보다

몽마르뜨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세때문에

정원딸린 단독주택이 대략 우리돈으로 4억원이면 괜찮은 집

근데 돈이 없네

 

 

오벨역 쉬르 오아즈역 플랫폼과 뒤로 보이는 오베르 교회

 

 

파리 북역 지상 플랫폼, RER-B타고 지하로 들어와 올라온 곳 풍경

샤를 드골 공항 갈 때 다시 이곳에 온다

사전 연습삼아 왔는데 공항가는 것과 오베르 가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

아침 출근시간 북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그래서 그런지 빨간조끼를 입은 안내원들이 곳곳에 있어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여기가 19번 플랫폼옆 SNCF매표소, 여기서 유레일패스 보여주고 오베르가는 티켓 받는 곳 

 

 

티멧을 받아 오른쪽 바로 이길로 쭉 들어가면 30번대 플랫폼

왼쪽 안 보이는 곳은 20번대 플랫폼

지하에는 40번대 플랫폼

이게 파리 지하철의 RER의 본질, 우리 국철과 전혀 다른 그것도 엄연히 기차라는 사실

지하에도 역이 있다는 사실

 

 

퐁투와즈 가는 근교 기차 - 퐁피두미술관애서 본 그 색들

이렇게 아름다운 의자와 에어컨 빵빵한 기차를 타고 퐁투와즈로 가는 것과

마치 70년대 기차같은 구질구질한 의자와 에어컨없는 RER-C타고 퐁투와즈가는 것은 비교가 글세

 

 

친절하게 화면에 경로와 내리는 역 표시가 깔끔하게

이 화면은 퐁투와즈에서 북역으로 돌아오는 기차의 화면

 

 

퐁투와즈역, 지금 내린 곳에서 역사방향으로 건너가 맨 끝 플랫폼에서 오베르로

 

 

퐁투와즈 역앞의 풍경, 이곳도 은근히 구경거리가 있다는 사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오베르 오는 길에 구경을

 

 

기차에서 본 퐁투와즈 풍경

 

 

퐁투와즈와 페르상 바몽을 오가는 기차 - 퐁투와즈를 출발해서 오베르로

 

 

 

 

이런 집 하나 구해서 유학생이나 민박을 하면서 산다면.....

 

 

 

오베르역 - 퐁투와즈 가는 기차를 기다리면서, 건너편은 페르상 바몽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저 집이 우리돈으로 4억2천